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정조준'..'거기가어딘데' 유호진PD의 탐험 예능(종합)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거기가 어딘데??' 유호진PD 기자간담회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6.22 16:36 / 조회 : 1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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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진PD /사진제공=KBS


"(시청률은) 저희가 예상한 대로 나오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희망컨대 조금씩 좋아지면 좋겠어요."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거기가 어딘데??'는 방송 2회 평균 3.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터줏대감인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성적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연출자인 유호진PD는 크게 개의치 않는 듯했다. 오히려 "겹치지 않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만들면 취향에 맞는 분들이 서서히 모이지 않겠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KBS 미디어 센터 심석홀에서 '거기가 어딘데??'(연출 유호진, 작가 정선영, 제작 몬스터 유니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거기가 어딘데??'는 탐험대의 극한 생존기를 그린 탐험 중계방송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로 유명세를 얻은 유호진PD가 KBS에서 몬스터유니온으로 이적 후 선보이는 첫 예능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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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정작 뚜껑을 열었는데 상황은 녹록지 않다.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나 혼자 산다'는 물론 Mnet '프로듀스48', 채널A '하트시그널2' 등 화제성 높은 프로그램들이 동시간대 편성된 것.

유호진PD도 이를 의식한 듯 "(금요일 오후 11시 편성 시간대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어려운 자리라고 한다. 워낙 쟁쟁한 프로그램들이 있고, 화제 몰이를 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들어오는 곳이다. 마치 붐비는 목에다 좌판을 벌인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청률과 화제성은 뒤지지만, 높은 완성도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거기가 어딘데??'는 호평을 얻고 있다. '잘 된' 예능보다는 '잘 만든' 예능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 유호진PD는 "아직 예능 연출 경험은 '1박 2일' 정도 밖에 없다"며 "시즌 전체 한 가지를 다 꿰어가는 능력은 모자라지만 회차 단위로 봤을 때 완결성을 가지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거기가 어딘데??'는 지난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가운데 2회 동안 오만 아라비아 사막으로 탐험을 다녀온 배우 지진희와 차태현, 모델 겸 배우 배정남, 개그맨 조세호의 모습을 담았다. 1회에서는 발대식을 갖고 오만에 입성해 전야를 보내는 모습을 그렸고, 2회에서는 본격적인 사막 횡단의 첫발을 딛는 모습을 담았다.

유PD는 "3,4,5부으로 진행이 되면서 본격적인 탐험의 내러티브가 시작된다"며 "어떻게 하면 설명을 압축적으로 잘 해서 방송에 내 보낼지 고민했는데, 이제 어려운 부분은 지나간 것 같다. 겪은 일들을 앞으로 잘 풀어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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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22일 3회 방송에서는 조세호가 엉덩이 땀띠를 호소하거나 차태현이 공황 장애를 겪는 모습 등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유PD는 멤버들의 건강 이상 우려에 대한 지적에 "내가 못된 건가 생각하기도 했다"며 "예상 범위 안에 있는 증상들이긴 했지만 우리가 세운 목표에 장애가 되기도 했다. 이런 일로 탐험이 좌초되거나 부득이하게 포기하게 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다. 예능에서 이렇게 진지하게 고생해야 하나 회의감도 들더라. 귀국한 뒤에는 '아무도 안 죽고 나왔다'고 인터뷰했다. 그 과정은 방송을 통해 확인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유PD는 최근 멤버들과 함께 두 번째 탐험지로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을 다녀왔다. 그는 탐험지 정한 기준에 대해 "대조의 중점을 뒀다"며 "덥고 건조한 데를 갔으니, 가장 습하고 추운 데를 가자였다. 사막은 황량함이 매력이라면, 스코틀랜드는 푸르고 촉촉한 곳이다. 웅장하고 선이 굵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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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그는 탐험을 하며 동고동락한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탐험대의 리더인 지진희에 대해 "('거기가 어딘데??'는) 그(지진희)가 아니면 성립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며 "놀랍게도 카메라가 없을 때나, 스태프가 주변에 없을 때 가장 즐거워한다. 이 프로그램의 존재의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해줬다. 때론 그의 홀로 있고 싶어하는 마음, 자연에 대한 지나친 도전정신이 스태프를 힘들게 하거나 동료들을 버겁게 했지만 자신이 솔선수범해서 더 케어하고 먼저 더 멀리 가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진희는) 진짜 탐험가였다"며 "우리가 하는 작은 탐험대의 탐험가였다. 그 분의 없었으면 정말 더 어렵게 나왔을 것이다. 그가 몇몇 중요한 순간 동물적인 판단을 내려줘서 모두다 해낼 수 있었다. 탐험가가 한 명 있어서 참 좋았다"고 덧붙였다.

정보 담당인 차태현은 '1박 2일'에서 유PD와 맺은 인연으로 이번 프로그램에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차태현에게 "참가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며 "차태현 씨는 해외 촬영에 대한 숙제들, 장거리 비행에 어려운 것들이 있었다. 자연을 막 좋아하기보다 재밌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아무 거리도 없는 곳에서 그에게 복잡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촬영이 끝나고 카메라가 돌지 않고 있는데 '이거 나랑 맞는 거 같은데'라고 해줬다. 정말 고마웠다"고 전했다.

보건 담당 조세호에 대해선 예능감을 높이 평가했다. 유PD는 "개성이 강한 4명의 출연자들 사이에서 다들 힘들지 않게, 농담과 자신을 낮추는 특유의 코미디를 해준 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PD는 "정말 세련되고 어른스러운 유머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렵고 힘들고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황에서 웃음을 주는 모습이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다. 짜증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자신을 낮춰서 웃겨주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은 진짜 예능인이구나. 코미디는 저 정도 해야지. 한 길만 걸어온 장인이구나'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급식 담당인 배정남에 대해선 "동향 출신인데 무언가 계산하지 않고 지고 가는 사나이다움이 너무 좋았다"며 "그렇게 해서 발생하는 사건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자연과 부딪히는 상황을 많이 만들고 개성 있는 사고뭉치가 돼 줘서 고맙다. 사고를 치면 그만큼 육체적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데 상황을 만들어준 거 고맙다"고 전했다.

'거기가 어딘데??'는 총 10부작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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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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