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키디비, 힘들겠지만 이제는 공판 출석해야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8.04.20 08:00 / 조회 :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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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브랜뉴뮤직


모욕 혐의로 래퍼 블랙넛(29, 김대웅)을 고소한 여성 래퍼 키디비(28, 김보미)가 2차 공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는 키디비다. 법정에서 블랙넛을 바라보고 질문에 대답하는 상황은 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상황이 명백하더라도 침묵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이제는 나설 차례다.


키디비는 지난 2017년 6월 2일 블랙넛을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모욕죄 등을 적용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서울 방배경찰서는 블랙넛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역시 블랙넛을 모욕 혐의로 불구속 기소, 재판에 넘겼다.

당시 블랙넛은 저스트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 '우리 효과' 수록곡 '투 리얼'(Too Real) 등의 가사를 통해 키디비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혐의를 받았다.

키디비는 1차 고소 이후 지난해 11월에도 블랙넛을 모욕죄 등의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후 키디비와 블랙넛은 각각 조사도 받은 상태다.

이에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5단독은 지난 19일 블랙넛의 모욕 혐의 두 번째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블랙넛은 변호인과 함께 참석했다. 키디비는 공판을 앞두고 불출석사유서를 제출,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공판의 키워드는 키디비의 참석 여부였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1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향후 증거 심리를 효율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며 키디비를 증인 신청했다. 그러나 키디비는 재판을 앞두고 불출석사유서를 제출, 이날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블랙넛 측은 지난 공판과 마찬가지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키디비를 향한 가사를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SNS에 사진을 올린 것은 맞으나 모든 것은 키디비를 모욕하려고 한 의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블랙넛 측 변호인은 키디비의 진술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랙넛 측 변호인은 "문제가 되는 가사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그렇게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키디비에게) 물어보고 싶다. 고소인이 모욕했다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고소인의 진술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재판부 역시 키디비 측 변호인에게 다음 공판에는 꼭 참석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키디비 측 변호인은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너무 힘들어한다. 언제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을지 확답을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블랙넛의 가사와 퍼포먼스, 그리고 사과한다며 올린 SNS까지 모든 정황이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했다는 의견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는 상황이다. 힙합 '디스' 문화로 해석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고 해도 힘들다며 침묵하는 것과 피해자가 직접 이야기를 하는 것과는 무개는 다르다. 공판이 장기화 된다면 피로가 누적되는 것은 자신이다. 법정에서 피고인과 그의 변호인을 바라보며 다시 상처가 된 이야기를 꺼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자신에게 2차 피해까지 될 수 있다. 모욕이 되는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블랙넛 측에게 자신의 의사를 이제는 전달해야 한다.

여기에 재판부가 다음 공판부터는 꼭 참석하라고 당부까지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출석이 계속된다면 과태료는 물론, 구인장까지 발부될 수 있다. 피의자를 마주보며 아픈 기억을 꺼내야 하는 상황이 힘들겠지만, 이제는 키디비가 자신의 의견을 밝힐 차례다. 더 큰 상처를 막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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