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할머니도 따라간 긴머리..모델 윤다로의 묘한 매력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8.04.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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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윤다로 /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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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모델이라고 하기에는 작은 키 182cm. 하지만 분위기가 있었다. 찰랑거리는 긴 머리에 중성적인 마스크, 여리한 몸매에서 나오는 분위기는 묘한 매력을 은은하게 풍긴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받은 주변의 권유와 일에 대한 욕심 때문에 그는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모델에 도전하게 됐다. 그리고 2018년 F/W 헤라 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한 모델 윤다로(26)는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8개 쇼 런웨이에 서며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앞으로도 오롯이 윤다로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에게선 아티스트의 향기마저도 느껴졌다.

지난달 30일에 만난 윤다로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카메라 앞에 서서 포즈를 취하는 그의 모습에선 더욱 그랬다. 그러나 인터뷰에 돌입하자 그는 '다나까' 말투를 쓰는 등 긴장을 숨기지 못했다. 실제로 만나면 남자 중에 남자같은 성격일 줄 알았던 기자의 예상이 보기 좋게 깨졌다. 생각해보면 첫 인터뷰에 동영상까지 촬영하는 환경이니 그럴 만도 했겠다. 그는 조심스럽게 자기소개를 먼저 했다.

"안녕하세요. 신인모델 윤다로라고 합니다. 이번 패션위크 장광효 선생님 쇼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하게 됐어요. 원래는 디자이너로 일을 하다가 모델로 전향하게 됐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사전조사를 했지만 인터넷에는 그의 SNS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었다. 그만큼 갓 데뷔한 신인이다. 2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된 윤다로. 그는 원래 디자이너로 일했었고,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며 모델 제의를 계속 받게 되자 직업을 바꾸게 됐다.

"학교에서도 패션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예전부터 취미로 옷을 만들다 디자인일까지 하게 됐죠. 디자이너 밑에서 일을 했었고, 웨딩드레스 제단 일도 1년 정도 했어요. 개인 브랜드도 했었지만 잘 안됐죠. 이렇게 디자인 쪽 일을 계속 했었는데 사실 예전부터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면서 모델로 저를 찾아주신 분들이 계속 있었어요. 솔직히 하고 싶었죠. 모델도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는걸요. 그러나 모델에 도전하더라도 지금 하고 있는 디자이너 일을 완벽하게 정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갑자기 그만두는 것은 예의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지금 소속사랑 처음 이야기하고 모델로 서기까지 4개월이 걸렸어요. 그동안 디자이너 일을 다 정리했죠. 제 이미지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윤다로는 디자이너와 모델 모두 자신이 즐겁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디자이너로 일할 때 힘든 일도 많았지만, 결국 자신이 재밌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고, 늦은 나이에 새로 시작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인 브랜드를 할 때 정말 힘들었죠. 잘 안됐거든요. 또 일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고. 그런데 모든 사람이 힘들고 그렇잖아요. 디자이너도, 모델도 다 제가 좋아서 즐거우니까 하는 겁니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다는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무섭지는 않아요. 멋진 선배님들처럼 빨리 성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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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모델로서 처음으로 런웨이에 섰을 때 그 기분은 어땠을까. 그는 송지오옴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하나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번 패션위크에서만 8개 쇼에 섰어요. 과거에 잡지와 했던 작업물을 보고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요. 너무 감사하죠. 특히 송지오옴므 선생님의 쇼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과거 디자이너 때 이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결국 떨어졌거든요. 그런데 모델로 서게 되니까 기분이 남달라요. 이후 에프터파티에서 선생님이 저를 보시고 '처음 배정남을 봤을 때 그 느낌'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행복했죠. 그리고 실망하시지 않게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패션위크에서 신인으로선 이례적으로 8개 쇼에 서며 데뷔한 윤다로. 반응이 피부로 느껴지냐는 질문에 그는 쑥스럽게 웃으며 "사진은 많이 찍혔는데 모든 상황이 처음이다 보니 판단이 서질 않는다"고 말했다.

"패션위크에 가면 먼저 스트릿패션 사진을 많이 찍거든요. 많이 찍어주셨어요. 첫날에 빨간색 옷을 입었는데 좀 강렬했었나 봐요. 해외 패션 메거진에도 제 사진이 올라오더라고요. 사실 이런 것에 조금 무딘 편이고 해서 잘 찾아보질 않아요. 주변 사람들이 알려줘서 알게 됐죠. 회사 분들 말에 의하면 패션위크 이후 일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하는데. 하하. 사실 잘 모르겠어요."

윤다로를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긴머리다. 군대에서 전역 후 지금까지 약 4년을 길렀다는 그는 여기서 오는 중성적인 매력이 자신의 장기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기서 오는 오해가 많다며 에피소드를 풀어놨다.

"예전에 지하철에서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뛰어갔는데 할머니가 저를 따라 남자화장실에 따라온 적이 있어요. 술집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흠칫 놀라는 반응은 이제 익숙해요. 아 재밌는 일 있어요. 한번은 클럽에서 어떤 남자가 여자인 줄 알고 접근했다가 놀란 적이 있네요. 지금 소속사도 처음에 제가 여자인 줄 알고 접촉했다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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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인터뷰에 동석한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처음 윤다로를 봤을 때 여자인 줄 알았고, 그 이미지가 너무 좋아 접촉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조금 더 조사를 해보니 남자였고, 그 매력이 더욱 마음에 들어 모델을 제안했다.

윤다로는 모델로서 꼭 서고 싶은 무대로 요지야마모토의 쇼를 꼽았다. 아방가르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요지야마모토가 현직에 있을 때 꼭 무대에 서고 싶다며 말했다.

지금도 옷을 만들고 있다는 그는 디자이너로서의 꿈도 버리지 않았다. 윤다로는 "모델은 물론 옷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 두 가지를 오랫동안 같이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밝혔다.

그의 SNS를 보면 여자친구를 향한 애정이 그대로 묻어난다. 여자친구 또한 모델이라고 밝히며 무뚝뚝하게 소개하는 윤다로지만 말에선 여자친구를 향한 사랑이 느껴졌다.

"여자친구도 모델입니다. 솔직히 여자친구와 놀다가 만났어요. 하하. 그런데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너무 사랑스럽고 매력이 넘쳐요. 그 친구도 과거에 승강기 설계일을 하는 등 범상치 않거든요. 1년 조금 안되게 만났어요. 정말 매력 넘치는 친구죠."

정식으로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진지 6개월도 안된 윤다로다. 끝으로 그는 패션업계 종사자들과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인사말을 남겼다.

"모델 윤다로입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열심히 하며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더욱 노력하고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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