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윤진아, 상처 삼키는 사람..답답하고 짠하기도"(인터뷰①)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 손예진 종영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8.05.28 00:00 / 조회 : 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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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 / 사진제공=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배우 손예진(36)이 자신이 연기한 윤진아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손예진은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이하 '예쁜누나', 극본 김은·연출 안판석)에서 윤진아 역할을 맡아 시청자를 만났다.

극중 윤진아는 평범한 30대 직장인 여성으로 살아가며, 회사에서 사회적인 문제에 부딪치고 사랑 앞에서는 가족의 반대에 힘들어한다. 과장되지 않은 캐릭터는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아픔을 겪으며 성장한다. 그 성장 역시 드라마틱하거나 판타지적인 면이 없다. 조금은 답답하고, 또 한편으로는 공감되는 윤진아의 모습 속에는 캐릭터를 이해하고 또 잘 표현해낸 손예진의 연기 내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드라마를 마친 손예진은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지고 자신이 생각했던 윤진아 캐릭터와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예쁜 누나'를 드라마 중반 이후, 서준희(정해인 분)와의 연애에 반대하는 엄마 김미연(길해연 분)의 반대가 심해지고, 답답하게 행동하는 윤진아의 행동으로 인해 시청자의 안타까움을 샀다. 손예진은 이 모든 것이 처음 작품을 결정할 때 부터 정해져 있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저는 16부까지 대본을 다 보고 출연을 결정했어요. 드라마는 바뀐 것 없이 원래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보여준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냥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좋죠. 하지만 결국 그 이야기만 할 수는 없었어요. 사랑이 끝나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채, 사랑이 끝나 가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보통 작품들은 사랑을 하고, 헤어지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잖아요. 하지만 '예쁜누나'는 언제 끝났는지 모르고 끝나는거죠. 사랑을 하고 헤어질 때, 딱 자르듯 헤어지는게 아니라 이미 사랑의 균열이 시작되는 즈음이 있잖아요. 저는 그게 되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진아와 준희의 마음이 끝나지도 않고 퇴색된 것도 아닌데 헤어짐을 선택하는 것이 아팠고, 저에게는 와 닿았어요."

극중 진아와 준희의 헤어짐이 시청자에게 아쉬움과 답답함을 준 것과 더불어 윤진아라는 캐릭터 역시 답답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기존 로맨스 드라마의 여주인공과 달리 너무나 현실적이었기에, 드라마 속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저도 아직 진아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마치 손예진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 제가 잘 모르는 것처럼요. 일단 진아는 아주 착한 사람이에요. 진아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상처를 줬을지 몰라도, 그 동기는 누구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자기 혼자 견디려고 했다고 생각해요. 차라리 솔직했으면 오히려 진아가 편했을 텐데, 솔직하지 않은게 많았죠. 진아의 생각으로는 상대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지점에서는 답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연기할 때 '진아가 이 지점에서는 과감하게 솔직히 이야기 하는게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진아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친구였던 것 같아요. 드라마는 끝났지만 진아는 아직까지 성장하고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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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 / 사진제공=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손예진은 윤진아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신도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쁜 누나'를 통해 꾹꾹 눌러 담아야 되는 상황을 겪게 되며 배우로서, 또 한 사라으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진아라는 캐릭터는 표현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어요. 말이 아니라 그 느낌과 향기로 보여줘야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야기를 말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꾹꾹 눌러 담아야 했던 상황이잖아요. 저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많이 배웠어요."

작품이 판타지보다 현실을 그렸기에,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손예진 역시 연기가 쉽지 않았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답답한 예쁜 누나'가 되는 것을 보며 손예진도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고.

"어떤 지점에서 시청자들이 답답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대본은 16부까지 모두 보고 들어갔잖아요. 드라마가 조금씩 (반응에 따라) 고쳐졌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다른 드라마가 됐을 거에요. 많은 분들이 드라마에 감정 이입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아요. 사람들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분들을 충족시키면 좋지만 각각의 작품이 자기의 방향과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색깔을 지켜가고, 끝까지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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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 / 사진제공=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작품에 오롯이 빠져들었던 손예진은 윤진아 그 자체로 보였다. 본인이 생각하는 손예진이라는 사람과 윤진아라는 캐릭터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또 차이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일단 가장 다른 점은 저는 아주 많이 솔직해서,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이 상처 받더라도 솔직하게 말 한다는 점이에요. 이게 단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다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진아는 착해서, 이야기를 다 삼켜버리죠. 그런 모습이 어느 부분에서는 답답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어요. 저와의 공통점은 나이가 같고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것? 네 식구라는 것, 친한 친구가 있다는 것이고 성격적인 것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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