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미술 100'..그림속 숨겨진 이야기 '술술'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8.06.27 09:34 / 조회 :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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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반 에이크가 그린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속 거울엔 누가 있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얼굴을, 도나텔로의 다비드상은 발밑을 눈여겨봐야 되는 이유는?’

서양미술사의 한 획을 긋는 대표작들엔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가 보는 것은 화가가 그려낸 순간이지만 그 순간 속엔 살아 숨쉬는 화가와 모델들의 사연, 삶과 사랑과 애환 등이 담겨있다. 그 순간을 살아냈던 누군가의 시간 한조각, 감정 한조각을 이해할 수 있다면 감상의 격조가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북경 칭화대학 미대에서 정년퇴임한 하이브리드 작가 차홍규 교수와 차교수의 홍익대 대학원 후배인 김성진 아트디렉터가 공동으로 편찬한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미술 100’(657쪽, 미래타임즈)이 출간됐다.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 서양미술을 작가와 작품위주로 쉽게 설명하여 보는 이들이 만화를 보듯이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책이다. 그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 시대별로 작가를 선정하고 작가의 특징에 따른 다양한 화보를 중심으로 상세한 설명을 보충하여 총 100인 작가의 삶과 예술을 한권에 담았다.

빛의 화가 중 ‘오귀스트 르누아르’ 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이다. 특히 여성의 육체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솜씨가 탁월했다. 뛰어나면서도 화려한 멋을 보인 그의 화풍은 엄정미를 선보였던 세잔과는 또 다른 의미의 예술혼을 드러낸다. 르누아르는 1876년 대작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를 발표하면서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광선과 춤을 추고 있는 군중의 묘한 대비를 그려내면서 독특하고 아름다운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이 명화에는 젊은이들이 춤을 추고 있는데, 그림에 등장한 인물들의 다양한 동작들이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돼 있다. 어두운 명암을 쓰지 않고도 햇빛과 그림자의 효과를 창조해내는 게 르느아르의 독특한 기법이었다.

그런가 하면 ‘무용’ ‘춤’을 표현한 화가로 ‘에드가 드가’를 빼놓을 순 없다. 드가는 ‘무용의 화가’로도 불린다. 당시만 해도 무용수들의 처우는 매춘부보다 약간 나은 수준이라 할 정도로 하층민 생활을 했기 때문에 드가의 소재 선택은 꽤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드가는 무용수들의 모습을 모델로 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실제로 무용수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 직접 노력하기도 했다.

말년에는 지병인 눈병이 악화돼 시력을 거의 잃게 되어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조각을 하는 데 몰두했다. 그에게도 트라우마는 있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아버지의 친형제와 불륜 행각을 벌이면서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경험을 한 그는 그 여파로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특히나 성격상 자의식이 강하여 다른 사람을 만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스페인 화가로서 빼놓을 수 없는 ‘프란시스코 고야’는 서양 미술사를 통틀어 고전주의 회화와 현대 회화 중심의 변곡점에 선 인물이다. 그만큼 그에 의해 현대 미술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종이를 반으로 접는다면 가운데 접히는 선에 그가 자리 잡는다. 그런 이유로 책에서도 중심이 되는 50번째에 배치했다.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미술 100’은 작가의 생애와 정신세계는 물론 작품속 등장인물과 사소해보일 수 있는 소품들에 담긴 이야기까지, 그림이 알려주지않은 그림속 이야기들을 시시콜콜 풀어내며 서양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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