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KBO, '사인 훔치기' LG에 '제재금 2천만원' 징계.. 류중일 1천만원

양상문 단장 '엄중 경고', 류중일 감독 1천만원, 한혁수·유지현 코치 각 100만원 제재금 부과

야구회관=김우종 기자 / 입력 : 2018.04.20 16:11
  • 글자크기조절
image
최원현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20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상벌위원회에서 상벌위원들과 LG 트윈스의 '사인 훔치기'에 관한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사인 훔치기' 논란을 일으킨 LG 트윈스 구단에 제재금 2천만원 징계를 내렸다.


KBO는 19일 오후 2시 서울 도곡동 KBO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지난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상대팀의 구종별 사인이 적힌 종이를 더그아웃 옆 통로에 게시해 논란이 된 LG 트윈스 구단에 대해 심의했다.

심의 결과, KBO는 LG 트윈스 구단에 대해 제재금 2천만원 징계를 내렸다. 이어 양상문 단장에게도 책임을 물어 엄중 경고했다.

또 해당 사안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나 경기장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관리에 책임이 있는 류중일 감독에게 제재금 1천만원, 1,3루 주루코치(한혁수,유지현)에 각각 제재금 1백만원을 부과했다.


KBO는 "상벌위원회는 LG가 사과문과 소명 자료를 통해 해당 사안이 타자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으며 전력분석팀의 독단적인 행동이었다고 설명했으나, 이는 구단이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반적이지 않은 행위로 리그 전체의 품위와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판단해 인지 여부를 떠나 구단뿐만 아니라 현장 관리자의 책임을 물어 단장, 감독, 코치에게도 이와 같이 제재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단의 '사인 훔치기'와 관련해 상벌위가 열린 건 KBO 리그 37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LG는 지난 18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과 선수단 통로 사이 벽에 KIA 배터리의 사인이 적힌 A4 용지를 붙여놓았다.

이어 해당 사진이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된 이후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사진에는 우타자 기준, 몸쪽과 바깥쪽,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포크볼에 따른 상대 배터리의 사인이 적혀 있었다.

상대 팀 배터리의 사인을 경기 전 전력 분석 후 선수들끼리 공유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이렇게 A4 용지로 상대 배터리의 사인을 분석해 출력한 뒤 복도에 게재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image
지난 18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LG 트윈스의 경기. LG 선수단 출입 복도 벽에 KIA 투수들의 구종별 사인이 적혀 있는 종이가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2018 KBO 리그 규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에 따르면 '벤치 내부, 베이스 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논란이 커지자 LG는 18일 경기 후 "전력 분석 팀에서 주자가 도루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향후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KBO는 사건 다음날인 19일 이번 사안을 매우 중대하게 보고 LG 트윈스 구단에 경위서를 요청했다. 그리고 LG가 직접 소명할 수 있도록 구단 관계자를 상벌위에 참석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19일 오후에는 경기를 앞두고 신문범 대표이사 명의로 LG 구단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문범 대표이사는 "사인 이슈와 관련해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본 건으로 야구팬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릴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이었음을 통감한다. LG 트윈스는 향후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반성하고 KBO 리그가 지향하는 '클린 베이스볼' 정착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사과했다.

현장 책임자인 류중일 감독도 19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섰다. 류 감독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태가 일어났다. 현장 책임자로서 관리 감독에 소홀했다. 야구 팬 및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도 류 감독은 "사인을 훔쳐 타자에게 알려줬다면 비겁한 행위지만 그런 건 결코 없었다. 변화구 타이밍을 노려 주루 플레이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었는데 이 또한 명백히 잘못됐다. 앞으로 그와 비슷한 자료들은 절대 못 붙이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KBO는 결국 전례가 없었던 사인 훔치기에 대해 페어플레이 정신을 훼손하고 리그 자체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 구단에 제재금을 부과했다.

KBO는 "향후 스포츠의 기본인 공정성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훼손하고 리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 더욱 엄격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image
LG 트윈스 선수단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