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유이 "'오작두' 만나 힐링..스스로를 사랑했으면"

MBC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한승주 역

임주현 기자 / 입력 : 2018.06.01 09:41 / 조회 : 2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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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이/사진=홍봉진 기자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유이(30·본명 김유진)는 아이돌그룹 멤버에서 배우 전향에 성공한 케이스였다. 지난 2009년 'Diva'부터 그룹에 합류했던 유이는 그 해 MBC '선덕여왕'과 SBS '미남이시네요'로 연기 활동을 병행하며 가수이자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꿀벅지'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킬 정도로 건강미 넘치는 몸매는 유이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이후에도 KBS 2TV '오작교 형제들', KBS 2TV '전우치', MBC '황금무지개', SBS '상류사회'로 대표적인 연기돌로 우뚝 섰다.


쉼 없이 달려온 유이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MBC '결혼계약'에서 시한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었던 유이는 이후 MBC '불야성'과 KBS 2TV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에서 연이어 시청률 참패를 맛봤다.

더욱이 '맨홀'의 실패는 새로운 소속사 열음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해 만난 30대 첫 작품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모든 것을 놓고 싶을 때 만난 작품이 MBC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였다. 극중 한승주가 오작두를 만나 그랬듯 유이 또한 이번 작품으로 다쳤던 마음을 치유했다.

"저는 속이 시원해요. 처음에 이 작품이 저한테는 급하게 들어간 작품이었고 많은 분들이 이 작품에 제가 들어가는 게 어울릴까 생각했고 저 또한 그 생각을 했어요. 기회인 것 같고 저의 색깔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작가님이 생각했던 한승주와 저의 발랄함이 섞여 작가님이 종방연 때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한승주의 똑부러진 게 사라진 것 같아 죄송하긴 하지만 작두를 만나서 재밌는 모습들이 나온 것 같아서 즐겁게 촬영을 했어요."

유이는 한승주라는 캐릭터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한승주가 잘나가는 외주 PD에서 살인사건을 목격 후 무너져내렸던 것처럼 유이도 지독한 슬럼프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승주와 나이도 상황도 다르지만 저는 (대본) 첫 문장에 '내가 뭘 잘 못 했는데? 나는 그냥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라는 문장이 확 와닿았어요. 저는 매번 연기를 할 때 '난 잘해. 잘하니까 해'가 한 번도 없었고 부족한 것을 알고 표현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최선을 다해요. 한승주랑 제가 너무 같이 합쳐져서 처음에 공황장애가 오는 연기를 할 때 되게 힘들었어요. 차 안에서도 많이 울었는데 작두 찾아서 산을 가다 보니까 힐링이 되더라고요. 작두 오빠를 만난 과정처럼 김유진도 작품을 만나 힐링했어요. 그래서 선택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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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이/사진=홍봉진 기자


유이는 의욕적으로 작품에 임했다. 요령 없이 액션 연기를 하는 유이의 모습은 김강우가 인정할 정도였다.

"제가 요령을 몰라서 넘어지는 신은 그냥 넘어지고 맞는 신은 그냥 맞았어요. 작두 오빠는 액션을 했던 분이라 제가 되게 바보 같지만 열심히 한다고 보신 것 같아요. 작두 오빠는 제가 열심히 한다고 생각해서 오빠가 보기에 제가 부족해 보일 때마다 도움을 주셨어요. 너의 반응도 중요하지만 시청자가 들었을 때 더 감동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죠. 저한테 장난도 많이 치시고 딸처럼 챙겨주셨는데 로맨스만 들어가면 '우리 승주'라고 해서 재밌게 촬영을 했어요.(웃음)"

유이와 김강우의 호흡은 '데릴남편 오작두' 속 한승주와 오작두의 청정 로맨스에 설렘을 더했다. 남자 배우와 케미스트리에 자신 없던 유이는 그전과 달라진 반응에 흐뭇해했다.

"제게 (이)요원 언니랑 케미나 씩씩한 것을 원하시고 남자들과 케미를 원한 적 없어요. '내게는 남녀 케미보다 걸크러쉬한 모습을 원하시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는 승주가 걸크러쉬하면서도 작두랑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어서 '나도 남자배우랑 어울리는구나'라고 희망을 얻었어요. 작두 오빠한테 '제가 남자배우랑도 잘 어울린대요'라고 감사하다고 얘기했더니 '내 덕분이야. 인마'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승주라는 캐릭터는 걸크러쉬와 애교 섞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나도 이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유이는 '데릴남편 오작두'로 '맨홀'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당시 '맨홀'은 역대 드라마 최저 시청률인 1.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유이는 '맨홀'의 저조했던 시청률이 아닌 자신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맨홀' 시청률 때문이 아니라 제가 너무 큰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난 이제 30살이 되면 뭔가 다 이뤄졌을 거야. 나는 열심히 달려왔으니까 이것도 잘될 것 같다'라고 했었죠. 8~9년 있었던 회사를 처음으로 옮기고 다 뭔가 새로웠어요. 새로운 마음이 들면서 저 혼자 자만을 한 거죠. 자만 하나가 저를 확 무너뜨린 것 같다. 누구의 탓도 아니고 저 혼자의 탓이에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 가족한테도 안 내밀고 계속 자책을 했어요. 제 주위에는 회사도 있고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는데 혼자 '난 내가 잘못 살았다'라고 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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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이/사진=홍봉진 기자


유이는 자신의 첫 번째 전성기였던 애프터스쿨 활동 당시를 떠올리며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됐다. 유이는 가수 활동을 다시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 괜찮아요"라며 에둘러 말했다.

"왜냐하면 (가수 활동은) 애프터스쿨이라 가능했어요. 제가 아시다시피 파트가 별로 없었어요. 춤은 됐었는데 살도 빠지고 춤을 안 춰 웨이브가 안 돼요. 옛날 영상 찾아봐서 저희 스태프 친구들한테 '나야'라고 보여줘도 '네'라고 하고 지나가요. '이 춤을 내가 췄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잘 췄더라고요. 지금은 안무가 기억이 안 나서 너무 슬퍼요. 옛날 영상 찾아보면서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싶죠. 저희 친언니도 '유진아. 네가 예전에 이랬대'라고 보여줘요. 형부도 언니와 오래 사귀어서 저랑 친한데 형부한테도 '형부 내가 이랬어'라고 보내면 '우리 처제 장하다'라고 해요.(웃음)"

유이의 앞으로의 바람은 소박했다. 작은 바람에서 유이는 한층 성숙한 내면을 드러냈다. 유이의 성장을 이끈 '데릴남편 오작두'는 유이에게, 또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이라는 단어로 기억될 전망이다.

"제 일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주위 사람을 둘러보는 김유진, 유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연기적인 면에서도 나아지는 친구가 됐으면 해요. 지금은 큰 꿈이 없어요. 제 작품을 보고 이번 작품처럼 힐링이 되거나 재밌었다는 말을 들으면 행복하더라고요. 제가 아니라 이 작품을 봤을 때 '이거 뭐야?'가 아니라 재밌었다는 얘기를 다시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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