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선두' LG 정찬헌이 말하는 '분유 버프'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8.04.26 06:00 / 조회 : 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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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짓는 정찬헌 /사진=스타뉴스


'분유버프'는 갓 아빠가 된 사람이 분윳값을 벌기 위해 평소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현상을 재밌게 표현하는 합성어다. 버프(buff)는 본래 게임 용어로 캐릭터의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향상시키는 효과를 뜻하는데 네티즌들이 분유와 합성한 것.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정찬헌도 최근 활약이 전부 아내와 아이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정찬헌은 25일 잠실 넥센전에 구원 등판,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2-1 승리를 지켰다. 시즌 8번째 세이브를 달성하며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동시에 한 시즌 세이브 기록도 경신했다(종전 7세이브). 경기 후 정찬헌은 아내의 응원에 가장 큰 힘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찬헌은 "벌써 프로 11년차다. 그동안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너무 컸다. 못 던지고 나면 집에 가서 인상을 쓰고 있었다. 어느 날 아내가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나를 항상 믿고 지켜주고 응원해주는 아내가 눈치가 보인다고 하니 정말 미안했다.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됐다"고 돌아봤다.

아이는 이제 돌이 지났다. 아내와 아기만은 자기 편이라는 마음이 드니 자신감도 더 생긴다고 한다. 정찬헌은 "가족만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하다. 솔직히 9회에 올라가면 그 어떤 투수도 부담이 안 될 수가 없다. 그래도 가족만큼은 나를 응원해준다고 생각하니 편안해졌다. 그래서 올해는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부담 없이 해보자, 보직 무관하게 잘하든 못하든 야구장에서 즐겨보자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찬헌은 15경기 15⅔이닝 2승 1패 8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정찬헌을 붙박이 마무리로 고정했다. 이 또한 결정적이었다. 정찬헌은 "넥센전, SK전 블론세이브 했을 때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도 감독님이 오셔서 '니가 마무리다, 마무리는 마무리답게 던져라'고 하셨다. 나는 9회에 올라가는 투수라는 게 자연스럽게 몸에 배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준비도 더 잘할 수 있게 됐다. 상황을 예측하고 미리 컨디션을 맞춘다. 좋은 방향을 스스로 계속 연구하고 찾는다"고 설명했다.


순위나 수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스스로를 '초짜' 마무리라며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정찬헌은 "블론도 할 수 있고 또 안 좋아 질 수도 있다. 나가서 점수 주고 싶은 사람은 없다. 나도 나갈 때마다 주자 내보낸다는 걸 안다.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경기 일부라 생각하고 이겨내 보겠다. 팀이 원할 때 건강하게 던져주는 투수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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