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일흔 넘은 나이에 노래..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인터뷰 )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8.05.18 00:00 / 조회 : 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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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장희/사진제공=울릉천국


70년대 한국 포크음악 1세대이자 '쎄시봉'의 멤버 가수 이장희는 우연히 놀러 간 울릉도에 매료돼 그곳에 정착한다. 손수 연못을 만들고 밭을 간 그곳을 이장희는 '울릉천국'이라 불렀다. 힘들게 자신만의 천국을 완성한 이장희지만 이 땅을 기부했고, '울릉천국'에는 극장이 들어서게 된다. '울릉천국'에 음악이 더해지자 이장희는 이곳에서 제 2의 가수 인생을 살고 있다.

이장희는 지난 15일 지난 오후 5시 경상북도 울릉군 현포리 평리마을에 위차한 울릉천국 아트센터에서 개관 기념 세 번째 공연을 가졌다.

이장희를 만나러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서울에서 경상북도 울진에 위치한 후포항까지 약 5시간이 걸렸고, 그곳에서 배로 약 2시간 30분을 더 갔다. 울릉도에서도 차로 40분을 더 가야 이장희가 거주하는 '울릉천국'을 만날 수 있다.

공연에 앞서 기자들을 만난 이장희는 정신이 없어 보였다. 다시금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만큼 그를 찾는 사람도 많아진 것이다. 오전에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촬영했다는 그는 시간에 쫓기는 듯 보였다. 그러나 울릉도, 음악을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엔 미소만 가득했다. 이장희는 먼저 울릉도와 처음 만난 이야기를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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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울릉천국


"1996년도에 친구의 소개에 울릉도를 방문하게 됐죠. 당시 도동항으로 들어오는데 양쪽에 절벽이 있고 그 사이로 배가 들어가는데 이 첫 장면부터 영화 같았어요. 그리고 열흘 동안 도보로 구석구석 다니면서 이곳 매력에 빠졌죠. 이후 1997년에 이곳에 정착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왔는데 당시에 '복덕방'도 없고 참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농협에 가서 상황을 말하니 지금의 땅을 소개해줬고, 그렇게 이곳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이후 더덕 농사를 짓는 등 울릉도에 정착한 이장희다. 그가 울릉도에 정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언론사와 방송국에선 그의 인터뷰와 출연 요청을 하기 시작했다. 조용하게 살기 원했던 그는 출연 요청을 일체 거부하다 자기를 찾아온 MBC 관계자들의 마음에 흔들려 결국 '무릎팍도사'에 출연하게 됐다. 이후 자신이 만든 '울릉천국'에 공연장을 만들자는 도지사의 제안을 받은 그는 고민을 하다 수락했다. 이장희가 땅을 기부했고, 경상북도에서 극장을 지었다.

"울릉도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함을 표시하는데요. 사실 관객들은 다 똑같아요. 장소가 그리 중요하진 않다는 이야기죠. 물론 울릉도에 극장을 오픈하려다보니 다른 공연장에 비해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관객들의 열정은 어느 곳이나 똑같습니다. 8일에 첫 공연을 했는데 저는 정말 만족했어요. 50년을 함께 해온 음악친구들과 준비한 결과물을 무대 위에서 보여드릴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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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장희/사진제공=울릉천국


실제로 이날 진행된 공연에서는 울릉도에서 진행되는 공연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광적인 팬들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독도경비대 20명의 대원들도 함께했다. 50대 이상이 대부분인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부르고 춤을 추며 공연을 즐겼다.

"제가 40년 동안 음악을 잊고 살았었는데 울릉도에 공연장을 지으면서 다시 열정이 타올랐습니다. 공연을 위해 1년 6개월 정도 옛 친구들과 연습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음악을 좋아했구나'하고 알았죠. 울릉도에서 가진 지난 8일 첫 공연에는 이승철도 와서 축하해주고. 후배들도 여전히 저를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50년을 함께해온 음악 친구들과, 아름다운 울릉도에서, 거기다 70이 넘은 나이에 이렇게 노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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