'인랑' 한효주의 또 다른 얼굴..새로운 발견③

[★리포트]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8.07.23 09:25 / 조회 :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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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이 한국의 김지운 감독의 손에서 실사 영화로 태어났다. 영화 '인랑'(감독 김지운)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을 배경으로 한다.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다.

원작의 애니메이션을 한국 정서에 맞게 가공한 만큼, '인랑'은 통일 전 후의 상황을 SF영화에 대입했다. 김지운 감독은 2029년의 한국의 발전된 세계가 아닌 어둡고 암울하고 혼란스러운 디스토피아로 그려냈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특기대의 인랑 임중경(강동원 분)과 공안부의 한상우(김무열 분), 그리고 임중경과 한상우 사이에서 갈등의 키 포인트를 쥔 이윤희(한효주 분)까지. 각자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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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틸컷


특히 한효주는 이번 영화를 통해 그동안 보여줬던 얼굴과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극중 자폭한 빨간 망토 소녀의 언니로, 동생의 유품을 받기 위해서 처음 임중경과 만나게 된 이윤희. 통일 선포 후 닥친 경제 위기로 사업에 실패하고 죽은 아빠가 물려 준 작은 책방에서 살고 있는 그는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동생이 자폭할 때 앞에 있었던 임중경을 만나 동생의 죽음이 그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 준다. "누굴 원망해야 할지 모르는게 제일 억울하다"는 그는 혼돈의 세상에서 서 있는 임중경과 1+1이 되어 영화 내내 함께 한다.

이윤희는 임중경의 마음을 흔들어야 함과 동시에, 자신이 가진 아픔을 관객에게 보여주며 관객을 설득시켜야 하는 인물이다.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이윤희는 극중 유일하게 감정적인 변화를 겪으며 복합적인 여러 감정을 표현한다. 얼굴을 숨긴 채 말없이 묵묵했다가, 가짜 웃음을 지었다가, 또 어느 순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동요하는 이윤희를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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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틸컷


한효주 역시 이번 역할이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효주는 최근 진행된 '인랑'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윤희는 제가 맡은 캐릭터 중에 가장 표현하기 어려웠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갈등도 많은 역할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효주는 "시나리오 받았을 때부터 부담이 컸는데 영화 하는 내내 그런 마음이 있었다.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아픔의 깊이라든지 그런것들이 얼마만큼인지 상상하면서 매씬마다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찍었다"라며 "영화를 보면서도 시나리오 받았을 때의 부담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한효주의 말처럼 이윤희 역할은 감정이 극에 오르거나, 혹은 전형적으로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특기대의 인랑 강동원이나 공안부의 차장 김무열과는 달리 평범함으로 자신을 가리고 살아가는 캐릭터다.

2029년, 우리는 아직 알 수 없는 그 시대의 혼란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은 표현하기도 우리가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김지운 감독의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무표정하게 살아가는 한효주의 얼굴은 관객에게는 새로운 발견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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