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우만기' 김명민이 만들어낸 1인2역의 기적!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04.0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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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누구 때문에'라는 말 다음에 따라붙는 내용은 크게 두 가지 맥락으로 나뉜다. '누구 때문에' 좋다, 행복하다, 즐겁다, 재미있다 등의 긍정적인 맥락과 반대로 '누구 때문에' 짜증난다, 싫다, 기분 나쁘다, 우울하다 등의 부정적인 맥락으로 말이다. 이것은 세상살이 전반에 해당되며, 우리가 시청하는 방송 프로그램에도 적용되고 있다. 어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누구 때문에’ 시청하고 싶다와 시청하기 싫다로 나뉘어 지니까.

이번에 새로 시작한 KBS 2TV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역시 그렇다.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김명민, 김현주, 라미란, 세 명의 배우를 보는 순간 ‘드라마 시청’으로 의견이 기울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난 기적'은 영혼임대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가족의 사랑과 인생에 대해 다루고 있다. 김현주(선혜진 역)와 라미란(조연화 역)은 두 사람 모두 '76년생 송현철'이란 남자를 남편으로 두고 있다. 일부다처제냐고? 아니다. 동명이인 송현철로 김명민(A송현철 역)과 고창석(B송현철 역)이다. 그러나 신계(神界)의 실수로 A송현철, 김명민이 42세의 운명을 다하고 생을 마감해야하는데, B송현철 고창석이 죽게 된다. 신계에서 이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땐 이미 고창석의 육체는 화장으로 사라지게 된 상황. 결국 신계에서 부랴부랴 내놓은 방법은 김명민의 육체에 고창석의 영혼이 들어가게 만든 것으로 이 실수를 돌이키려고 한다. 육체의 주인인 김명민(A송현철 역)과 영혼의 주인인 고창석(B송현철 역), 대체 누가 진짜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가 육체의 주인, 김명민의 아내 김현주와 영혼의 주인, 고창석의 아내 라미란 중에 누가 진짜 아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기막히고 황당한 상황에서 드라마는 시작된다.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바로 김명민이다. A송현철은 인간미라고는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냉정하고 이기적인 인간이었던 반면 B송현철은 소탈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영혼과 육체가 일치했을 때와 영혼과 육체가 다를 때의 모습이 180도 반대이기 때문에, 1인 2역의 연기를 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김명민이란 배우가 김명민과 고창석, 두 사람 몫을 소화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육체 임대라는 이 허무맹랑한 설정을 그저 말도 안 되는 해프닝으로 끝내느냐, 진지하고 깊이 있는 내용으로 끌고 가느냐는 결국 김명민의 연기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바로 김명민의 저력이 발휘된다. 고창석의 영혼이 들어오기 전의 김명민과 고창석의 영혼으로 바뀐 후의 김명민은 ‘같은 얼굴이지만 다른 사람’을 완벽하게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라? 저 사람이 김명민인가? 아니면 고창석인가?’ 싶을 정도로 변신시킨 그의 모습을 보면서 '갓명민'이란 애칭이 붙을 수밖에 없다는 감탄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1인 2역의 연기를 할 때 헤어 스타일이나 패션 스타일을 바꾸고, 말투 정도로 변화를 주는 것이 대부분 쉽게 변신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김명민에겐 이마저 허락되지 않는다. 육체도 영혼도 다른 1인 2역이 아니라 육체는 같고 영혼만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겉모습은 그대로일 수밖에 없다. 헤어, 패션 등을 바꾸면서 달라 보이게 할 수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눈빛, 말투, 표정, 손이나 자세 등의 몸짓 하나하나를 디테일하게 바꾸어서 ‘김명민’과 ‘고창석’, 두 사람의 역할을 완벽하게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만난 기적’은 ‘김명민 때문에’ ‘볼 수밖에 없는 드라마, 보고 싶은 드라마’가 된다는 사실이다.

◆ '우리가 만든 기적', 김명민 때문에 믿고 볼 수밖에 없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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