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FOCUS]'레옹', 감독 '미투'로 개봉 무산..경종 울리나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7.18 14:27 / 조회 : 6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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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 감독의 '레옹' 3번째 재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개봉일까지 잡혀 있던 영화가 감독과 관련한 '미투'로 개봉이 무산된 첫 사례다.

18일 수입사 조이앤시네마는 "최근 뤽 베송 감독의 성추행 의혹과 더불어 많은 논란을 일으킨 이후 극장 개봉이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극장 개봉 자체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레옹'은 킬러 레옹이 우연히 옆집 소녀 마틸다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1994년 개봉한 데 이어 1998년과 2013년 재개봉했다. 올해 7월11일 개봉하려다 19일로 한 차례 연기했으나 결국 마땅한 개봉관을 찾지 못해 끝내 3번째 재개봉이 무산됐다.

주된 이유는 연출자 뤽 베송 감독의 성폭행 논란이다. 지난 5월 뤽 베송 감독은 27세 여배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고, 최근 추가 성폭행 및 성희롱 피해자가 나와 더 논란이 된 상태. 뤽 베송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그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1994년 개봉 당시 킬러와 12살 소녀의 애틋한 이야기로 화제를 모으며 큰 사랑을 받았던 대표작 '레옹' 또한 소아성애 모티프가 담겼다는 비난과 함께 엇갈린 재평가를 받았다. 뤽 베송 감독이 1992년 당시 16살이었던 2번째 아내 마이웬과 결혼하며 '레옹'의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일이 뒤늦게 논란이 됐다. 지난 1월 '레옹' 여주인공 나탈리 포트만이 13살이던 해 '레옹'이 개봉한 이후 성희롱에 시달렸다고 고백한 일도 기름을 논란을 부채질했다. 이는 '레옹'의 한국 재개봉에 직격타가 됐다.

수입사 측은 "결국 개봉일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슈들로 인해 논란거리가 된 '레옹'을 극장가에서조차 상영할 수 없는 현실에 놓이게 됐다. 따라서 이번 영화를 개봉하는데 불가항력적인 상황들이 많이 뒤따라 개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재개봉을 위하여 광고비를 지출하기도 하고 극장 개봉을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을 모색하였으나 안타깝게도 극장 개봉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로 설명했다.

올초 거세게 불어닥친 문화계 '미투' 열풍은 영화계에도 폭풍 같은 영향을 미쳤다. 이미 '미투' 파문으로 개봉이 좌초되거나 어려움을 겪게 된 작품들도 여럿이다.

영화 '신과함께2', '협상' 등은 출연 배우 오달수, 최일화 등의 미투 파문으로 이들의 분량을 폐기하고 재촬영을 감행했고,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이웃사촌' 등은 개봉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여러 영화감독들도 성폭력 가해자로 거론됐다. 양상은 경우마다 달랐다. '흥부' 조근현 감독은 개봉 즈음 성희롱 파문이 불거져 감독이 홍보 과정에서 제외된 상태에서 영화 개봉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김기덕 감독의 경우 신작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의 경우 4월 한국 개봉을 추진하다 3월 'PD수첩'의 성폭력 혐의 폭로 이후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한국 감독이 아닌 외국 감독의 '미투' 파문으로 영화 개봉이 무산된 '레옹'은 '미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 이슈임을 알리며 영화계에 다시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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