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10년 준비한 악역" 돌아온 봉태규..'믿보배'로 '리턴'

SBS 수목 드라마 '리턴' 김학범 역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3.2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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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태규 /사진제공=iMe KOREA


"마지막 촬영 끝나고 뭔가 헛헛했어요."

봉태규(37)는 한동안 연기 활동이 뜸했다. 간간이 단편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16부작 이상의 미니 시리즈에서 주요 배역을 맡아 연기한 것은 2008년 SBS '워킹맘' 이후 10년 만이었다. 그 사이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나타내는 일이 더 잦아졌다.


10년 만의 복귀는 성공적이었다. SBS 수목 드라마 '리턴'에서 철 없는 사학가 재벌 아들 김학범 역을 맡아 연기한 봉태규는 소름 돋는 악역을 소화해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의 신조어)의 저력을 증명했다. 지난 22일 드라마 종영 후 이튿날 인터뷰를 가진 봉태규는 "어젯밤 혼자 울었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새벽에 집에 돌아오니 아기랑 아내는 자고 있었고, 저는 분장을 씻어내고 잘 준비를 하는데 혼자 울컥해서 울었어요. 배우 생활하면서 드라마 끝나고 운 건 처음이라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무안하기도 했고요. 높은 시청률로 끝나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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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속 김학범으로 분한 봉태규 /사진제공=iMe KOREA



'리턴'은 도로 위에 의문의 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4명의 상류층이 살인 용의자로 떠오르면서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다. 15%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김학범으로 분한 봉태규는 방송 내내 악의 한 축을 담당하며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평소 코믹하고 유쾌한 이미지가 짙었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들었다. 지난 2005년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를 대표작으로 꼽았던 봉태규도 "13년 만에 대표할 작품을 만난 것 같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그동안 악역을 해보고 싶었는데 해볼 기회가 없었어요. 연기하면서도 '어색해 보인다거나 안 어울린다는 얘길 들으면 어쩌지' 고민을 했었는데,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러면서 그는 "내가 한창 활동하던 때는 2007~2008년도였다"며 "그리고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의도하지 않았는데 공백기도 길어지고, 연기랑은 직업을 가진 사람인데 예능도 하게 됐다. 2008년을 기준으로 하면 지금 이 순간을 막연하게 10년을 기다렸다. 좋은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좋다. 캐스팅 해준 감독님께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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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태규 /사진제공=iMe KOREA


'리턴'은 주연 배우 고현정이 제작진과 불화로 중도 하차하면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봉태규는 "흔들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작품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조심스러워요. 현장에선 크게 동요하진 않았습니다. 동요하기보다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봉태규가 연기한 김학범은 무자비한 악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던 인물. 봉태규는 연기하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에 대해 "기존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벌 악역들과 겹치지 않는 걸 고민했다"며 "그래서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다. 심각하게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천진난만하게 웃으면서 했다"고 설명했다.

봉태규는 자신만의 악역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스타일링에도 각별하게 신경을 썼다. 그는 김학범에 대해 "10년 동안 준비한 캐릭터"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일을 쉬면서 막연하게 '이런 캐릭터를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 생각했어요. 그렇게 10년 동안 정말 원하고 준비한 캐릭터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툭 치면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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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속 김학범으로 분한 봉태규 /사진제공=iMe KOREA


함께 '악벤저스'로 활약한 신성록(강인호 역), 박기웅(오태석 역), 윤종훈(서준희 역)과의 연기 호흡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쩌면 (분위기가) 무거울 수도 있었는데, 워낙 잘 맞아서 깔깔대면서 신 나게 촬영했어요. 오랜 만에 작품을 했는데 좋은 동료를 얻은 것 같습니다."

봉태규는 지난 2015년 5월 사진작가 하시사박과 결혼, 슬하에 아들 시하 군을 뒀다. 아내 하시시박은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이다.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가 될 그는 육아 스트레스가 김학범을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봉태규는 "아이를 키우면 많이 기다리고, 아이의 반응을 100% 흡수해야 한다"며 "사실 그게 굉장히 어려운데 그 때 학범이라는 캐릭터를 만났다. 그동안 흡수해서 쌓여 있던 걸 연기할 때 엄청난 에너지로 표출할 수 있었다. 아들에게도 참 고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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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태규 /사진제공=iMe KOREA


드라마를 마친 봉태규는 최근 아들과 함께 KBS 2TV 육아 예능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 출연을 결정지었다. 그동안 많이 보여주지 못했던 '아빠' 봉태규의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출연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는 봉태규는 "아이가 이제 27개월이라서 의사소통이 된다. 그래서 TV에 나오고 싶으냐고 아이한테 물어봤더니 '응'이라고 답하더라"고 말했다.

아내에 대한 미안함 마음도 섞여 있었다. '리턴' 촬영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육아에 소홀히 했다는 것. 그는 "그동안 많은 부분을 아내가 책임졌다"며 "그 사이 아이는 정말 빨리 자랐고, 이제 내가 모르는 행동을 하더라. 그만큼 내가 아이를 보지 않았다는 거니까 아내에게 되게 미안했다"고 전했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고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슈퍼맨'이 들어왔죠. 사실 아내는 걱정하는 부분이 많았고, 저도 그렇긴 했어요. 아내는 노출되는 걸 굉장히 부담스러워해서요. 다행히 '슈퍼맨' 제작진 측에서 잘 받아주시고 협의가 됐어요.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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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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