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X유아인X스티븐연 '버닝' 베일벗다..#칸 #청춘 #미스터리(종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4.24 12:32 / 조회 : 3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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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의 스티븐 연, 전종서, 유아인, 이창동 감독 / 사진=김휘선 기자


제 71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베일을 벗었다.

24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창동 감독과 주연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가 참석한 가운데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버닝'의 면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화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2010년 '시' 이후 8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이창동 감독은 "영화 개봉하기 직전에는 항상 기대와 긴장을 함께 한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창동 감독은 "특히 '버닝'은 다른 방식으로 관객에게 말을 거는 영화라고나 할까. 그래서 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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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 / 사진=김휘선 기자


함께 한 세 배우가 약속이나 한 듯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두고 "알 수 없다" "미스터리하다"고 입을 모은 가운데 이창동 감독 또한 '버닝'은 어떤 영화냐는 질문에 "미스터리한 영화죠"라고 답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창동 감독은 "농담만은 아니다.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카테고리를 만들 수 있겠지만 그것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또는 이야기에 대한, 또는 영화 그 자체에 대한 미스터리로 확장할 수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또 영화 그 자체가 미스터리라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동 감독은 또 "'버닝'은 특히 젊은 청춘에 대한 영화였다. 감독이 통제하고 현장을 지배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기를 바랐다. 가능하면 영화가 어떤 의지와 목표와 개입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화 자체가 스스로 만들어지는, 우리가 그것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느낌을 갖길 원했다. 모두가 발언하고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고 모든 요소가 살아있는 현장이 되길 원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도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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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연과 유아인 / 사진=김휘선 기자


종수 역을 맡아 이창동 감독과 함께 한 유아인은 "제 주제에 뭘 선택해요. 불러주시면 가야죠. 감독님께서 만남을 제안하셨고, 트리트먼트나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감독님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아인은 "시나리오가 나온 뒤에 더욱, 작업하면서는 더더욱 내가 이래서 하고 싶었구나 했다. 자기합리화일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작품이니까 더 반갑게 달갑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유아인은 "이창동이라는 이름 안에 너무 많은 것들이 있다. 그것이 바로 전에 보여주셨던 작품들이다. 어린 나이부터 작품들을 봐 왔는데 아무래도 그 작품들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공개된 제작기 영상을 통해 "(이창동 감독과의 작업을) 데뷔 이후 10년 이상 기다려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꿈이 이뤄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과거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이창동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던 스티븐 연은 미스터리로 가득한 남자 벤 역을 맡았다. 그는 "저도 똑같이 이창동 감독이 부르시면 가야 한다.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같이 일하는 것은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스티븐 연은 "꿈에도 이창동 감독님과 함께 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행운이었다. 베리 럭키"라고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대답을 이어가며 "봉준호 감독님이 전화해서 '이창동 감독님이 부르신다 전화해주라'고 해서 얼른 대답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스티븐 연은 "모든 게 운명처럼 요술처럼 맞아떨어졌다. '비정상회담'에서 한 말이 이뤄졌다. 감독님과 영화와 배우와 느낀 커넥션이 운명처럼 맞아들어 제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말한 대로 이뤄진 셈인데 그럼 다음에 함께하고 싶은 감독을 말해보라'는 사회자 박경림의 주문에 "스티븐 스필버그"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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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 / 사진=김휘선 기자


여주인공 해미 역에 발탁된 신예 전종서는 "너무 배운 게 많았다. 선택을 받은 입장이니까 저도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창동 감독은 오디션 과정에 대해 "시나리오에 해미가 있지만 배우가 와서 해미가 되는 거니까, 해미를 찾는 심정으로 배우들을 찾았다"며 "전종서씨를 본 순간 이 사람은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던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용모로서나 감성으로나 내면에 있어서나. 그리고 해미라는 인물이 그러하듯이 전종서씨도 속을 알 수 없는 모습이 저에게 보였다. 그런 점에서 이 사람밖에 없다는 강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전종서씨를 처음 만나면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칭찬하며 "요즘에는 웬만하면 10대부터 화보도 촬영하고 광고도 찍는데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하다가 전혀 경험이 없는 채로 원석인 채로 있다가 내 앞에 나왔을까 할 정도로 뛰어난 잠재력을 가질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버닝'은 다음 달 8일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을 앞둔 제7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또한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번 작품으로 유아인은 생애 첫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되며 스티븐연은 지난해 '옥자'에 이어 2년 연속 칸에 가게 됐다. 전종서 또한 데뷔작으로 칸에 직행하는 행운을 얻었다.

무려 5번째로 칸영화제를 찾게 된 이창동 감독은 "칸영화제가 우리 영화를 알리고 평가받는 데 가장 효과적인 자리라고 말할 수 있다. 또 우리 세 명의 배우들이 그들의 연기를 가지고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고 또 평가받는 가장 좋은 기회이자 경험일 것이다. 그렇기에 저도 기쁘게 생각한다"고 담담히 밝혔다.

스티븐연은 "무척 흥분됐다. 지난해 '옥자'에 이어 다시 칸에 가지만 이번이 더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사람들이 많이 보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 이 영화가 더 많은 이들에게 소개될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 기회를 이창동 감독과 함께한다는 것이 특히 영광스럽다. 더 기대가 된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유아인은 "모르겠다. 전 안 가봐서"라고 눙치며 "감독님은 많이 가보셨고 스티븐은 작년에 갔으니 대단하다 한다"고 답을 시작했다. 그는 "그보다도 독특한 영화인데 이런 독특한 영화가 알려지고 다양한 평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굉장히 기뻤다"고 밝혔다.

전종서는 "정말 가고 싶었던 나라다. 영화를 통해 가게 돼 정말 좋다. 나중에 기억이 많이 날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 '버닝'의 전모는 칸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될 예정. 영화는 칸영화제 폐막 즈음인 오는 5월 17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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