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김의 MLB산책] 트레이드 데드라인 앞둔 텍사스, ‘10-5 룰’ 적용전에 추신수를?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8.06.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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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레인저스 '추추트레인' 추신수. /AFPBBNews=뉴스1


텍사스 레인저스 팬들은 이미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을 거의 접은 상태다.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에서 꼴찌인 텍사스는 선두에 15게임반차나 뒤져 있는데 아직 올스타 브레이크가 아직도 한 달 넘게 남아있는 시점에서 포기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해야겠지만(사실 아직도 잔여경기 수가 94게임이나 남은 상황에선 그게 정상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텍사스의 전력으로는 솔직히 포스트시즌 도전은 무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텍사스 투수진의 평균 자책점은 4.75로 AL 15개 팀 중 12위이며 피안타율 0.271은 13위다. 타선의 평균타율은 0.230으로 14위이고 OPS(출루율+장타율) 0.704는 13위다. 시즌 40%를 소화한 시점의 성적이 이 정도라면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공룡’급 팀들이 즐비한 정글인 AL에서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꿈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이미 텍사스 구단 주변에서는 미래를 위해 팀을 재건하는 작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가장 뚜렷한 조짐은 현지 언론들이 이미 다음 달 말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과연 누구를 팔아야 하는가를 거론하기 시작한 것에서 나타난다. 지난해 텍사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다르빗슈 유를 LA 다저스로 보내고 3명의 유망주를 받아왔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로 ‘셀러’로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텍사스 구단에 더 이상 내다팔만한 매력적인 자산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보통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포스트시즌 도전에 나선 팀들이 단기 전력보강용 선수로 선호하는 ‘매물’이라면 전력에 곧바로 보탬이 될 수 있는 베테랑 선수로 나이는 그리 많지 않고 장기적으로 연봉 부담이 크지 않은 선수이거나 아니면 몸값은 비싸더라도 실력이 정말 뛰어난 선수하는데 그런 정의 자체로 이미 그에 부합하는 선수가 드물 뿐더러 지난해 다르빗슈를 내다팔고나서 더 이상 그런 매력적인 자산이 별로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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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AFPBBNews=뉴스1



그동안 가장 많이 거론됐던 이름은 왼손 선발투수 콜 해멀스이고 3루수 내야수 에이드리언 벨트레의 이름도 종종 언급되고 있지만 벨트레의 경우 이미 만 39세의 나이에다 높은 연봉,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 문제로 인해 그리 높은 관심을 끌기는 힘들 전망이다. 해멀스(34)의 경우는 건강하기만 하다면 아직도 충분히 많은 팀들의 관심을 끌만한 선수로 평가되지만 그 역시 ‘건강’문제가 가장 큰 변수로 남아있다.

그런데 이런 트레이드 후보 대열에 얼마 전 추신수의 이름도 등장해 흥미를 끌었다. 지난 주말 달라스 지역 유력지인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이번 시즌 꾸준하게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추신수가 다음 달 말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트레이드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됐다. 이 기사는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최고인 24경기 연속 루행진(현재는 26경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마지막 24경기에서 볼넷 23개(지금은 26경기에서 26개)를 골라냈고 96경기(현재는 94경기)를 남기고 벌써 홈런 11개를 때려 자신의 시즌 최다기록(22)의 반환점을 돌았다고 지적했다.

사실 추신수는 그동안 트레이드가 불가능한 선수로 분류돼 왔던 선수다. 가장 큰 문제는 그의 성적에 비해 잔여 계약의 규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지난 2014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간 1억3천만달러에 계약한 추신수는 올해 연봉이 2천만달러이며 다음 2년간도 연봉 2천100만달러 총 4천200만달러 계약이 더 남아있다. 올해 남은 연봉을 합치면 그를 데려가는 팀은 5천만달러가 넘는 연봉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니 트레이드가 쉬울 리가 없다.

하지만 이 기사는 돈 문제는 언제나 ‘마사지’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추신수의 현재 성적과 그의 커리어를 살펴볼 때 그가 트레이드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추신수는 4차례 부상자명단에 올랐던 2016년을 제외하면 대체로 건강한 가운데 좋은 내구성을 보여준 선수였고 수비수로서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렇다고 아주 형편없는 수비수도 아니라면서 지명타자(DH) 제도가 있는 AL에 더 맞는 선수 같지만 내셔널리그 팀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선수라고 평했다.

이 기사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때 텍사스가 추신수와 그의 남은 3년간 연봉 6천300만달러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보내고 D백스의 에이스 잭 그렌키와 그의 남은 4년간 연봉 1억3천800만달러를 받아오는 트레이드가 추진됐다가 무산된 사실까지 거론했다. 물론 당시 트레이드는 추신수의 연봉을 덜어내면서 새로운 팀의 에이스를 영입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으로 팀 재건을 위해 필요한 유망주를 얻으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 거래와는 성격이 다르다. 중요한 것은 그런 트레이드 외에 다른 트레이드는 논의 자체가 아예 불가능했던 추신수가 최근의 꾸준한 성적으로 인해 잔여 연봉 문제를 ‘마사지’할 수 있다면 데려갈 팀이 나올 수도 있다는 쪽으로 사정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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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AFPBBNews=뉴스1


사실 텍사스가 추신수를 이번 시즌에 트레이드해야 할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추신수는 올 시즌을 마치면 텍사스에서 5년을 채우면서 ‘10-5 룰’(ML서 10년 이상 뛰었고 같은 팀에서 5년 이상을 뛴 선수는 어떤 트레이드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의 적용을 받게 된다. 따라서 텍사스가 내년 이후에 그를 트레이드 하려면 반드시 그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가능하면 돈 문제를 ‘마사지’ 해서라도 그를 트레이드하고 싶은 이유가 될 수 있다.

결국 텍사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어떤 구단이라도 추신수에 대해 문의를 해 온다면 추신수 잔여 연봉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거나, 아니면 다른 고액 연봉 선수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라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텍사스 입장에서 문제는 그 과정에서 진짜 목표인 유망주들을 얻어낼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추신수는 팀내 안타 1위(67개)이고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가운데 팀 타격 1위(0.267), 출루율 1위(0.375), OPS 2위(0.825)에 올라 있다. 홈런(11개)은 3위, 득점(39) 1위, 타점(29) 4위이고 볼넷(41)은 압도적 1위다. 그의 현재 타격 WAR도 1.7도 역시 팀내 1위에 올라 있다. ‘출루머신’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그는 그동안 텍사스에서 높은 연봉으로 인해 ‘고연봉 저효율’의 대표적 선수로 매도됐으나 올해는 그에 대한 목소리의 톤이 상당히 달라졌다.

하지만 이런 추신수의 호조는 팀의 부진으로 인해 거의 묻혀 있는 상태다. 하지만 그가 최근의 꾸준한 상승세를 앞으로 한 달 반 이상 이어갈 수 있다면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그의 이름이 어딘 가에서 등장할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지금 텍사스는 추신수가 잘해주는 것을 그의 트레이드 가치 상승 측면에서 평가하고 응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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