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이해영 감독이 밝힌 '독전'의 긴 이야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05.2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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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감독/사진=이기범 기자


지금도 그렇지만 충무로에서 손꼽히는 시나리오 작가다. '천하장사 마돈나'로 감독으로 데뷔했다. '페스티발'을 거쳐 '경성학교'를 만들었다. 그리고 '독전'을 내놨다.

이해영 감독은 스스로 '독전'이 감독 인생 2막이라고 했다. 확실히 '독전'은 그간 이해영 감독의 영화들과는 달랐다. 그럼에도 어딘가 이해영 감독이 숨어있다는 건 느낄 수 있다. 그는 '독전'이 이해영 작품인 줄 모르게 하는 한편 자신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들간의 싸움이라고 했다. 이해영 감독과 '독전'을 이야기했다. 이 인터뷰는 강한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독전'은 왜 했나.

▶제작사 용필름 임승용 대표가 명확하게 제안했다기보다는 언급을 했다. 이런 프로젝트가 있다고. 하겠다고 했다. 전작들과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장르를 해보고 싶었고. 내가 만드는 영화의 상업성을 입증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했고. 그런 걸 막연하게 생각할 때 즈음 '독전'을 만났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막연했던 게 선명해진 것 같았다. 이런 류의 영화를 가슴으로 갈망했던 것 같다.

-이해영 감독들의 영화는 따뜻했다가 어느 순간 허무가 짙어지고, '독전'으로 완연히 허무의 세계로 들어간 것 같은데.


▶그게 내 세계관이라기보다 각각의 영화들을 따라 만들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영화는 감독으로서 존재가 투영된다. 투영됐으면 하고. 반면 '독전'에서는 내가 안보였으면 했다. 그전까지는 나를 어떻게 드러내느냐가 화법이었다면 이번에는 어떻게 나를 감춰야 하느냐가 화법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런 걸 열망하고 욕망하면서도 어딘가 내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나를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 계속 있었다.

-각각의 캐릭터에 각각의 색을 입었다. 색 설계를 어떻게 했나.

▶각각의 캐릭터별로 색과 디자인을 고민했다. 오연옥(김성령)은 짧아도 강렬한 존재로 화면을 찢고 등장하는 것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 그래서 강한 레드를 썼다. 락(류준열)은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없는 캐릭터이기에 양복 한벌로 최대한 모노톤이 되도록 했다. 원호(조진웅)는 다양한 변신을 하는 캐릭터다. 처음에는 최대한 현실적인 형사처럼 준비했다가 때에 따라 다르게 보이도록 색을 준비했다.

선창(박해준)은 '독전'에서 가장 컨벤션(관습적인)한 인물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원색보다는 파스텔폰으로 흐물흐물한 느낌이 나서 기분 나쁘도록 준비했다. 첫 등장에 그래서 크레파스 같은 하늘색 옷을 입혔다.

하림(김주혁)은 로브를 입혔다. 색보다 질감을 택했다. 기분 나쁜 피부 질감이 들도록 했다. 보령(진서연)은 하림의 파트너고 가장 온도가 뜨겁다. 하림과 비슷하게 기분 나쁜 질감이 들도록 했다. 브라이언(차승원)은 의뭉스럽고 수수께끼 같은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부터 준비했다. 카라가 목까지 덮인다. 보일 듯 보이지 않도록. 색도 홀리하지만 조직감 있는 걸 택했다. 종교적인 느낌이 나길 바랐다.

-왜 염전이었나.

▶일단 필로폰을 만들면 냄새가 지독하다니 도시면 안 됐다. '브레이킹 배드'를 보면 필로폰 공장이 황야에 있지 않나. 그러면서도 재밌는 공간이길 바랐다. 섬은 아니었으면 했고.

소금밭을 떠올렸다. 바다와 접해있을 테고 한편으로 거대한 평야 같은 느낌. 바다와 땅의 경계가 모호할 것 같았다. 염전에 하늘이 반영되면 더욱 경계가 모호할 것 같았고. 그 이미지가 중요했다. '독전'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이미지가 리플렉션이었다. 반사와 반영. 그런 걸 생각했다. 염전이 얼마나 더운 줄 몰라서 그랬던 것 같다. (웃음)

-왜 노르웨이였나.

▶정서경 작가가 쓴 초고를 보면서 좋았던 게 하드보일드인데도 서정적인 정서로 끝나는 것이었다. 원래는 마지막 장소가 더운 나라의 바닷가였다. 그런데 영화 내내 뜨거웠는데 마지막까지 등장인물이 땀을 흘리면 안 어울릴 것 같았다. 막연히 눈이 덮인 설원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이 내려서 모든 걸 덮었으면 싶었다. 촬영 여건 때문에 가까운 곳부터 찾았다. 훗카이도도 생각했는데 우리가 촬영할 때 즈음에는 눈이 안내린다더라. 중국은 당시 여건상 어려웠고. 눈을 찾다보니 북유럽까지 가게 됐다. 직접 헌팅을 간 게 아니라 사진만 본 상태에서 촬영을 하러 갔다.

그곳에 대해 내 머리에 정체성이 없는데 직접 가서 거대한 설원을 봤더니 느낌이 엄청나더라. 그걸 담고 싶었다.

-'독전'은 유달리 부감과 앙각이 많다. 클로즈업은 오히려 적고. 인물과 거리를 두는데.

▶부감과 앙각을 꼭 계산했던 건 아니다. 다만 김태경 촬영감독과 상황을 잘 담아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클로즈업이 많지 않다. 인물의 감정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인물들 간의 관계라고 생각했다. 화면에 누구 옆에 누가 있는 게 중요했다.

-이런 장르의 여느 영화들과 달리 조진웅과 류준열이 영화를 이끄는 데 비해 두 사람의 끈끈한 감정 같은 걸 담지 않았다. 둘을 온전히 한 화면에 담아서 클로즈업하는 것도 마지막에 가서야 그렇고.

▶원호는 행동하고, 락은 그런 원호를 지켜본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그래서 원호는 행동하는 샷이 많고, 락은 그런 원호를 지켜보는 샷이 많다. 그렇기에 둘이 끈끈한 관계성이 있을 필요는 없었다. 브로맨스 같은 걸 하자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독전'은 원호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결국 락이 원호를 바라보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이해영 감독들의 전작들과 달리 '독전'은 연대의 이야기가 아닌데.

▶둘의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그리고 다뤘다면 그건 반전을 위해 사용하는 장치로 쓰였을 것이다. 하지만 '독전'은 반전이 중요하긴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건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아니라 과정이다. 원호와 락이 연대해서 이선생을 찾는 이야기가 아니라 락이 원호를 이용하는 이야기다. 사실 그것 때문에 고민했다. 관객은 원호 이야기를 보는데 나중에 이게 락의 이야기였다는 걸 알게 되니 그 괴리를 어떻게 줄여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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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감독/사진=이기범 기자


-류준열을 캐스팅하는 순간부터 관객이 이 결말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텐데. 나이대가.

▶영화에선 락의 나이가 28살로 나온다. 진짜 나이는 31살이다. 그가 8살 때부터 5살인 서영락으로 살아온 것이니깐. 전사로는 이학승이란 재벌이 과거 마약 네트워크를 조직했다. 당시 실제로 한국과 홍콩, 일본을 오가는 마약 사업을 화이트 트라이앵글이라고 불렀다더라. 그렇게 이학승이 부를 쌓다가 90년대 범죄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기존 방식을 못 쓰게 된다. 그럴 때 락이 등장한 것이다. 16~17살에 농아 남매와 같이 라이카를 만들었다. 이학승이 그를 어린 나이에 전면으로 내세울 수는 없으니 이선생이란 아이덴티티를 만들었다. 그런 설정이 있었다.

-락이 꽁꽁 감춰졌던 중국 동북 지역 마약왕인 진하림을 찾아온다는 건.

▶전사로는 이학승과 진하림은 한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마약으로 부를 쌓던 인물이었다. 그러다가 진하림은 90년대 초반 한국에서 내쫓기면서 중국으로 들어가 동북지역 마약왕이 된 인물이고. 그렇기에 이학승을 통해 락이 진하림을 알게 됐으리란 설정이 있었다.

-그런 설정들이 영화에선 생략 되다보니 구멍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반면 그런 설정이 생략됐기에 영화 전개가 빠르고.

▶결국 선택이었다. 초반에는 그런 설명들이 다 있었다. 김성령의 대사를 통해, 경찰 브리핑을 통해, 락의 대사를 통해 분산시켜 담았다. 그런데 그런 설명들은 아무래도 대사로 처리할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사건의 속도감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그걸 구멍이라고 여긴다면 상업영화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제작사와 화이트 트라이앵글이란 걸 넣자고 8개월 동안 싸웠다. 나는 넣자, 제작자는 빼자. 나는 관객이 그걸 알아야 뿌리가 생긴다며 김성령 대사에 넣었고, 제작자는 속도가 중요하다며 빼자고 했다. 결국 그런 대사와 설명은 다 편집했다.

-왜 제목을 '독전'으로 갔나. 원작 홍콩영화 제목 그대로인데.

▶원래는 가제여서 바꿔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주혁 선배와 약속한 제목이고 그렇게 함께 찍었고, 그렇기에 함께 했던 제목을 지켜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쉼없이 내달리는 영화이기에 관객이 쉴 수 있는 장면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텐데.

▶염전 장면을 그래서 그렇게 설계했다. 시작부터 호텔 장면까지 사실상 한 호흡이다. 엄청 센 인물과 센 사건이 끝나면 40~50분이 지나간다. 관객이 쉴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염전샷은 처음부터 부감으로 공간을 넓게 보여주려 했다. 락의 정서를 읽을 수 있고, 인간으로 바라보게 되는 약간의 숨쉴 곳을 그렇게 만들었다.

-락의 어머니 제사 장면은 배우에게 깊이 다가갈 법도 한데 거리를 뒀다. 오열하도록 만들지도 않았고.

▶덤덤하게 보이는 감성이 진짜일 것 같았다. 감정을 누르고 그 안에 담아두는 게 더 드러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 때 울렸으면 관객을 속이기 위한 장치였을 것이다. 그게 아니길 바랐다. 류준열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그 대신 속으로 최대한 감정을 느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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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감독/사진=이기범 기자


-또 다른 엔딩이 있다. 총소리 이후에 누가 건물에서 걸어 나오는. 왜 지금의 모호한 결말로 막을 내렸나.

▶원래 시나리오부터 명시적으로 지금의 엔딩이었다. 또 다른 엔딩은 뭐 상업적인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불안함도 있고. 그래도 나로선 지금 엔딩이 최선이다. 왜냐면 '독전'은 누가 누구를 응징해서 승리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신념의 집착 같은 게 허망해지는 이야기다.

엔딩에서 락이 원호에게 묻는다. "이제 어떻게 하시려구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원호의 눈빛이 그 다음이다. 갑자기 내일을 잃어버리는 느낌. 조진웅에게도 그렇게 연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민호를 한류스타로 등장시킨 이유는 알겠는데 왜 두 번 썼나. "헤어졌더라"며.

▶일단 중국에서 초초초 대스타를 표현하기 위해 이민호를 썼다. 두번째는 갑자기 등장인물들이 납치가 되는데 그에 앞서 보령이 생뚱맞은 말을 했으면 했다. 전혀 목적성이 없고 뜬금없지만 보령에게는 너무 중요한 대사였으면 했다.

-보령을 맡은 진서연은 아무래도 다른 배우들보다 감독과 가장 많이 대화와 디렉션이 있었을텐데.

▶잘한다는 배우들 틈바구니에 있으니 아무래도 대화를 많이 했다. 일단 남자한테 의존적인 여자가 아니었으면 했다. 남자를 쥐락펴락하는 인물인 동시에 여성을 드러내는 방식이 공격적이었으면 했다. 제대로 독했으면 했다.

보령 역 오디션을 역대 내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이 봤다. 다른 배우들은 그 역할을 대체로 여성여성, 섹시섹시, 그렇게 표현했다. 그런데 진서연은 오디션에서 굉장히 공격적이면서 깡다구가 느껴졌다. 강단이 느껴졌다.

-김주혁과 조진웅이 먹는 이른바 '눈깔주'는 어떻게 설계했나. 어떻게 만들었고.

▶하림이 자신의 위악스러움을 드러내는 장면이었으면 했다. 잔인하면서 유치한. '인디아나 존스'를 보면 원숭이골 요리를 먹는 장면이 있지 않나. 그런 컨벤션을 차용하려 했다. 참치눈알주를 참고하긴 했는데 흐물흐물하지 않고 누가 봐도 눈깔 같았으면 했다. 일단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장면에선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먹는 장면에선 눈은 젤리로 만들었다. 나를 비롯해 연출부 대부분이 맛이 궁금해서 다들 먹어봤다. 아무 맛이 없는 무맛이었다.

-김주혁은 그의 필모그라피에서 가장 다른 인물을 표현했는데.

▶사무실에 그냥 편하게 자주 왔다. 올 때마다 질문을 많이 했다. 벽에 붙어있는 캐스팅 보드도 무심히 보고. 내가 질문마다 답을 하면 아무런 말없이 듣기만 했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다른 배우들과 '독전' 무대인사를 하고 저녁을 먹으면서 진하림의 연기를 처음 봤을 때 이야기를 나눴다. 조진웅은 김주혁이 어떤 표정으로 어떤 호흡으로 어떻게 대사를 하고 당시 카메라가 어떻게 있었는지 이야기를 하더라. 다들 김주혁이 그 연기를 하던 순간을 기억한다. 정말 압도적인 순간이었다.

-후시녹음이 아무래도 어려웠을 수 밖에 없는데. 당사자가 세상을 떠난 뒤였으니.

▶김주혁은 로브만 입고 있어서 와이어리스 마이크를 찰 수가 없었다. 넓은 장소에서 액션을 하느라 붐 마이크로 소리를 다 픽업할 수도 없었고. 그래서 녹음된 모든 숨소리를 하나하나 다 찾았다. 다른 음들 속에서 그의 소리를 하나하나 찾았다.

사실 고민했다. 두가지 길이 있었다. 김주혁의 모습을 담기 위해 딱 본인이 연기하는 것만 담는 것과 그가 표현한 걸 최대한 잘 보여주는 것. 어떤 게 감독으로서 그에 대한 예의일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캐릭터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예의일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소리를 다 닦아내고 그의 숨소리를 다 찾아서 썼다. 모자라는 숨소리는 목소리가 비슷한 서현우가 대신 했다. 예컨대 김주혁의 들숨만 있으면 날숨은 서현우가 하는 식으로. 관객이 온전히 김주혁의 것으로만 느끼도록 최대한 티가 안내게 노력했다.

-음악이 무척 좋다. 뒤로 빠질 때와 앞으로 나갈 때가 분명하다. 달파란 음악감독은 원래 감정을 뒤에서 나오게 하는 방법을 주로 썼는데 이번에는 다르던데.

▶계속 달파란과 작업을 했는데, 전작들에선 레퍼런스를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그런데 '독전'은 어떤 음악을 붙여도 어울릴 것 같고, 어떤 음악을 붙여도 안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서로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달파란 음악감독이 수많은 장르와 음악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원래 달파란 음악감독은 음악이 영화를 주도하는 걸 조심스러워하는 분이다. 이번에는 주도하기도 하고 서포트하기도 한다. 달파란 음악감독이 정말 엄청나게 이번에 작곡을 많이 했다. 그 중에서 요만큼만 썼다. 음악의 인점, 아웃점을 마지막까지 서로 상의하고 수정했다. 사실 언론시사회 끝나고 요만큼 음악을 수정해서 다시 넣었다.

-류준열은 나이대도 그렇고, 그간 했던 작품들에 비해 비중도 그렇고, 캐스팅할 때부터 모험이자 선택이었는데.

▶캐스팅한 순간부터 믿었다. 배우는 힘들어했을지 모르지만,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난 현장에서 그에게 많이 의존했다. 대체로 연기한 것들 중 첫 테이크를 썼다. 예컨대 브라이언과 마지막 장면을 찍는데 류준열이 대사를 못 외우더라. 어 뭐였지 이러더라. 그래서 내가 대사를 불려주고, 스태프가 불려줬다. 왜 그러나 싶었다. 그런데 카메라가 돌아가고 첫 테이크에서 오케이가 났다. 촬영감독이 첫 테이크를 찍자마자 오더니 "됐지?" 이러더라. 연기 스위치가 켜지면 달라진다.

-여성 캐릭터가 적다. 활용도도 적고. 다른 게 있다면 초반 죽는 소녀가 원호의 동력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그게 사라진다. 그게 원호의 허무를 더하게 하고. 여느 영화라면 소녀의 죽음을 끝까지 이 남자의 동력으로 이용했을텐데.

▶오리지널도 그렇고 초반부터 희생으로 시작했다. 다만 그걸 계속 동력으로 삼으면 캐릭터의 전진을 더디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조진웅이란 배우라서 그 허무가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선한 눈빛에 감정이 주욱 뭍어난다.

-설원과 염전의 흰색을 마약을 상징하는 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렇게 나이브하게 이미지를 대칭하고 은유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충분히 그렇게 해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는데.

▶등급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없이 찍었다. 그걸 전혀 고려하지 않고 내가 표현하고 싶은 만큼 표현했다. 다만 관객이 불편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고려했다.

-차기작은.

▶모르겠다.

-그럼 다시 이해영 감독 전작들처럼 돌아가나, 아니면 더 상업적으로 가게 되나, 아니면 상업적인 선택 안에서 이해영을 녹아들게 할 생각인가.

▶상업영화감독으로 상업성은 계속 찾을 것이다. 더 정확한 상업영화에서 이해영이란 걸 일체화시키는 작업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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