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몰카 유포"..텀블러, 성매매·음란물의 온상

이슈팀 / 입력 : 2018.05.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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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가입자수 1억 명이 넘는 해외 SNS '텀블러'가 성매매·음란물·몰카 공유의 온상이 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텀블러에 한 고등학교의 여자 기숙사 내부를 몰래 촬영한 영상이 유포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유포된 이미지는 학교 기숙사로 추정되는 건물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이 등장하는 영상 20여개의 캡쳐가 담겼다.


몰카 영상이 유포된 텀블러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소셜 블로그 서비스다. 이곳에는 유독 성매매, 몰래카메라 등 음란 게시물이 넘쳐난다. '성매매' '유출' '몰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사진과 동영상이 나타난다. 피해자의 얼굴까지 노출된 몰카화면이 무방비로 떠돈다. 가입자 수 1억 명이 넘는 이 SNS에 최근 국내 중고등학생들을 촬영한 동영상까지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텀블러를 차단,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텀블러에는 법적인 강제력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찰 수사 역시 진행이 어렵다. 몰카 영상을 올린 계정의 주인을 찾기 위해 미국 텀블러 본사에 협조를 요청하지만 "대한민국 관할권이나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거절당해왔다.


문제 해결을 위해 2016년 8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는 텀블러에 '자율심의협력시스템'에 참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은 성매매·음란, 자살 등 불법정보에 대해 사업자에게 자율규제를 요청하면, 사업자가 직접 정보를 삭제하거나 사용자의 계정을 정지하는 조치다. 텀블러 측은 "우리는 미국 법에 의해 규제되는 미국 회사"라며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여 성인 중심의 자료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호스팅하는 서비스"라고 거절 의사를 전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텀블러는 HTTPS 보안강화 프로토콜을 사용하기에 기술적인 문제로 접속차단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텀블러상 유해 음란물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텀블러가 '자율심의협력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직접 미국 본사를 방문해 구두로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만큼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고등학교 여자 기숙사 몰카 사건'은 텀블러와 수사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사례를 비추어보면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라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아동 음란물'로 분류된 사건이며 미국에서도 예민하게 생각하는 주제"라며 "수사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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