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특집]'목격자', 등잔 밑이 무서운 현실공감 스릴러①

[빅4특집]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7.19 11:05 / 조회 :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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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목격자' 포스터


마블영화에 밀렸던 한국영화들이 올 여름 반격에 나선다. 김지운 감독의 '인랑'을 시작으로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 인과 연', 윤종빈 감독의 '공작', 조규장 감독의 '목격자'가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 시기인 올 여름 극장가에서 4편의 영화들이 어떤 형태로 선보일지, 미리 짚었다. 그 마지막 타자는 '목격자'이다.

평범한 '미생'이 살인사건을 목격했을 때 벌어지는 일

1964년 미국 뉴욕시, 깊은 새벽 한 20대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당했다. 이는 끔찍한 사건 자체보다 이를 둘러싼 냉혹한 상황 때문에 당대 큰 충격을 안겼다. 강도와 사투 끝에 그녀가 사망하기까지, 수십명의 목격자들이 있었지만 그 모두가 끝내 그녀를 외면했다는 것. 실제상황이 조금 달랐다는 지적이 후에 나오기는 했지만, '내가 안 나서도 누군가 나서겠지' 하는 심리 탓에 모든 목격자가 방관자가 되어버린 이 날의 사건은 피해 여성의 이름을 딴 '제노비스 신드롬' 또는 '방관자 효과'라는 심리 용어까지 낳으며 크게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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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목격자' 스틸컷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제작 AD406)의 시작은 이 문제의 사건을 직접 연상시킨다. 많은 이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촌. 평범한 회사원 상훈(이성민 분)은 새벽 시간 귀가했다가 밖에서 들리는 한 비명소리를 듣는다. 우연히 그 눈 앞에 펼쳐진 끔찍한 살인사건. 사건의 목격자가 된 그는 112 신고를 하려 하지만, 그 다음 그가 목격한 것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불 켜진 아파트 층수를 세는 범인 태호(곽시양 분)의 모습이다. 급하게 아파트 불을 끄지만 범인과 눈이 마주치고, 상훈은 겁에 질린다. 그리고 상훈은 직감한다. 자신이 놈의 다음 타깃이 되었다는 걸. 이기심이라 해도 그는 자신을,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지켜야 한다.

살인을 봤지만 이를 못 본 척해야 하는 목격자, 자신의 범행을 본 목격자를 끝까지 쫓는 범인. 두 사람의 숨막히는 추적이 바로 영화 '목격자'의 핵심 축이다. 여기에 사건 수사를 위해 나타나지 않는 목격자를 찾아나선 형사 재엽(김상호 분), 자신이 위험해졌다는 것은 꿈에도 모르는 목격자의 아내 수진(진경 분), 저마다 다른 입장의 아파트 주민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이렇게 탄생한 목격자와 범인의 쫄깃한 아파트 추격 스릴러가 올해 여름 극장가 대전의 마지막 복병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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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목격자' 포스터


대한민국의 가장 일상적인 주거지 아파트, 그 곳에 사는 평범한 남자에게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건은 그 자체로 묘한 긴장감과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충격적인 실제사건을 모티프 삼아 녹여낸 점도 이야기에 몰입도를 더한다.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 '누구에게라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공포스럽기까지 한, 피부로 느껴지는 현실공감 스릴러, 그 흥미로운 설정과 단단한 만듦새는 영화가 처음 소개된 지난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의 필름마켓에서 '목격자'가 뜨거운 주목을 받은 이유였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작품임에도 판권 구매 문의와 함께 리메이크 제안까지 쏟아졌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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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목격자' 스틸컷


배우들의 열연 또한 칸 필름마켓에서부터 주목받은 '목격자'의 힘이다. 사건을 목격하고도 이를 말하지 못하는 목격자 상훈 역은 '신뢰의 아이콘'이자 믿고 보는 배우로 그 존재감을 더해가고 있는 배우 이성민이 맡았다. 영화 '변호인', '검사외전', '보안관', '바람 바람 바람' 등은 물론 드라마 '골든타임', '미스코리아', '미생' 등에서도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는 '목격자'에서 평범한 소시민을 대변한다. 이성민 스스로도 외형과 액션을 꾸미는 대신 나와 비슷한 사람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캐릭터에 녹아들어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목격자' 속 상훈은 그의 변화무쌍한 캐릭터 중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미생'의 오상식 과장을 떠오르게도 한다. 때문에 영화 속 인물과 관객의 거리가 더 가까워지는 느낌마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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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목격자' 스틸컷


'목격자'는 대범하게도 시작과 함께 범인의 얼굴과 정체를 공개한다. 그리고 목격자와 범인의 숨막히는 추격전에 바로 돌입해 달린다. 스릴러 장르물로선 파격이자 승부수이기도 한 셈. 그 비슷한 승부수를 던졌던 영화가 바로 '추격자'다. 시작부터 등장하는 살인마 태호 역은 배우 곽시양이 맡았다. 말쑥하고 젠틀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그는 서늘한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연기하기 위해 하루 5000 킬로칼로리 이상을 섭취하며 체중을 13kg 늘렸다. 목격자와 경찰, 그리고 거대한 아파트 자체를 홀로 상대하면서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그가 어떤 모습으로 '추격자' 하정우를 잇는 사이코패스 살인마 캐릭터를 탄생시킬 것인지는 '목격자'를 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목격자'는 2013년 8월 중순 개봉해 무려 560만 관객을 모으며 당시 한국 스릴러 영화 흥행 신기록을 작성했던 손현주 주연의 영화 '숨바꼭질'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숨바꼭질'은 내 집에 나도 모를 다른 사람이 산다는 도시전설을 모티프로 한 현실밀착형 범죄 스릴러였다. 중년의 스릴러킹을 앞세워 도시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에게 쫄깃한 서스펜스와 섬뜩한 공포를 동시에 선사했다. '숨바꼭질'의 성공사례는 '목격자'를 더욱 기대케 하는 요소다. 등잔 밑을 무섭게 만드는 영리한 설정, 현대인의 심리를 자극하는 메시지, 틈새를 노린 개봉시기와 폭발력 있는 연기파 스릴러킹. 비슷한 시기 경쟁하는 여타 여름 블록버스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목격자'는 그래서 더 주목받는 복병이다. '목격자'는 반전의 흥행사를 이어나갈까. 오는 8월 15일이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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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목격자'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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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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