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김의 MLB산책] 투·타 겸업 오타니의 기적..최고의 퍼포먼스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8.05.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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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AFPBBNews=뉴스1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샤 감독이 팀의 일본인 투타겸업 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선발 등판 일정을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소샤 감독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타니가 원래 예정됐던 오는 28일 뉴욕 양키스 원정경기에 등판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날 양키스 선발투수로는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가 출전할 예정이어서 오타니와 다나카, 두 일본 슈퍼스타의 마운드 대결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에인절스의 결정으로 일본 열도는 물론 수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이 고대했던 매치업이 무산되고 말았다. 소샤 감독은 오타니의 다음 선발 등판이 언제가 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오타니가 지명타자로는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혀 다나카와 마운드 대결 대신 투타 대결은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소샤 감독은 오타니의 등판 연기가 투타를 겸업하는 그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소샤 감독은 “그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그의 등판을 조금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그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그냥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뿐이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올 시즌 7경기에 선발로 등판, 40⅓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120이닝 정도를 던지는 페이스다. 오타니가 일본에서 투타겸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던진 이닝수는 160⅔이닝이었는 것은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그리 무리하는 페이스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선 원정경기 이동거리가 일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먼데다 시차도 3시간까지 나면서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훨씬 크기에 에인절스로서는 미리 그의 체력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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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AFPBBNews=뉴스1



소샤 감독의 발표 직후 벌어진 토론토와 경기에서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2루타 2개와 볼넷 2개로 4차례 출루하며 2득점을 올려 에인절스의 8-1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 경기 4출루는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다 기록이다. 선발등판 경기와 그 전후까지 3일을 쉬는 오타니는 현재까지 타자로 27경기에 나서 타율 0.319(94타수 30안타)에 OPS 0.991, 6홈런, 1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ESPN닷컴은 최근 한 칼럼을 통해 에인절스의 오타니 투타겸업 테스트가 현재까지는 거의 완벽하다고 해야 할 정도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에인절스의 6인 로테이션에서 오타니가 선발로 나선 7경기에서 에인절스는 6승을 올렸고 매주 3~4경기 정도 지명타자로 나선 타자 오타니는 마이크 트라웃을 제외하면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면서 비록 아직까지 확고한 결론을 내리기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오타니는 투타에서 모두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여지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이 칼럼은 현재까지 오타니의 결과가 워낙 좋기에 과연 지금까지 에인절스의 오타니 활용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가 힘든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결과가 좋다고 현재의 방법이 바로 최고의 오타니 활용법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면서 현재까지 결과를 가지고 투타에서 각 3가지씩의 상황을 가정해 최상의 오타니 사용법을 찾아보는 분석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일단 타자 오타니의 경우 가정 1A(Great)는 오타니가 지금까지 성적 그대로의 타자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현재 오타니의 wRC+가 167이니 메이저리그 평균타자보다 67%가 더 뛰어나다는 이야기다. wRC+ 167은 잔카를로 스탠튼이나 폴 골드슈미트, 조이 보토, 데이비드 오티스가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한 수치다. 오타니가 영원히 wRC+ 167을 유지할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2, 3위급 타자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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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가정 1B(Very good)는 오타니가 현재 너무 잘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금의 모습과 리그 평균타자의 중간 정도급 타자라는 가정이다. 즉 리그 평균보다 33% 뛰어난 선수라는 것이다. 이 경우 그는 지난해 에드윈 인카나시온, 에릭 호즈머, 대니얼 머피, 저스틴 스목 등과 같은 레벨이 된다.

가정 3(Good)은 최악의 경우로 리그 평균타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난해로 치면 루카스 두다 또는 애덤 듀발 급이 된다.

이어 투수 오타니도 비슷한 방식으로 3가지 가정을 한다. 가정 2A(Very good)는 오타니가 정확히 현재 성적급 투수라고 보는 것이다. 오타니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평균보다 25%가 좋은데 애런 놀라, 제이크 아리에타가 이 급에 해당된다.

가정 2B(Good)는 투수 오타니가 현재의 모습과 리그 평균의 중간정도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잭 데이비스나 션 마네아가 해당된다.

마지막 가정 2C(Great)는 타자 때 가정과는 달리 오타니가 지금보다 훨씬 뛰어난 투수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리그 평균보다 평균자책점이 40~50%가 낮은 투수, 즉 지난해 루이스 세버리노 또는 카를로스 카라스코 급이라고 보는 것이다. 즉 그가 풀타임 투수라면 사이영상을 노려볼 만한 선수로 보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투타에 걸쳐 3가지씩 총 9개의 콤비네이션을 가정한 뒤 오타니가 풀타임 투수와 풀타임 타자, 그리고 투타겸업을 할 경우 WAR 수치를 추산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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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 수치는 현재 오타니 성적과 비슷한 선수들 성적 참고한 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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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표를 보면 사실 어떻게 가정을 하느냐에 따라 WAR의 차이가 상당한 격차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오타니의 모습을 살펴보면 그가 투수와 타자로 모두 중간급 가정인 ‘Very good’에 해당한다고 가정할 때 WAR 추정치를 보면 투타 겸업일 때 5.0으로 풀타임 투수(4.8)와 풀타임 타자(4.5) 때보다 높다. 그 가정이 옳다면 지금의 에인절스 오타니 활용법이 최고라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물론 이런 추정은 그야말로 추정일 뿐이고 전혀 정확성을 신뢰하기 힘들다. 투타 겸업 선수의 퍼포먼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너무 많고 이를 모두 수치에 반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 다만 투타 겸업을 하는 것이 풀타임 투수일 때의 가치를 30~40% 잠식하고 풀타임 타자일 때의 가치는 60~70%를 깎아먹을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이 모든 가정으로 도출할 수 있는 결과는 투타 겸업 선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선수가 투수와 타자로 모두 메이저리그 레벨이라는 것만으론 부족하고 여러 가지 상황이 모두 완벽하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결과를 보면 오타니가 투타에서 모두 뛰어난 선수라는 것은 물론이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그가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더 큰 기적일지 모른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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