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민영·박서준의 내공이 빚어낸 드라마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07.13 15:26 / 조회 : 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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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대개 몇 가지 패턴으로 분류된다. 첫째, 첫 회부터 마지막까지 꾸준하게 비슷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 이는 시청률이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변동 폭이 크지 않은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둘째, 첫 회에 시청률이 높지만, 2회째부터 점점 하락세를 걷는 프로그램. 셋째, 처음엔 시청률이 별 볼 일 없지만, 점점 상승세를 기록하는 프로그램. 이 중에서 가장 나쁜 모델을 꼽으라면 두 번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방영 전부터 배우나 제작진의 유명세로 첫 회에 많은 시청을 하지만, 막상 확인해 보니 내용은 그다지 흥미롭지 못해 2회 때부터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와 반대로 세 번째 경우는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탄력을 받는 것으로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어디에 해당할까. 이 드라마는 두 번째와 세 번째를 합해놓은 네 번째의 경우일 것이다. 다시 말해, 화제성으로 시청률도 높았지만,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입소문을 타면서 점점 더 상승세라는 것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2049 시청률에서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으며, 12일 12회는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8.4%, 최고 9.9%를 기록하고, 지상파 포함 동시간 드라마 1위와 케이블과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5.4%라는 높을 시청률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래,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 이 드라마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 않은가. 성공한 웹툰을 원작으로 하였기 때문에 시작 전부터 화제였으니 첫 회 시청률이 높은 것,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첫 회는 기대심 반, 설렘 반으로 보는 것이 시청자의 심리다. 그리고 첫 회를 보면서 시청자들은 양 갈래의 선택을 하게 된다. 앞으로 계속 볼 것야냐, 아니면 더 이상 안 볼 것이냐로 말이다. 때문에 본격적인 싸움(?)은 2회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첫 회 이후로 계속 상승세이다. 결국 화제성 못지않게 내용 또한 시청자들을 완벽하게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가 이렇게 상승하는 데에는 주인공인 박서준, 박민영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 그 이유 하나씩 짚어보자.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툰을 기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 중간 애니메이션적인 요소로 그림 자막이 들어가고 있다. 가령 12회의 경우 박서준과 박민영이 동거하는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의 속마음이 귀여운 악마 효과로 표현되었다. 또한 코믹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들어간다. 특히 박서준(이영준 역)은 나르시스트 캐릭터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칭찬하는 오글거리는 대사나 상황들이 계속 나온다. 앞서 언급한 애니메이션 자막 효과나 코믹한 상황 등은 자칫하면 유치한 민망함만 전달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코믹함과 유치함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박서준과 박민영은 이 모든 상황을 유치함이 아닌 재기발랄한 상황으로 만들어낸다. 더불어 과거로 인한 내면의 상처 등은 묵직하게 풀어낸다. 박서준과 박민영, 두 사람의 연기 내공이 아니면 지금의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지 못했으리라. 웹툰보다 더 웹툰같은 캐릭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하지 않고 현실적인 내용을 표현하는 데에는 깊은 울림을 주는 두 배우. 이들이 있었기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찬란하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 박민영의 진가를 보여주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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