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뷰' 탄식 자아내는 미스터리

[리뷰] 데자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8.05.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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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자뷰'/사진=영화 포스터


남규리, 이천희, 이규한이 주연한 '데자뷰'(감독 고경민)는 탄식을 자아내는 영화다. "윽!"으로 시작해 "아..."로 끝나는, 할 말 없게 만드니 미스터리 하다.

우진(이규한 분)과 결혼을 앞둔 지민(남규리 분)은 공포가 절로 느껴지는 환각으로 괴롭다. 환각은 우진과 차를 타고 가는 도중 한 여자를 쳤고, 그녀를 자꾸만 보게 된다.


지민은 우진에게 차로 사람을 친 일을 이야기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없는 일"이란 말 뿐이다. 결국 지민은 경찰서로 향하고 거기서 형사 인태(이천희 분)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인태에게 사고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된다. 인태는 지민의 말에 우진이 일하는 건설현장으로 찾아가고, 사고의 경위에 대해 묻게 된다. 우진은 인태에게 사람이 아닌 고라니를 친 일이 있다고 털어놓게 된다.

이후 지민은 우진이 주장하는, 사람이 아닌 고라니를 치어 죽게 했다는 말을 받아들인다. 약까지 꾸준히 복용하지만 환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되레 약을 복용할 때마다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환각도 점점 심해진다. 그러던 중 뜻밖의 사건이 발생, 이로 인해서 감춰진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

'데자뷰'는 극 초반 지민이 겪는 환각에 초점을 맞춘다.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하려 작정한 장면들이다. 쓸데없이 큰 사운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여자는 스릴러 장르가 주는 심적 공포심이 아닌 시각적 공포로 깜짝 놀라게 하려 했다. 소리, 장면의 전환은 이미 수많은 공포 영화에서 써먹은 수법으로 놀랍지도 않다. "윽!"이란 탄식 정도.


치밀함이 없다는 게 이 영화의 큰 단점. 지민의 환각을 토대로 앞으로 등장할 일들에 대한 단서는 계속해서 던진다. 지민 뿐만 아니라 우진의 상황이나, 인태가 스스로 "사건 종결"이라는 뜻을 내비쳤음에도 지민과 우진 주위에 툭툭 튀어나오는 것은 '분명 무엇인가 있다'는 예상을 하게 한다. 이 예상이 참 불편하다. 주인공들이 가는 각자의 길이 극 중반 이후 하나로 모이게 되는데, 자연스럽지가 않다. 강제로 끌어다 모아놓은 셈이다. 스릴러라면, 더욱이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를 붙였다면 최소한의 허를 찌르는 반전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없다. 공감할 수 있는 신은 모조리 자른 느낌이다.

소재로 쓴 데자뷰도, 영화 속 설명에 따르면 과거의 기억을 찾는 중 신경세포가 착각해 혼란을 일으키는 뇌현상이라는데 그렇지가 않다. 한 여자가 기억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환각으로 인해 고통을 받다가 스스로 놓친 기억을 찾게 된다. 흔히 데자뷰 현상을 처음 경험한 현상을 마치 겪어본 듯한 느낌으로 통용된다. 영화 속 데자뷰는 전혀 다르고, 얽히는 게 없다. 엉성하고, 그럴싸하게 보이려 한 흔적만 가득하다.

'데자뷰'는 편집의 재미도 없다. 탁 자르고, 툭 내놓는 형식이다. 남규리, 이천희, 이규한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그나마 볼 수 있겠지만 극한의 감정에 초점을 맞춰놓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도 희뿌연 담배 연기 같다. 감정 연기에 액션 연기까지 있었지만 헛발질인 셈. 이런 구조에 결말이 툭 튀어나오는 순간 "아!"라는 탄식이 터진다. 추리, 사건, 범인을 쫓는 스릴러가 주는 그 재미가 없는 미스터리 영화다. 그래서 스릴러 미스터리라고 장르를 붙인 게 아닐까 싶다.

5월 3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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