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올어라운드 스포츠] MLB, 노히터는 사치.. 완봉승도 귀하다

손건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 입력 : 2018.04.02 17:32
  • 글자크기조절
image
올시즌 첫 완봉승의 주인공 호세 베리오스./AFPBBNews=뉴스1


2018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이 시즌 개막 나흘 만에 나왔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영건 호세 베리오스(23)가 그 주인공이다. 베리오스는 2일(한국시간) 캠든 야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9회까지 단 3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베리오스는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후 40번째 선발 출전 만에 생애 첫 완봉승의 기쁨을 누렸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완봉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불과 4년 전인 2014년만 해도 완봉승은 65차례 나왔다. 2015년에는 51번으로 줄더니 2016년은 31번, 지난 해에는 고작 27번만 작성됐다.

일단 완투 자체가 귀해졌다. 2017년 시즌 완투를 한 차례라도 기록한 선수는 고작 45명에 불과하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어빈 산타나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코리 클루버가 5차례씩으로 가장 많았다.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 클레이튼 리차드(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릭 포셀로(보스턴 레드삭스), 이반 노바(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커스 스트로먼(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이 두 차례씩으로 뒤를 이었다. 두 차례 이상 완투한 선수가 8명에 그친 것이다.

이들 중 완봉승을 거둔 선수는 22명뿐이다. 역시 산타나와 클루버가 3차례로 이 부문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마르티네스는 두 번 완봉승을 거뒀다.


반면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을 2년 연속 수상한 슈어저를 비롯해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크리스 세일, 댈러스 카이클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들도 완봉승과는 전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완봉승이 이처럼 귀하다 보니 노히트노런이나 퍼펙트 경기는 이제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이 없게 됐다. 지난 2015년 작성된 노히트노런은 무려 7차례다. 이 중 슈어저는 워싱턴 내셔널스로 옮기자마자 6월 2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과 10월 3일 뉴욕 메츠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괴력을 뽐냈다.

하지만 이후 2년 동안은 단 두 차례만 노히트노런이 나왔다. 2016년 4월 21일 시카고 컵스의 제이크 아리에타는 신시내티 레즈를 제물로 삼아 개인 통산 두 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지난 해 6월 3일 애리조나 디백스를 맞아 마이애미 말린스의 에디슨 볼퀘스가 따낸 노히트노런은 가장 최근에 작성된 것으로 통산 296번째였다.

한편 퍼펙트 경기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 해에는 무려 3개의 퍼펙트 경기가 나왔다. 한 동안 KIA 타이거스에서 잠시 뛰었던 필립 험버(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4월 21일 대기록을 수립했다. 6월 13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맷 케인이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8월 15일 탬파베이 레이스를 제물로 역대 23번째 퍼펙트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에르난데스는 현역 중 퍼펙트 경기를 작성한 유일한 투수로 남아있다. 이후 지난 시즌까지 5년 동안 퍼펙트 경기는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

그렇다면 퍼펙트 경기를 포함한 노히트노런은 고사하고 완봉승조차 구경하기 힘든 시대가 찾아 온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세이버 매트릭스 시대가 열리면서 선발 투수들의 투구 수를 제한하는 움직임이 대세를 이루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LA 다저스의 예를 들어보자. 정규시즌 162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로 출전해 100개가 넘는 공을 뿌린 경우는 고작 24번에 불과하다. 에이스인 커쇼는 그 중 절반인 12번 10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팀 내 2위는 놀랍게도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으로 4차례를 기록했다. 마에다 켄타와 리치 힐은 각각 두 번씩, 그리고 16승이나 따내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알렉스 우드는 딱 한 차례에 불과했다.

2017 시즌 커쇼의 한 경기 평균 투구 수는 93.4개였다. 105.9개를 기록했던 2010년과 비교하면 12.5개나 줄어든 것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천하 제일의 투수 커쇼마저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노히트노런이나 퍼펙트 경기는 물론 완봉승조차 기대하기 힘든 시대가 찾아왔다. 베리오스의 시즌 첫 완봉승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