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애호박 논란 "굴복하거나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사진 캡쳐= BBC NEWS 코리아 페이스북

배우 유아인이 지난해 SNS를 뜨겁게 달군 '애호박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20일 BBC코리아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유아인은 '대중, 논란, 책임'과 관련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일명 '애호박 사건'에 대해 심경을 토로했다. 유아인은 지난해 11월 누군가 "유아인은 친구로 두면 힘들 것 같다. 냉장고 속 애호박을 보면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하고 ‘코 찡긋’할 것 같다"는 글을 SNS에 올린 것에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 찡긋)"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애호박으로 때린다는 말이 폭력적"이라는 주장이 불거지면서 유아인은 네티즌들과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당시 유아인은 "나는 페미니스트"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문제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저는 대상이 남성인지 여성인지 몰랐고 재미있는 농담을 걸었던 것인데 그게 '때려볼래' '여자를 애호박으로 때린다고' '유아인 이 폭력적인 인가' '여성비하' 이런 식으로 일이 번져 나가는 걸 보면서 일방적으로 어떠한 사건을 억측으로 오해로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는 어떤 진영의 사람들에게 저는 굳이 굴복하거나 사과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페미니즘은 매우 중요한 인권운동이고 저는 인권이야말로 정말 이 시대에 우리가 환기해야 될 중요한 부분들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 시대가 또 그런 부분들에 열광하고 또 과열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에 대해서는 사실 과열이 없다고 생각해요"라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너무 진영논리로 빠지고 그게 폭력적인 운동으로 번져나가고"라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사실 제가 그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서 처음으로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말씀드리는 것이다 보니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저 역시 엄마가 있는 사람이고 엄마가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에 놓여지고 차별적인 상황에서 살아가시는 모습을 바라봤었고"라며 "저는 막내아들로서 장남으로서 저 역시도 부당한 당연하지 않은 어떤 차별적인 사랑을 감당하면서 살았다고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그래서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아닐 수 있겠어요라고 말씀드렸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남성을 여성을 차별하는 존재, 여성은 피해자의 구도가 아니라 우리는 어쨌든 이 사회에서 공존해야 하고 이 세계에서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데 그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이제 조금씩 서로 이야기하고 다양한 여론을 통해서 생각을 조금씩 맞춰가고 있고 보다 좀 더 평화롭게 덜 공격적으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많이 떠들었던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