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좌타 저승사자?' 추신수 올스타전 뒷이야기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8.07.19 06:00 / 조회 : 2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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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구라의 홈런을 반기는 추신수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를 즐겨 봤던 팬이라면 올스타전 첫 타석을 맞이하는 추신수를 보는 순간 기쁨과 동시에 안타까움도 느꼈을 것이다.


한국인 야수 최초로 올스타전에 등장하는 역사적인 장면이었지만 상대 투수가 하필 좌타자 저승사자로 악명 높은 조쉬 헤이더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추신수는 안타까지 치고 이어진 홈런으로 득점에도 성공해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는 이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추신수는 6회부터 몸을 풀기 시작했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지명타자 자리에는 J.D.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가 선발 출장해 두 타석을 소화했고 6회에 넬슨 크루즈(시애틀 매리너스)로 교체됐다. 다음 돌아오는 타순이 추신수의 차례가 될 터였다.

헌데 8회초 내셔널리그 올스타 투수가 밀워키 브루어스의 좌타자 킬러 조쉬 헤이더로 바뀌었다. 헤이더는 올해 좌타자를 상대로 53타수 3피안타, 피안타율이 0.056에 불과했다.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를 이끄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A.J.힌치 감독이 "크루즈 타석에 대타로 나가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헤이더가 좌완 스페셜리스트일 뿐더러 추신수는 그를 단 한 번도 상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곧바로 클럽하우스로 들어가 헤이더의 영상을 찾아보며 벼락치기 공부를 했다.

추신수는 공 2개를 지켜봤다. 초구는 볼, 2구째는 스트라이크였다. 2개 모두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3구째도 흘려보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면서 1볼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댈러스모닝뉴스'는 "좌타자가 헤이더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에 처하면 희망은 사라진다. 헤이더가 2스트라이크 이후에 좌타자에게 맞은 안타는 0개"라 설명했다.

추신수는 "헤이더의 투구폼은 매우 까다롭다. 그런 투수를 만나면 단지 공을 갖다 맞히려는 시도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돌아봤다.

추신수는 4구째 원바운드로 들어온 슬라이더를 골라낸 뒤 2스트라이크 2볼에서 패스트볼을 가볍게 받아 쳐 좌익수 앞에 떨어뜨렸다. 올스타전 첫 타석에서 최악의 상성 투수를 만나 뽑아낸 값진 안타였다. 이후 진 세구라(시애틀 매리너스)의 홈런이 터져 추신수는 득점도 했다.

올스타전을 마친 추신수는 "남은 시즌 건강하게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면서 최근 자신을 둘러싼 트레이드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솔직히 나는 레인저스가 좋다. 여기에 남아서 우승하고 싶다. 그게 목표다. 하지만 야구는 또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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