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문경은 감독 "내 마음 속에 MVP는 최원혁이죠"

잠실학생체=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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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이후 그물 커팅을 하고 있는 최원혁. /사진=KBL 제공





"MVP는 화이트죠. 진짜 고마워요. 그런데, 마음 속에 MVP는 (최)원혁입니다."


서울 SK 나이츠가 원주 DB 프로미를 잡고 무려 1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품었다. 시리즈 MVP는 테리코 화이트(28·192.5cm)였다. 하지만 문경은 감독은 최원혁(26·183cm)을 꼽았다. 핵심은 수비였다.

SK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DB전에서 80-77의 승리를 따냈다. DB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와 입을 맞췄다.

이 승리로 SK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하며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첫 2패 이후 내리 4연승이다. KBL 역사상 처음이다. 그리고 SK는 1999-2000시즌 이후 18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품은 우승인 셈이다.


챔프전 MVP는 화이트의 몫이었다. 화이트는 챔프전 6경기에 전부 나섰고, 평균 35분56초를 뛰며 25.0점 5.3리바운드 7.5어시스트 1.2스틸의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4강 플레이오프(평균 30분23초 21.3점 6.0리바운드 3.8어시스트 0.8스틸)보다 더 빼어난 모습이었다. 이에 화이트는 95표 가운데 64표를 받으며 MVP에 선정됐다.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리고 '숨은 MVP'도 있었다. 최원혁이다. 최원혁은 이번 시리즈에서 수비로 일을 냈다. 무려 DB의 '에이스'인 디온테 버튼(26·192.6cm)를 제어했다.

수치가 보여준다. 버튼은 1차전에서 38점, 2차전에서 39점을 퍼부었다. SK가 진 것이 버튼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차전부터는 상황이 달랐다. 최원혁이 짧은 시간이지만, 코트에 있을 때 버튼을 전담마크했다. 이에 버튼은 3차전에서 25점에 그쳤다. 4차전은 20점까지 떨어졌다.

5차전에서 28점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20점대였다. 문경은 감독이 "버튼의 득점을 20점대로 묶겠다"라고 말한 그대로 된 것이다. 최원혁이 있어 가능했다.

6차전도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력했다. 최원혁은 챔프전 들어 가장 많은 13분59초를 뛰었고, 버튼의 득점도 시리즈 최소인 14점에 머물렀다. 오롯이 최원혁 혼자 버튼을 막은 것은 아니지만, 최원혁의 수비가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문경은 감독은 우승 이후 열린 축승회에서 "2차전까지 진 이후, 숙소에서 스태프와 술을 마시다가 원혁이를 불렀다. 원혁이가 '제가 버튼을 막지는 못해도 괴롭힐 수는 있습니다'고 하더라. 당찼다"라고 짚었다.

더불어 문경은 감독은 "MVP는 화이트다. 화이트가 없었으면 우승 못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를 잘해줬다. 외국인 선수들 그렇게 잘 안 한다. 화이트는 했다. 너무 고마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음 속에 MVP는 원혁이다. 진짜 원혁이가 수비를 잘해줬다. 원혁이 혼자 한 것은 아니다. 원혁이 혼자 버튼을 어떻게 다 막겠나. 그래도 원혁이가 버튼의 동선 제어를 잘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최원혁을 불러 옆에 앉혔고 "어휴 진짜 얘 때문에"라며 웃었다. 최원혁도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함께 웃었다.

최원혁은 '믿고 쓰는 가드'라고 불리는 한양대 출신 가드다. 한양대 시절 '육상 농구'의 최선봉에 섰던 자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스피드를 갖췄고, 근성이 있다.

프로에 와서도 수치상 아주 빼어난 기록은 아니지만, 문경은 감독이 중용하는 중이다. 수치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그랬다. DB의 핵심 중의 핵심인 버튼 제어에 성공했고, 이는 SK의 역전 우승으로 돌아왔다. 문경은 감독이 MVP로 꼽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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