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수지 '양예원 사건 청원' 지지 "페미니즘 문제 아냐"(전문)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8.05.18 16:33 / 조회 : 4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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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수지 /사진=스타뉴스


유명 유튜버 양예원의 과거 성범죄 피해 사실 폭로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지지 의사를 나타냈던 가수 겸 배우 수지가 장문의 글을 통해 소신을 직접 드러냈다.

수지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수지는 앞서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합정 XXXX 불법 누드촬영' 청원에 동의하는 내용이 담긴 영상을 게재하고 청와대 청원을 지지한다고 표명한 바 있다.

수지는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장으로 작성한 글을 통해 "17일 새벽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라온 글을 봤고 어떤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던 여자 사람이 3년 전 일자리를 찾다가 원치 않는 촬영을 하게 됐고 성추행을 당했고 그 사진들이 음란 사이트에 유출돼 죽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용기 있는 고백이 기사 한 줄 나오지 않아 안타까웠다. 만약 이 글이 사실이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고 수사를 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바랐다"고 전했다.

수지는 "물론 이 사건이 수사 중이고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누구의 잘못을 논하기엔 양측의 입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아무 것도 안 나왔으며 어떤 부분이 부풀려졌고 어떤 부분이 삭제됐고 누구의 말이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 지 알 수가 없다"면서도 "그런 사진들이 유출되어버린 그 여자사람에게 만큼은 그 용기 있는 고백에라도 힘을 보태주고 싶었다. 몰카, 불법 사진유출에 대한 수사가 좀 더 강하게 이루어졌음 좋겠다는 청원이 있다는 댓글을 보고 사이트에 가서 동의했다. 이 사건을 많이들 알 수 있게 널리 퍼트려달라는, 그것 만큼은 작게나마 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수지는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주셨다. 맞다. 영향력을 알면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마땅히 한쪽으로 치우쳐 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둘 중 한 쪽은 이 일이 더 확산되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 둘 중 어느쪽이든 피해자는 있는 거니까"라며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좀 더 정확한 해결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렇게 지나가게는 두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지는 마지막으로 그분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른 끼어듦이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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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지 인스타그램


앞서 양예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장문 글과 해당 글을 읽는 자신의 동영상을 올리며 시선을 모았다. 양예원은 3년 전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 겪었다는 성추행과 협박 내용을 공개하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현재 이 청원 글은 수지의 지지가 알려진 이후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 수지 인스타그램 글 전문

5/17 새벽 4시 즈음 어쩌다 인스타그램 둘러보기에 올라온 글을 보게 됐다.

어떤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던 '여자 사람'이 3년 전 일자리를 찾다가 원치 않는 촬영을 하게 됐고 성추행을 당했고 나중에는 그 사진들이 음란 사이트에 유출되어 죽고 싶었다고.

정확히 어떤 촬영인지 완벽하게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고 했고 뭐도 모른 채 무턱대고 계약서에 사인을 해버렸는데 막상 촬영장을 가보니 자신이 생각한 정도의 수위가 아니었고 말이 달랐다는. 촬영장 사람들의 험악한 분위기에 공포감이 싫다는 말도, 도망도 치지 못했다는.

그 디테일한 글을 읽는 게 너무 힘든 동시에 이 충격적인 사건이 이 용기 있는 고백이 기사 한 줄 나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 새벽 당시에는)

만약 이 글이 사실이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고 수사를 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바랐다.

하지만 검색을 해도 이 사건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고 사실인지 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뭐지 싶었다. 인스타그램에 글이 한 두 개만 올라와 있었다.

새벽에 친구한테 이런 사건이 있는데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문자를 보내놓은 뒤 일단 잠에 들었다.

일어나 찾아보니 정말 다행히도 인터넷에는 이 사건들의 뉴스가 메인에 올라와 있었다. 실시간 검색에도.

이제 수사를 시작했다고 하니 다행이다 생각하며 어떻게든 이 사건이 잘 마무리가 되길 바랐다.

다른 일들을 하며 틈틈이 기사를 찾아봤는데 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아직 수사 중이다. 맞다. 아무 것도 나온 게 없다.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아직 누구의 잘못을 논하기엔 양측의 입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아무 것도 안 나왔으며 어떤 부분이 부풀려졌고 어떤 부분이 삭제됐고 누구의 말이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 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선뜻 새벽에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도 이때문이었다. 하지만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듯한 댓글들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아직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이 사건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건 아무곳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사진들이 유출되어버린 그 여자사람에게 만큼은 그 용기있는 고백에라도 힘을 보태주고싶었다. 몰카, 불법 사진유출에 대한 수사가 좀 더 강하게 이루어졌음 좋겠다는 청원이 있다는 댓글을 보고 사이트에 가서 동의했다. 이 사건을 많이들 알 수 있게 널리 퍼트려달라는, 그것 만큼은 작게나마 할 수 있었다.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주셨다. 맞다. 영향력을 알면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마땅히 한쪽으로 치우쳐 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둘 중한쪽은 이 일이 더 확산되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 둘 중 어느쪽이든 피해자는 있는거니까.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좀 더 정확한 해결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렇게 지나가게는 두고 싶지 않았다.

그분이 여자여서가 아니다.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끼어들었다' 휴머니즘에 대한 나의 섣부른 끼어듦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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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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