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김비서', 박서준이 아니었다면 이 드라마는 재미있었을까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06.08 14:06 / 조회 : 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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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왜 그럴까?' 이런 의문이 드는 순간부터 우리는 그것에 집중하게 된다. 저 사람이 왜 그럴까?, 저 상황이 왜 그럴까?, 저 회사가 왜 그럴까?, 저 학교가 왜 그럴까? 등등 모든 상황이 그렇다. '왜?'라는 작은 궁금증이 약간의 관심을 낳고, 약간의 관심이 나중엔 머릿속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만든다. 이 드라마 역시 '왜 그럴까?'라는 작은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tvN에서 새롭게 시작한 수목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부회장인 박서준(이영준 역)이 비서인 박민영(김미소 역)에 대한 의문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김비서는 9년 동안 한결같은 자세로 박서준의 곁을 지켰다. 그의 회사 스케줄은 물론이고 옷 입는 스타일이나 개인적인 만남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보필하며 지냈다. 박서준의 손과 발이라고 해도 다름없을 정도로 비서로서의 역할에 완벽했던 김비서. 그런 그녀가 갑자기, 난데없이 사표를 내겠다고 공표한다. 아니 대체 왜? 더군다나 '완벽, 그 자체'인 자신의 비서를? 박서준에게 이런 의문이 드는 순간부터 그의 머릿속은 온통 김비서 생각으로 꽉 찬다.

여기서 박서준의 매력이 발휘된다. 박서준의 매력이 무엇일까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웹툰과 드라마의 차이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성공한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것? 그렇다. 당연히 이득이 있다. 화제성이나 스토리에 대한 신뢰성 등이 이미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웹툰을 실사로 표현할 경우에 위험부담 또한 따른다. 웹툰은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이 허용되기 때문에 그림 속 주인공들이 스토리를 끌고 나갈 땐 아무렇지도 않지만, 이를 실제 사람인 배우들이 연기할 경우 어색한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다시 돌아가서 박서준의 매력을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캐릭터 때문이다. 그의 캐릭터는 자화자찬, 나르시스트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를 실제 연기로 옮길 경우 '오글거림'의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과거 만화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 중에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실패한 경우가 다수 있다. 그래서 원작이 무조건 흥행했다고 드라마 역시 흥행한다고 100%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 박서준은 어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황홀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민망할 정도로 스스로 자신을 추켜세운다. 이런 설정들이 웹툰에서는 모두 너그럽게 허용되지만, 연기로 표현할 때 자칫하면 그저 유치한 수준에서 끝나버릴 수 있다. 그러나 박서준이 연기하는 이영준은 웹툰 속 이영준, 그 이상의 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치할 수 있는 상황은 귀여움으로, 오글거릴 수 있는 상황은 설렘으로 승화시키며 말이다. 이는 그 동안 수많은 역할들을 거치면서 쌓아올린 연기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코믹한 설정이라고 무조건 웃기기만 해서는 안 된다. 코믹연기야말로 연기에 대한 진지함이 바탕이 없으면 가볍고 유치한 모습으로 전락해 버리기 때문이다. 때로는 로맨틱하고,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진지했던 그 동안의 연기경험들이 지금의 내공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박서준이 연기하지 않았다면, 과연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과연 재미있었을까. 김비서의 사직에서 출발한 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박서준의 로맨틱함과 진지한 모습이 나타나리라. 앞으로 코믹함에서 로맨틱함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그의 매력이 더욱 빛을 발하지 않을까.

'김비서가 왜 그럴까', 웹툰의 매력보다 더 큰 매력적으로 표현한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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