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펜션', 복수부터 사랑까지..장르 골라보는 재미

[리뷰] 더 펜션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8.06.1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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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펜션'/사진=영화 포스터


'더 펜션'은 복수, 사랑, 행복, 일탈 등 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네 개의 에피소드로 짧지만 한 영화에서 장르의 다양성을 즐길 수 있다.

'더 펜션'에는 '신경쇠약 직전의 아내'(감독 윤창모), '숲으로 간 아내'(감독 류장하), '산속에 혼자 사는 남자'(감독 양종현), '미래에서 온 여자'(감독 정허덕재) 등으로 꾸며져 있다. 산 속에 있는 펜션을 배경으로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보여준다.


추호(조한철 분)는 아내 미경(박효주 분)과 펜션을 찾았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어떤 일이든 하겠다는 추호. 그러나 미경의 제안에 추호는 난감하기만 하다. 죽은 딸의 복수, 살인이기 때문이다. 추호는 아내의 닥달에 결국 자신의 딸을 죽음에 이르게 한 남자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이성으로 겨우 묶어둔 감정이 폭발하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만다. '신경쇠약 직전의 아내'는 복수를 하려는 부부의 감정을 아슬아슬하게 이끌어 간다. 언제, 어떻게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는 감정선이다.

'숲으로 간 아내'는 분명 사랑 이야기인데, 범상치 않다. 펜션을 찾은 한 부부. 두 사람은 동상이몽이다. 남편(박혁권 분)은 아내와 사랑을 되찾고 싶지만, 아내(이영진 분)은 남편이 불편하기만 하다. 둘은 권태기 부부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펜션을 찾았지만 그게 안 된다. 사소한 일에 다툼을 벌이기까지 한다. 아내는 홀로 숲 속을 산책하겠다고 나서고, 그 곳에서 자신을 찾아온 남자(김태훈 분)와 일탈의 감정을 나눈다. 세 사람의 관계는 위태로워 보이면서도 아내 위주로 그려낸 감정선은 안타깝기도 하다.

펜션 주인인 재덕(조재윤 분)은 한밤 중 홀로 펜션을 찾아온 자영(신소율 분)으로 인해 의문의 사건에 얽히게 된다. 추억을 찾으러 왔다는 자영에게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재덕이다. 연신 눈물을 쏟아내는 자영을 보면서 재덕은 가슴 깊숙히 묻어놓은 설렘의 감정을 드러내고 만다. 그리고 자신에게 찾아온 위기 속에서 자영을 떠올리며 행복한 순간을 꿈 꾼다. 이 '산속에 혼자 사는 남자'는 펜션 주인 재덕을 통해 상처와 슬픔의 감정이 인간의 삶에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상처를 애써 감추고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의 애처로움, 쓸쓸한 감정에서 공감을 느끼게 한다.


'미래에서 온 여자'는 사랑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찾아본다. 재덕의 부탁으로 첸션을 잠시 펜션을 맡게 된 인호(이이경 분)는 연인과 로로맨틱한 하룻밤을 계획하지만 어이없는 실패로 좌절하고 만다. 그러던 중 펜션을 찾아온 소이(황선희 분)에게 관심을 갖는다. 연인과 일은 잊어버린 채, 연인과 함께 펜션을 찾은 소이에게 자꾸만 신경을 쓴다. 그리고 그녀가 숨겨 놓은 경악할 진실을 알게 된다.

'더 펜션'은 이렇듯 네 개의 상황을 두고 각기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엿 본다. 하나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하지가 않다. 허울 좋은 행복, 갖은 생각이 교차하는 욕망까지 설렘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는 복잡한 듯 하지만, 간단하다. 인간 내면에 숨어 있는 감정이 드러나는 그 순간들을 포착해 냈기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기만 하면 끝이다. 다른 장르가 하나의 영화에 담겼을 뿐이다. '더 펜션'은 지루하지 않게 치고 빠지는 장르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의 에피소드가 복잡미묘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성격 다른 배우들이 연이어 등장하기 때문이다. 펜션 주인 역할의 조재윤을 비롯해 조한철, 박효주, 박혁권, 이영진, 김태훈, 신소율, 이이경, 황선희까지 다양한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도 '더 펜션'의 관전 포인트다. 독특하게, 각 에피소드를 채운 배우들의 조합이 짧아서 아쉬울 따름. 에피소드가 독립적으로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져도 무방할 만큼 배우와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이뤄졌다. 작지만 볼 만한 영화다.

6월 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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