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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회 칸 중간결산]집중 또 집중..'공작'의 미드나잇은 달랐다②

[★리포트]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5.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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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공작'의 주지훈, 윤종빈 감독, 이성민, 황정민이 레드카펫에소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공작'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이전과 달랐다.

영화 '공작'은 제71회 칸국제영화제 전반부를 대표하는 한국영화다.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공작'(감독 윤종빈)은 영화제 개막 3번째 날인 지난 10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가졌다. 윤종빈 감독과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이 레드카펫에 올랐다.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다. 황정민이 흑금성 역을, 이성민이 북한의 실세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 역을 맡았다. 주지훈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으로 분했다.

남북한 화해 국면에서 공개된 남북의 이야기, 그것도 남한에서 북한으로 간 스파이 이야기는 공개 전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다. '공작'의 칸 초청에도 이같은 정치적 상황과 그에 대한 칸의 관심이 반영됐을 것이란 추측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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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공작'의 주지훈, 이성민, 윤종빈 감독, 황정민이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공개된 '공작'은 더 흥미로웠다. 흔한 총소리 한 번 나지 않는, 액션 없는 첩보영화에 뤼미에르를 메운 2300명의 관객들은 숨을 죽였다. 장르영화 성격이 짙든 영화를 초청해 환호와 휘파람, 박수와 웃음소리가 이어지는 여느 미드나잇 스크리닝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고요히 영화에 집중하던 관객들은 영화의 마지막을 확인하고 나서야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외신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호의적이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스파이가 나오는 정치 스릴러'라고 표현하며 "뛰어난 영화 감독 윤종빈이 선사하는 이 화려한 한국 영화는 아시아 영화 특유의 스타일리시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로 가득 차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다소 복잡한 전반 30분은 해외 관객들에게 누가 누구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혼란을 줄 수 있지만, 캐릭터들이 끌고가는 흥미진진한 작품"이라고 평하며 황정민과 이성민의 열연에 특히 주목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제임스 본드의 007 이나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프랜차이즈의 화법은 아니지만 이 영리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스파이 스릴러는 장르 영화 팬들을 분명 불러모을 것"이라며 "윤종빈 감독은 액션 없이 이뤄지는 은밀한 공작을 미묘하고 능수능란하게 묘사하면서 서스펜스를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고 호평했다. 이어 "이 긴장감있고 세심한 스파이 스릴러에서, 말은 총알보다 더 강력한 타격을 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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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공작' 스틸컷


이들이 짚은 대로 한국의 정치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알기 힘든 복잡미묘한 상황이 배경으로 깔렸다. 하지만 남북한 정상이 손을 잡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야기하는 요즘, '공작'은 다분히 뜨거운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첩보 스릴러로 힘을 과시했다. 마켓에서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공개 이후 관심이 부쩍 늘었다"면서 "남과 북에 대한 관심, 전형적이지 않은 묘사, 각자 자신의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으로 더 어필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제목을 '흑금성'이라고 지으면 공공연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탓에 문제가 생길까 '공작'을 가제로 지어 작품을 준비해야 했을 만큼 조심스럽게 영화를 시작해야 했던 윤종빈 감독은 감회가 남달랐다. 윤 감독은 북핵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 영화를 촬영해 남북한 화해모드에 선보이는 것이 "신기하다"고 털어놨다. "다음엔 경쟁에서 부르겠다"는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의 말이 의례적으로 하는 말인 줄 알았다며 "다 가 봐야 한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윤종빈 감독은 "다만 이 영화를 남과 북이 대립하는 영화로 볼까봐 걱정이라며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려는 건 그와 다르다. 영화를 보면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공작'은 올 여름 한국에서 개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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