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손지현 "포미닛 해체 후 정우성 소속사行..내겐 천운"

[★차한잔합시다]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5.23 11:18 / 조회 : 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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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걸 그룹 포미닛을 떠나 배우로 새 출발하는 손지현(28·남지현)이 의미 있는 첫걸음을 뗐다. 지난 6일 종영한 TV조선 주말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에서 손지현은 여진족 혼혈아 루시개 역을 연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때칠' 가득한 얼굴을 하고 주인공 은성대군 이휘(윤시윤 분)를 호위하는 무사로 맹연기를 펼쳤다.

스타뉴스는 최근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통해 손지현과 만났다. "로즈데이잖아요. 장미꽃을 찾고 있어요. 호호." 화려한 꽃들로 장식된 카페에 들어오자 환하게 미소를 짓는 손지현의 모습은 루시개와 사뭇 달랐다. 그녀는 "얼굴에 '때칠'을 벗으니 다른 배우들도 '원래 이렇게 생겼느냐'며 놀라시더라"고 웃었다.



-'대군'을 끝낸 소감은?

▶좋은 드라마에서 좋은 캐릭터를 만난 것 같아요.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좋은 환경에서 좋은 경험을 했어요.

-정말 좋은 게 많았나봐요. 특별히 좋은 환경이란 어떤 걸까요?

▶맡았던 캐릭터도 좋았고, 배우 분들과 호흡도 좋았고, 감독님과 스태프 분들과의 분위기도 좋았어요. 정말 흠 잡을 데 없는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일 것 같아요.

▶그럼요. '대군'은 제가 예명으로 활동하는 첫 작품이에요. 우선 그게 가장 의미가 있었어요. 액션도 처음 해보거든요. 출연한 TV 드라마에서 연기 분량도 제일 많았어요. 여러모로 저한테는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본명을 버리고 예명으로 활동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우선 배우로선 동명이인이 있기도 하고요. 두 번째 이유는 '남지현'으로서 저는 늘 '포미닛'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어요. 늘 감사한 일이지만, 이제 배우로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을 다지고 싶어 바꾸게 됐어요.

-활동명을 바꾼 것은 본인의 의지가 많이 반영된 건가요?

▶네. 100% 제 의견이었어요. 회사에 말씀드렸더니 일단 이름을 가져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작명소에도 다녀왔어요. 남하현, 남지안..근데 뭘 해도 어색하더라고요. '아 '지현'은 그대로 가져가고, 성만 내가 지어봐야겠다' 생각하고, 여러 성을 혼자 넣어봤어요. 그러다 엄마 성을 넣어서 '손지현'이라 지었더니 예쁘더라고요. 하하.

-엄마가 좋아하겠어요.

▶엄마보다는 외할아버지가 좋아하세요. 하하. 그래도 호적을 바꾼 것은 아니니까요. 아직은 저도 낯설고 어색해요. 풀어가야 할 숙제 같아요. 연기하면서 '제가 남지현이었어?'라는 반응을 얻었을 때 제일 기분이 좋았어요.



-새 출발하면 흔히 걱정과 설렘이 공존한다고 하잖아요. 손지현 씨는 어땠어요?

▶설렘이 훨씬 더 컸어요. 걱정되는 부분들은 2~3달 동안 복싱, 승마, 무술 등을 익히면서 극복하려 했어요.

-춤을 췄던 경험이 액션을 할 때 많이 도움이 되던가요?

▶동작이 빨리 외워지는 건 있어요. 힘 조절이나 각을 잡는 것은 보기보다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복싱을 배웠어요.

-여러 운동 중에 특별히 복싱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트레이너들에게 추천을 받았어요. '복싱이 가장 정직한 운동이다. 집중력도 있고, 눈빛도 그렇고, 네가 하는 무사의 이미지를 가져가려면 복싱이 좋다'고요. 재밌더라고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만주어 연기는 어렵지 않았어요?

▶대본에 있는 것만 열심히 했어요. 만주어가 청나라 때 쓰고 없어진 언어라서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만주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10명도 안 된대요.

-만주어 알려준 선생님이 그 10명 중 1명이었겠네요.

▶네. 대학에서 연구하시는 교수님이었어요. 원래 대사를 중국어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리얼함을 살려야 한다고 해서 만주어를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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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준비 기간이 꽤 길었겠네요?

▶네. 작년 11월에 오디션을 봤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꽤 길었어요. '뭔가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3개월간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뭔가 보여준 것 같아요?

▶아쉬워요. 모든 장면이 다요. '루시개' 캐릭터를 되게 매력 있게 봤거든요. '내가 매력을 잘 살렸나?'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요?

▶더 야생미가 있고, 더 이휘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고, 더 싸움도 잘했으면 좋겠고 그래요. 저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은 드라마라 생각해요. 부족한 것들은 감독님이나 배우 분들이 채워주셨어요. 무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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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루시개와 또 닮은 부분이 있다면요?

▶솔직한 면은 닮은 것 같아요. 오해를 살 정도로 솔직할 때가 종종 있거든요. 몸 쓰는 걸 좋아하는 것도 닮았어요. 루시개처럼 이렇게 한 사람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건 저는 아직 못 해본 것 같아요. 일도 하고 여러 가지 신경 쓰다 보니까 온전히 저를 바쳐가면서 사랑할 기회는 없었던 것 같아요. 쉽지 않아요. 그렇지 않나요? 하하.

-이휘 역의 윤시윤 씨와의 호흡은 어땠어요?

▶좋았어요. 호호. (윤)시윤 오빠는 항상 좋은 말, 좋은 생각이 있으면 나눠주려고 해요. 솔직히 '이렇게 바른 사람이 있나' 되게 놀랐어요. 겸손한 오빠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저런 마음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루시개 역을 위해 얼굴에 '때칠'까지 하고 연기를 했어요.

▶호호. 1회가 제일 심하고요. 7회에서는 목욕을 해줘요. 그래도 이 친구는 북방에서 계속 사냥을 하고 자라서 얼굴이 계속 어두운 톤이에요. 저는 너무 좋았어요. 예쁘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를 얻어서요.

-여자 연예인으로서 예뻐야 된다는 강박이 있나요?

▶저는 전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하면서 '괜찮아?'라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저는 괜찮거든요. 매력이 있으면 되지 않나요?

-'때칠'한 얼굴을 거울로 보면서 어색하진 않았어요?

▶이상하게도 이것도 또 다른 나인 것 같았어요. 오히려 '때칠'을 더 해달라고 했어요. 분장 팀 언니들이 '이런 여배우는 처음 본다'고 놀라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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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아무래도 가수로 데뷔했고 활동했다 보니까, 이번 작품을 하면서 괜히 편견이 생길 거란 걱정은 없었어요?

▶옛날에는 있었는데 이제는 제가 결심이 섰기 때문에 '계속 한 길을 가다 보면 언젠가 알아봐 주겠지'라는 마음이 있어요. 이제는 흔들리지 않을 거 같아요. 물론 예전에는 되게 신경 쓰였죠.

-흔히 '연기돌'에 대한 선입견이라고 하죠? 언제쯤 그런 게 신경이 쓰였어요?

▶음…늘 있었던 것 같아요. 연기 오디션을 보러 가면 늘 감독님들이 '왜 가수 안 해?'라고 물어보셨어요. 시청자 여러분들은 당연한 거고요. 그만큼 제가 가수 하면서 얻는 게 있잖아요. 그렇게 해서 더 빨리 좋은 기회를 얻은 경우도 있는 거니까 제가 감당해야 하는 것 같아요.

-'대군' 감독님도 그런 편견이 있었나요?

▶이번엔 감독님이 그런 편견이 없으시더라고요. 그냥 신인 배우로 봐주셨어요. 몇 날 며칠 배우들을 20분씩 오디션을 보셨대요. 그런데 저는 2시간 오디션을 봤거든요. 그렇게 봐주시고 믿고 맡겨주신 것에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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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다시 가수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무대가 그립긴 한데,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어요. 포미닛이 아니면 힘들 거 같긴 해요. 늘 그리워요.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죠.

-포미닛은 해체됐고 멤버들은 이제 뿔뿔이 흩어졌어요. 전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와 계약 종료 시점에는 멤버들과 어떤 얘기를 하면서 헤어졌나요?

▶말 못해요. 하하. 우선 회사랑 얘기하다가 뜻이 안 맞았어요. 저는 사실 포미닛을 3년 더 하고 싶었어요. 포미닛으로서 너무 큰 사랑을 받았고, 그만큼 프라이드가 있었거든요. 포미닛을 더 하고 배우로서 꿈을 천천히 이뤄야겠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진행이 됐어요.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런대로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아요. 각자 멋있게 길을 걷다가 나중에 다시 만나면 더 기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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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 회사로 아티스트 컴퍼니에 들어가게 됐잖아요. 계기가 궁금해요.

▶예전에 아티스트 컴퍼니 이사님을 드라마 현장에서 봤었어요. 제가 맨 처음에 했던 드라마에서 친한 작가님을 통해 사적인 자리에서 만났었죠. 감사하게도 좋게 기억을 해주셔서 포미닛이 해체한 뒤 건너서 연락을 해주셨어요.

-아티스트 컴퍼니라면 배우로서 좋은 환경에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네. 전 천운이라고 생각해요.

- 아티스트 컴퍼니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남 배우 정우성 씨와 이정재 씨가 이사로 계시잖아요. 그 분들은 손지현 씨의 어떤 부분을 보고 영입했다 생각하나요?

▶음…정우성 선배님과 이정재 선배님과는 면접 같은 걸 봤는데 '왜 배우가 되고 싶으냐'고 물어보셨어요. 아무래도 좋은 생각을 심어주고 싶으셔서 저를 데려오신 것 같아요. 다들 한 분도 빠짐없이 저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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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아티스트 컴퍼니에는 정말 멋진 배우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회사에 가면 다들 볼 수 있나요?

▶네. 정우성, 이정재, 하정우 선배님은 회사에 자주 계세요.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어요. 몇 달 동안은 정말 화보가 움직이는 것 같더라고요. 하하. 이제는 좀 선배님 같고, 동료 분들 같아요. 다들 친근하게 대해주세요. 김의성 선배님은 제가 '대군' 촬영할 때 근처에서 촬영하시다가 직접 오셔서 응원도 해주셨어요.

-손지현 씨는 앞으로 배우로 계속 활동할 건데, 팬들이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을까요?

▶우선 '대군'으로 좋게 봐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요. 앞으로 조금씩 더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릴테니까 지켜봐 주세요. 하나의 이미지가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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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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