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대폭발' 로맥의 진화와 불안요소, 그리고 SK의 관리법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입력 : 2018.04.24 13:57 / 조회 : 2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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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2018 KBO리그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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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로맥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SK 와이번스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33)이 놀랍게 진화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연함이 로맥을 괴물타자로 성장시켰다. 물론 바뀐 타격폼은 불안 요소도 내재하고 있다. SK 힐만 감독의 관리법에도 눈길이 간다.

로맥은 24일 현재 타율 0.384, 출루율 0.485, 장타율 0.814, OPS(출루율+장타율) 1.299, 11홈런 29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타점, 장타율, 출루율, OPS 부문 선두다. 지난해보다 방망이를 짧게 잡으면서 오른쪽 팔꿈치를 들어 올린 게 포인트다.

로맥은 지난해까지 오른손을 노브에 걸칠 정도로 방망이를 최대한 길게 잡았다. 올해부터는 다른 타자들처럼 노브 바로 위를 잡으면서 대신 오른쪽 팔꿈치를 더 높였다.

먼저 방망이를 길게 잡으면 파워가 늘어난다. 타자가 주는 힘에 원심력까지 더해진다. 손목도 더욱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로맥은 방망이 잡는 위치를 바꾸면서 발생한 파워의 손해를 팔꿈치를 들어 메꿨다. 팔꿈치를 들면 역시 파워가 늘어나지만 여러 단점이 따라온다. 스윙이 커지면서 타이밍이 늦어진다. 로맥은 대신 팔꿈치를 옆구리가 아니라 가슴 앞쪽으로 붙이면서 스윙이 퍼지는 걸 방지했다.

결과적으로 파워는 유지하면서 스윙은 더 간결해진 셈이다. 공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로맥은 노려 치는 타자가 아니다. 빠른 공을 기본으로 두고 변화구가 오면 대응하는 유형이다. 스윙이 짧아지다 빠른 공은 더 잘 치고 유인구는 참아낸다.

완벽한 타격폼이지만 체력소모는 크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난감하다. 헛스윙 비율이 급증할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본인이 타이밍이 맞았다 싶어도 늦는 경우가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히팅 포인드를 더 앞으로 끌어온다. 포인트가 앞으로 쏠리면 변화구에 더 잘 속게 된다.

체력이 좋을 땐 어떤 공도 받아 칠 수 있다. 포수 입장에서 여간 껄끄러운 타자가 아니다. 지치는 시점이 온다면 포인트가 앞으로 오면서 크게 고전할 수밖에 없다.

힐만 감독은 22일 일요일 경기에 로맥을 쉬게 했다. 마이너리그 식 운영 방법이다. 휴식일 전날 경기에 백업 선수들을 대거 투입한다. 자연스럽게 이틀 휴식이다. 힐만 감독이 미리미리 체력을 안배 해주고 있는 것이다.

로맥은 홈런 욕심만 버리면 수위타자도 가능할 정도로 영리한 타자다. 한 방을 노려야 할 타석인지, 타점이 중요한지, 출루가 필요한지 생각을 확실히 하고 들어온다. 정경배 타격코치와 꾸준히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데에 거부감도 없다. SK가 제 2의 테임즈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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