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특집]"어차피 천만은 '신과함께2'", 저승판타지의 진화①

[빅4특집]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7.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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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의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이정재, 마동석, 김동욱 / 사진='신과함께-인과 연' 캐릭터 포스터


마블영화에 밀렸던 한국영화들이 올 여름 반격에 나선다. 김지운 감독의 '인랑'을 시작으로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 인과 연', 윤종빈 감독의 '공작', 조규장 감독의 '목격자'가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 시기인 올 여름 극장가에서 4편의 영화들이 어떤 형태로 선보일지, 미리 짚었다. 두 번째 타자는 '신과함께-인과 연'이다.

'신과함께2', 1440만 저승판타지..볼거리 넘어 드라마로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덱스터스튜디오)은 올 여름 첫 손에 꼽히는 기대작이다. "어차피 1000만은 '신과함께2'"란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1편 '신과함께-죄와 벌'은 144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 2위에 올랐다. 2편엔 탄탄한 인기 원작과 화려한 배우군단에 1편의 후광이 더해졌다. 더구나 관객이 폭발하는 여름 시장의 정중앙이다. 1편으로 한국형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새 장을 열었으니, 이번엔 본격 질주다. 치솟은 기대와 그 만큼 더해진 부담 속에 '신과함께-인과 연'이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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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꼐-인과 연' 포스터



일단 지난 겨울의 '신과함께-죄와 벌'을 되짚을 필요가 있겠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스크린에 되살린 '신과함께-죄와 벌'의 메시지는 착하고 단순하다. 부모에게 효도하며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새로울 것도 없다. 핵심은 저승의 구현 그 자체. 망자가 거쳐 가는 일곱 개의 지옥, 그 곳에서 벌어지는 삶에 대한 재평가를 본 적 없는 비주얼에 담아낸 게 승부수였다. 물과 불, 숲과 사막, 얼음과 암석을 아우르는 7단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며 펼쳐지는 다채로운 저승세계, 그리고 마지막에 몰아치는 폭풍 눈물의 정서적 감흥이 그대로 관객과 통했다.

'신과함께-인과 연'은 비주얼 쇼크의 강도를 올리기보다 이야기에 더 깊이 들어가는 쪽을 택했다. 1편이 '볼거리'라면 2편의 승부처는 '드라마'인 셈. 동양의 사후 세계관이 바탕인 저승 어드벤처 위에 조각조각 나뉘어 있던 퍼즐을 짜맞추며 본격적인 드라마를 전개한다. 1·2편 동시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계산이 서 있던 바다. 김용화 감독이 "2편 '신과함께-인과 연'이 '신과함께' 시리즈의 출발점"이라 자신했던 이유가 다 있다. 장르와 탄탄히 엮인 강력한 드라마는 '신과함께' 이전 '오 브러더스','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 김용화 감독의 강점이기도 하다.

'인과 연'이란 제목도 중요한 단서다. 단행권으로만 8권 분량인 '신과함께' 웹툰 중 '저승편'을 바탕으로 '신과함께-죄와 벌'을 만들었다면, 속편인 '신과함께-인과 연'은 이승편을 기본으로 신화편의 테마를 차용했다. 고물상 할아버지 가족을 지키려는 가택신의 짠내 가득한 이야기에 삼차사의 과거 찾기가 더해졌다. 기억을 잃은 채, 혹은 입 밖에 내지 않은 채 망자를 저승으로 데려가는 일을 하는 삼차사가 왜 저승차사가 돼 함께 움직이게 됐는지, 그들의 숨겨진 과거와 인연을 하나씩 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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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과함께-인과 연' 스틸컷


'신과함께-인과 연'은 '신과함께-죄와 벌'의 끝에서 출발한다. 귀인 김자홍(차태현 분)까지 지난 천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킨 저승 삼차사 강림(하정우 분), 해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은 이제 단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원하는 모습으로 새 삶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강림이 선택한 마지막 망자는 소멸돼야 마땅한 원귀였던 수홍(김동욱 분)이다. 영화 시작과 함께 삼차사 앞에 고생길이 훤히 열린 건 당연지사.

이에 염라대왕은 조건을 내건다. 번번이 저승차사들을 물리쳐버린 성주신(마동석 분) 덕에 명이 다하고도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허춘삼(남일우 분) 노인을 데려오라는 조건이다. 강림과 수홍이 재판을 받는 사이 허춘삼을 데리러 간 해원맥과 덕춘은 막강한 성주신 때문에 쩔쩔매다 그가 자신들을 저승에 데려간 저승차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가 두 사람이 잊어버린 과거를 알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망자를 지키려는 자와 망자를 데려가려는 자 앞에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1편에서 저승 안내자 역할에 충실했던 삼차사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는 2편 '드라마'의 중심에 선다. '신과함께-죄와 벌', '1987'로 지난 겨울 20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은 하정우는 물론 주지훈, 김향기 모두 전편보다 더 확장된 역할, 더 깊어진 감정의 밀도를 선보인다. 1편의 히든카드였던 김동욱, '특별출연의 좋은 예' 이정재 또한 맹활약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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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스틸컷


무엇보다 '신과함께-인과 연'에서 본격 활약하는 '뉴페이스' 성주신, 마동석에 대한 기대가 높다. 잠깐 나온 쿠키영상만으로도 압도적 신스틸러의 풍모를 드러냈던 마동석은 원작 '신과함께' 웹툰 이승편 속 가택신 4인방의 역할을 홀로 해낸다. 단둘이 남은 할아버지와 손자 현동이(정지훈 분)가 안타까워 저승차사들과 홀로 맞서지만, 인간들에게는 꼼짝하지 못하는 반전 파워의 소유자라는 설정이다. 사실 험상궂은 비주얼로 여린 속내를 슬며시 드러내며 진한 인간미를 풍기는 건 마동석의 전매특허. 액션과 유머를 한꺼번에 담당하는 마동석의 존재감이 저승 삼차사들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된다.

1편의 압도적 흥행 탓에 함께 찍은 2편이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었다지만, 높은 기대감은 그만큼의 책임과 부담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과함께-인과 연'은 전편보다 나은 후속편을 다짐하며 이어질 3, 4편까지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파편화된 조각을 맞춰보고 나니 "제가 만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좋았다"는 김용화 감독의 흐뭇함, "1부를 재밌게 보신 분들에게 안 부끄럽고,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밀도와 감정"이라는 자신감은 오는 8월 1일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12세관람가. 러닝타임은 141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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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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