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한끼합시다]이태성 "천호진 선배, 생애 첫 대상 아이러니"(인터뷰②)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4.02 11:50 / 조회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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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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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태성(33)은 학창시절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투수 김광현(31)이 그의 안산공고 야구부 2년 후배, 유희관(32)이 이수중 야구부 1년 후배다.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야구를 접어야 했고, 이로 인해 그의 인생은 180도 뒤바뀌게 됐다.


19살 이태성은 배우로 데뷔했다. 타고난 끼와 외모로 데뷔 직후 영화 '사랑니' 주연 자리를 꿰차며 주목을 받았다. 단숨에 '한류 스타'로 급부상한 그는 아키히토 일왕을 만난 유일한 한국 연예인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어느덧 30대다. '밥한끼합시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태성은 "늘 희로애락이 있는 것 같다"며 담담한 소회를 밝혔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다'고 하잖아요."

인생을 살다 보면 크고 작은 난관에 부딪히지만, 이태성은 운동선수 시절 습득한 특유의 정신력으로 버텨왔다고 털어놨다. 최근작인 KBS 2TV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은 그런 굴곡의 과정 속에 마주한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였다.

극 중 서태수(천호진 분) 집안의 장남이자, 결혼 출산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요즘 청년들을 일컫는 'N포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 서지태로 분한 그는 장장 9개월여의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인터뷰①에 이어서

-'황금빛 내 인생' 시청률이 40%가 넘었어요. 드라마 촬영하면서 체감은 됐나요?

▶촬영할 때는 시청자 분들을 만날 장소가 식당 밖에 없어서 체감되는 건 많지 않았어요. 그래도 식당가면 드라마를 안 보시는 분은 없는 느낌이었죠. 하하.

-KBS 주말 드라마니까, 어느 정도 시청률은 예상했나요?

▶솔직히 어느 정도의 스코어는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농담으로 '20~30% 나오면 망했다'고 하니까요. 처음 목표는 30%였는데, 40%까지 가니까 다들 만족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황금빛 내 인생'을 고르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안해 본 캐릭터예요. 새로운 캐릭터를 실험하면서 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거든요. 여태까지 '사'자 들어간 직업을 많이 했거든요.

-'N포 세대'는 포기하는 것에 따라 3포, 5포, 7포라고 불려요. 태성 씨는 '몇 포 세대'인 것 같아요?

▶저는 포기하는 게 없어요.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서 그런지 포기 안 하는 걸 배웠던 것 같아요. 안 되면 되게 하는 법을 배웠죠. 그게 지금도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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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드라마에서 뱃속 아이를 없앨지 문제를 놓고 아내 이수아(박주희 역)와 갈등을 벌이는 장면이 있어요. 낙태는 어쩌면 예민한 소재일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이것 역시 N포 세대나 비혼주의 혹은 그런 비슷한 상황에 놓인 커플들이 고민할 수 있는 어떤 '퀘스천 마크' 같은 거라 생각해요. 현실에선 합법화돼 있는 부분은 아닌데, 찬반이 되게 갈리고 있는 문제죠. 드라마 속에선 지태 캐릭터의 정말 가슴 아픈 모습이라 생각했어요. 저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지태처럼 반대했을 것 같아요.

-방송 당시 논란이 됐던 서태수의 '상상암' 얘기도 안 할 수 없네요.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저는 촬영하면서 그 병명이나 단어 자체에 대해선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충분히 '상상임신'처럼 '상상암'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죠. 캐릭터로서 저는 다행이라고 봤어요. '아버지와 행복한 장면을 찍을 수 있겠구나', '마지막에는 행복할 수 있겠구나' 아버지의 시선에서 자식들에 대한 보이는 서운한 모습이 많이 비췄기 때문에 '우리가 아버지를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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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이번에 서태수를 연기했던 천호진 씨가 'KBS 연기대상'을 받으셨을 때도 감회가 남달랐겠어요.

▶저는 '예전에 상을 많이 받으셨겠구나' 생각했는데 상복이 없었던 배우더라고요. 대상도 처음이시고요. '아, 저 길이 배우의 길인가'는 생각도 들었어요. 천호진이라는 배우가 서태수라는 인물을 만나기까지 30년이 걸린 거 같은데, 그런 걸 보면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10대, 20대 엄청난 인기를 얻고 상을 받고 그런 배우들도 있잖아요. 그분들의 50대는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고, 그럼 나는 어떤 배우가 될 수 있을까 생각을 했어요. '배우의 길이 정말 길구나' 그래서 '전성기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죠. 그냥 꾸준히 이번에 맡은 역할, 이번에 참여하게 된 작품, 그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게 나중에 큰 성장에 밑거름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했어요.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보다 대기만성형이 좋은 건가요?

▶어떤 길이 더 좋은 건지는 모르겠어요. 한순간에 이슈를 몰고, 주목을 많이 받고, 돈도 많이 벌고, 주인공으로 이런저런 걸 하는 것도 좋을 수 있는데 그렇게 소모되는 건 너무 '불꽃놀이' 같아요. 전 불꽃보다는 양초가 되고 싶어요. 목적은 불을 비추는 건데, 천천히 오래 비추고 싶어요.

-인터뷰③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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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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