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번역가 '어벤져스: 인티니티 워' 오역에 대한 변명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04.29 12:33 / 조회 : 2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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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 내용은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자막 오역 논란이 뜨겁다. 개봉 이후 5일째 400만명이 관람할 만큼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보니 자막 오역에 대한 이야기도 들끓고 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3) 번역은 박지훈 작가가 맡았다. 그간 박지훈 작가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수어사이드 스쿼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등 주로 할리우드 대작들의 번역을 맡았다. 대작들에 관심이 많은 터라 박지훈 작가의 번역을 놓고 오역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어벤져스3'도 마찬가지. 개봉과 동시에 오역 논란이 크게 일었다. 한 네티즌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박지훈 번역가가 활동(번역)을 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퇴출 청원까지 올렸다.

가장 문제가 되는 두 부분은 막바지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사와 쿠키 영상의 닉 퓨리의 대사.

닥터 스트레인지의 "It's end game"이라는 대사를 박지훈 작가가 "가망이 없어"로 번역한 게 영화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It's end game"이라는 대사는 "최종단계야" 혹은 "마지막 단계야"라고 번역해야 '어벤져스4'에서 다음 단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것.

또 당초 "mother fxxxxx"라 욕을 하려던 닉 퓨리의 대사가 앞부분만 "어머니"라고 번역되면서 완전히 다른 늬앙스로 바뀌어 닉 퓨리가 효자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타뉴스는 여러 경로로 박지훈 작가의 '어벤져스3' 번역 과정과 의도 등을 확인했다.

통상 외화 번역은 영상과 스크립터가 주어지고 번역하는 경우와 스크립터만 주어지고 번역하는 경우가 있다. 대작 같은 경우 주요 장면은 블라인드 처리된 영상을 제공하고, 스크립터가 주어지는 경우도 있다. '어벤져스3'는 주요 장면은 블라인드된 영상이 주어지고 스크립터를 받아 번역이 이뤄졌다.

박지훈 작가는 오역 논란이 불거진 "It's end game"을 '어벤져스3'를 일단 마무리하고 '어벤져스4'에 대한 궁금증을 유도하기 위해 "가망이 없어"라고 번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색이 짙고 아이언맨은 살려야 했기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타노스에게 스톤을 넘겨준 상황을 그처럼 옮겼다는 것. 3편을 그렇게 마무리해야 4편에서 반전이 있을 경우 관심과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닉 퓨리의 대사는 번역 당시 어떤 가이드나 주석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대사가 새로운 캐릭터나 상황을 설명할 경우 번역가에게 가이드와 주석이 전해진다. 쿠키 영상 대사에는 그런 가이드가 없었다는 것. 박지훈 작가는 그 대사가 특정 캐릭터를 지칭하는 것인지, 욕설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어머니"로 번역을 하고 마블에서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있었다면 승인을 받지 못했을 터.

할리우드영화는 "F" 욕설을 쓸 경우 통상적으로 NC-17(17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을 받는다. 욕설과 관련해 등급 심의가 한국보다 엄격하다. 박지훈 작가는 여러 가지 상황을 염두에 두고 닉 퓨리의 "Mother"를 "어머니"라고 번역했다는 후문이다.

박지훈 작가는 과거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를 번역했다. 당시 대사 하나 하나를 박찬욱 감독과 상의하고 컴펌을 받아서 작업했다. 하지만 '스토커' 개봉 당시에도 박지훈 작가는 박찬욱 감독의 의도를 살리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번역가는 모든 대사를 짧은 자막으로 옮길 수 없기에 의역을 하기 마련이다. 상황을 고려하고 앞뒤 문맥을 맞춘다. '어벤져스3'에는 1800개 가량의 대사가 등장한다. 각각의 대사는 박지훈 작가가 의도와 이유를 담아 번역한 것이다.

건전한 비판과 매도는 다른 법이다. 국민청원까지 할 만큼, 잔인한 매도가 씁쓸해서 대신 변명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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