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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현장]女82인의 의미? 칸 레드카펫에서 '여성'을 외치다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5.13 10:31 / 조회 :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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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5일째인 12일 함께 레드카펫에 오른 82인의 여성 영화인들이 환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82명의 여성이 어깨동무를 하고 칸의 레드카펫에 오른 이유는?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5일째인 12일(현지시간) 오후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의 레드카펫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펼쳐졌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인 배우 케이트 블란쳇을 필두로 82명의 여성 영화인들이 레드카펫을 오르며 침묵의 행진을 벌인 것이다.

침묵시위와도 같았던 이날 레드카펫 행진에는 케이트 블란쳇을 비롯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레아 세이두 외에도 등이 함께했으며,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 셀마 헤이엑, 소피아 부텔라, 제인 폰다, 감독 패티 젠킨스(원더우먼) 등이 참여했다. 이밖에 감독, 촬영감독, 에이전트, 편집기사, 프로듀서와 배급자 등 영화계 전반의 여성 영화인들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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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5일째인 12일 82인의 여성 영화인들이 레드카펫 시위를 벌인 가운데 케이트 블란쳇이 연설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케이트 블란쳇이 연설에 나섰다. 그는 "이곳에 82명의 여성이 모였다. 이는 1946년 첫 칸영화제가 열린 이래 이 계단을 올랐던 여성 감독의 수"라며 "같은 기간 1688명의 남성 감독이 똑같은 계단을 올랐다"고 말했다.

당초 여성영화인 100인 행진으로 알려졌던 이 날의 행사에 82명이 참석한 이유가 따로 있었던 셈이다. 82명의 여성 영화인을 통해 71년 역사의 칸영화제가 경쟁부문에 초청한 전체 작품 중 남성 감독의 영화가 1688편인 반면 여성 감독의 작품은 82편에 불과했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케이트 블란쳇은 "이 세계적 명성의 영화제가 71년을 이어오는 동안 심사위원장을 맡은 여성은 12명이었다. 고귀한 황금종려상은 이름을 열거하기에도 벅찬 71명의 남성들에게 주어졌고, 단지 2명의 여성―마음은 우리와 함께인 제인 캠피온과 지금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아그네스 바르다만이 그 상을 받았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뉴질랜드 출신인 제인 캠피온은 1993년 '피아노'로 여성감독 최초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공동 수상이었다), 2번째 여성 수상자는 아직까지 탄생하지 않았다. 벨기에 출신 아그네스 바르다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자는 아니지만 2016년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케이트 블란쳇은 "이는 냉혹하며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성은 세계의 소수자가 아니지만, 현재 우리 산업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여성으로서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 각자의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오늘 우리는 진전을 향한 결단과 책무의 상징으로서 함께 이 계단에 섰다. 우리 모두는 영화 예술에 종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케이트 블란쳇은 모든 업계 여성과의 연대를 강조하면서 동일 노동-동일 임금, 현실세계를 반영한 다양성과 공평함이 확보된 작업환경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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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5일째인 12일 82인의 여성 영화인들이 레드카펫 시위를 벌인 가운데 케이트 블란쳇이 연설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마침 이날 행사는 쿠르드족 여성 전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걸즈 온 더 선'의 스크리닝에 앞서 진행돼 더 의미심장했다. 어깨동무를 한 여성 82명이 침묵으로 레드카펫을 행진하는 동안 뤼미에르 극장의 스크린을 통해 이를 지켜본 2300명의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는 후문이다.

올해의 칸국제영화제는 미투(#MeToo)로 할리우드는 물론 세계 영화게를 발칵 뒤집어 놓은 하비와인스타인 사태 이후 처음 열렸다. 하비 와인스타인이 그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칸영화제 또한 그가 저지른 4건의 성범죄가 벌어진 현장으로 밝혀지며 이미지 실추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에 올해 칸영화제는 쇄신을 다짐하며 성폭력 신고 핫라인을 개설하고 각 부문 심사위원 과반수 이상을 여성으로 배정하며 눈길을 모았다. 이날 여성 82인의 행진 또한 '여성'을 화두로 삼은 올해 칸 영화제의 변화를 상징하는 순간과도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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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roky@mtstarnews.com 트위터

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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