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인피니티 워', 마블 10년의 충격 클라이막스

[리뷰]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4.25 07:00 / 조회 : 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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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스틸컷


마블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를 두고 마블 10주년의 클라이막스라고 했다. 그의 설명은 적확하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충격에 충격을 거듭하는 클라이막스다. 마블의 지난 10년을 집대성한 히어로의 성찬이 펼쳐진다. 숨을 멎게 하는 클라이막스, 딱 거기서 멈춘다.

시작은 지난해 개봉한 '토르:라그나로크'의 엔딩이다. 아스가르드 백성 전체를 우주선에 태우고 종말이 닥친 고향별을 떠난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와 헐크(마크 러팔로) 일행 앞에 들이닥친 타노스의 거대 함선은 비극의 예고편이다.

우주의 균형을 위해서는 그 절반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믿는 타노스(조슈 브롤린)는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을 모아 전지전능한 힘을 얻으려 한다. 토르의 우주선을 습격해 로키가 챙겼던 테서랙트(스페이스 스톤)를 얻은 타노스는 나머지 인피니트 스톤을 찾아오라며 부하들을 지구로 보낸다.

구사일생 목숨을 부지하고 지구로 보내진 '헐크' 브루스 배너는 어벤져스들에게 타노스의 위협을 알린다. 지구엔 비전(폴 베타니)의 이마에 박힌 마인드스톤,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타임스톤 등 2개의 인피니티 스톤이 있는 상태. 타임스톤의 수호자 닥터 스트레인지는 아예 스톤을 파괴하자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곧 들이닥친 타노스의 부하에게 붙잡히고 만다.

한편 우주에선 아스가르드 우주선의 구조신호를 발견한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멤버들이 겨우 숨이 붙어있던 토르를 발견한다. 타노스의 만행을 알린 토르는 새로운 무기를 구하러 떠나고, 가오갤 멤버들 또한 두 편으로 갈라져 타노스를 저지하러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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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벤져스:인피니티 워' 포스터


'어벤져스'(2012)에서 첫 등장한 이래 8년 만에 드디어 전면에 나선 타노스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명실상부한 주인공이다. 우주의 절반을 파괴하겠다는 신념에 사로잡힌 그는 압도적인 힘과 카리스마, 애틋한 드라마까지 품은 절대자. 영화의 중심에서 서사를 이끄는 것도 타노스다. 겉멋뿐인 용두사미거나, 존재감이 미미하거나, 뒷심이 달리거나 하던 히어로물 속 무(無) 매력 시시한 빌런들에 대한 아쉬움을 한 방에 날린다.

감당 못할 적을 상대하려니 히어로들은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마블은 그 어려운 걸 또 또 또 해낸다. 히어로들의 '어벤져스' 연합이 3번째에 이르니 우주적 스케일이 됐다. 지구의 어벤져스와 새로 나온 능력자들, 우주를 떠돌던 방랑자들을 매끄럽게 하나로 꿰는 마블의 솜씨는 경지에 올랐다. 리드미컬하게 지난 10년의 MCU를 자연스레 관통하면서도 긴장감과 유머를 놓치지 않는다. 비장미마저 그득하다.

입 떡 벌어지는 히어로들의 성찬, 쉴 틈 없는 액션의 릴레이, 압도적인 스케일은 기대한 대로다. 149분의 러닝타임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폭풍 전개가 이어진다. 다만 타노스와 그 부하는 물론 개성과 능력치가 제각각인 23명의 히어로들이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며 인피니티 스톤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중반부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늘어진 분위기를 한 방에 정리하는 건 거듭되는 파격 전개다. 이제껏 나온 18편의 MCU를 아무리 돌이키고 '인피니티 워' 트레일러를 수십번 곱씹어도 짐작하기 힘든 충격적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후반부엔 그 강도와 속도가 배가된다. 마블은 팬들의 쉬운 예상과 기대를 모조리 넘어서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 그 충격을 제대로 맛보려면 스포일러는 가능한 피하는 게 상책이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클라이막스 자체다. 10년 마블 히어로 역사의 집대성이자 이를 한순간에 흔드는 승부수다. 숨막히는 순간에 관객을 잡아놓고 속절없이 끝을 맺는다. 결론은 없다. 경악을 넘어 맥이 풀린다. 클라이막스를 진정 마무리할 결론은 내년 개봉하는 '어벤져스4'에나 담길 것이다.

이놈의 마블은 10년째 이랬다. 다 알면서 10년을 봤다. 이미 그 조련에 익숙해졌다면 1년을 기다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p.s. 쿠키영상은 1개. 어마어마한 엔딩 크레디트가 전부 올라간 다음 등장한다. 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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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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