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나의 아저씨', 중독에서 헤어날 수 없는 마약같은 드라마!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05.18 14:55 / 조회 : 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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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tvN 수목 드라마 '나의 아저씨'가 드디어 종영을 했다. 마치 한 편의 휴먼 다큐멘터리를 보는 기분이었다. 가슴 따뜻한 훈훈한 이야기가 말이다. 때문에 '그 동안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란 자막이 나간 이후에도 여운으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대체 뭐 이런 드라마가 다 있나?, 싶다. 화려한 영상도 없고, 트렌디한 설정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날 수 없는 이 중독성의 정체는 대체 뭐란 말인가!

첫째, 모노톤의 어두움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화려하다. 순정 만화 속 주인공처럼 생긴 남녀 주인공이 패셔너블한 의상을 입고, 모델하우스 같은 집에 살며 멋진 자가용을 타고 다닌다. 이러한 설정이 무조건 재벌이나 부자임을 드러내는 건 아니다. 평범한 인물로 나와도 방송에서 비춰지는 주인공들은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어디 외모에만 국한된 것이랴! 주인공들을 둘러싼 상황 설정에서도 그렇다. 가령 남녀 주인공의 러브 스토리라면 시청자들이 그 감정에 동화되도록 설렘을 극적으로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아저씨'는 달랐다. 기존의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톤이었다. 주인공 아이유(이지안 역)는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거의 옷 한 벌로 견뎌냈다. 거의 교복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아저씨, 이선균(박동훈 역)은 달랐던가? 아니다. 그 역시 지하철에서 만나는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이었다. 영상은 또 어땠던가. 화면 또한 흑백 사진에 가까우리만치 어두웠다. 드라마인가, 다큐멘터리인가, 헷갈릴 정도로 말이다. 전체적으로 이러한 설정이 오히려 다른 드라마와 차별시키며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둘째, 심플함이 오히려 긴장감을 주었다.

대개의 드라마는 주인공의 러브라인을 중심으로 이들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다보면 복수, 사랑,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 등의 많은 이야기들로 가지치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의 아저씨'는 복잡한 사건도 없고, 복잡한 인물 관계도 없었다. 회사 대표의 음모로 곤란에 빠진 이선균과 대표에게서 그를 지켜내려는 아이유.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극의 전체 스토리 라인을 하나로 꿰고 있을 뿐이다. 물론 형제들과 조기 축구회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각자의 사연이 극중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런데 희한한 건 이들의 존재감이 컸다는 사실이다. 다른 드라마에서 사건이 없는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등장할 때 한눈 팔게 되는 것과 달리 이들이 등장하면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잠깐 등장해도 각자 캐릭터가 살았기 때문이요, 이선균과 아이유, 두 사람의 감정을 풀어내는 데에 힘을 실어주는 인물들이었기 때문이다.

셋째, 휴머니티가 감동을 만들어 냈다.

직업에 귀천도 없고, 사람들은 모두 평등한 존재라고들 한다. 하지만 실제 세상이 어디 그렇던가. 잘난 사람이 대접받고, 부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함부로 하며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지 않은가. 흔히들 말하는 밑바닥 인생, 그래서 참 힘들고 슬프다. 그런데 ‘나의 아저씨’는 평범한 사람, 별로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의 모습을 무조건 미화시킨 것은 아니다. 그저 담담하게 그렸을 뿐이다. 여기에 시청자들은 저절로 감정 이입이 되었다. 여기의 인물들의 삶이 곧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었으니까 말이다. 이선균과 아이유가 서로를 통해 치유되어 가는 동안 우리들 역시 고단한 현실에 위로를 받았다. '나의 아저씨'의 밑바당에 사람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이 묻어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건 시청자에게 전한 마지막 문구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여러분들은 모두 괜찮은 사람들입니다. 그것도 엄청. 편안함에 이르기까지 파이팅!"하고 말이다.

'나의 아저씨', 사람에 대해 깊은 울림을 전한 인생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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