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나의 아저씨' 불편함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03.23 14:34 / 조회 : 5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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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배 바지, 아저씨 점퍼, 아재 개그. 언제부터인가 아저씨란 캐릭터는 촌스럽고 뒤처진 사람으로 치부되곤 하였다. 세상의 모든 아저씨가 그런 건 아닌데도 말이다. 그래서일까?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대체 어떤 아저씨일까, 궁금증이 생기니까.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냥 평범한 회사원 아저씨란다.

대표님, 실장님, 선생님, 검사님, 의사님이 주인공이 아니라 아빠 같고, 남편 같고, 옆집 아저씨 같은 40대 중반의 아저씨. 여기서 궁금증이 증폭된다.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멋진 아저씨’가 아닌데도 과연 스토리가 매력적일까? 하고.

대부분의 드라마에는 능력자들이 등장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드라마가 가진 성격 때문이다. 우리네 평범한 인생을 녹아냄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평범한 사람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판타지를 대리체험하게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바로 드라마의 이중성이니까. 그러다보니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모두들 잘 나고, 멋지고, 잘 생기고 예쁘다. ‘나의 아저씨’는 제작진들이 밝혔듯 기존의 드라마 속 주인공과 달리 평범한 아저씨가 주인공이다.

배우 이선균이 맡은 이 아저씨는 너무도 평범하여 너무 잘나서 튀지도 않고, 모나서 미움받지도 않아 다소 답답해 보이까지 한다. 가족관계는 또 어떤가? 변변치 않은 집안 형편이고, 결혼생활은 흘러 아내와의 사랑이나 설렘은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지루하다,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 아저씨 옆의 여자 주인공으로 이지은이 등장하는 순간 ‘어라? 뭐지?’ 싶어, 눈이 확 뜨인다. 여주인공 캐릭터가 십대 티를 갓 벗어난 스물 한 살의 앳된 여자이기 때문이다.

이 둘의 관계가 설정되면서부터 어떤 이야기일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중년의 아저씨와 20대 초반의 여자아이. 이 둘은 동화 속 키다리 아저씨 같은 관계로 흘러가게 될까? 아니면 부녀 사이라고도 해도 믿을 정도로 나이 차이 나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가 될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다소 불편한 감정이 들 수도 있다. 사랑엔 국경도 없고 나이도 없다고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관계는 아니니까 말이다.

게다가 이지은(이지안 역)이 사채업자에게 과격하게 구타당하는 장면이 길게 보여지면서 일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까지 주었다. 어디 이뿐인가? 이선균(박동훈 역)의 아내 이지아(강윤희 역)는 남편의 대학후배이면서 회사 대표와 불륜 관계이다. 심지어 그 남자가 이선균을 곤란하게 만드는 걸 알면서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소재들로 인해 어쩌면 ‘나의 아저씨’는 여러모로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다.

그러나 불편한 드라마라는 섣부른 판단은 멈추고 지켜보는 게 어떨까?

그 첫 번째 이유는 제작진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극본은 tvN의 ‘또 오해영’의 박해영 작가가, 연출은 tvN의 ‘미생’과 ‘시그널’의 김원석 PD가 맡았다. 작가와 PD에게 그 동안 자신이 집필하고 연출한 작품은 이력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도 언급했듯, 드라마에는 사람들의 인생, 삶이 녹아나기 때문에 작가와 PD가 ‘어떤 마인드를 가졌는지’가 드라마의 색깔을 좌우한다. 드라마의 소재와 주제, 등장인물은 매번 달라져도 드라마에 녹아나는 인생관, 휴머니티 등이 기저에 그대로 깔려있게 마련이다. 이번 작품 ‘나의 아저씨’ 역시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둘째는 이선균과 이지은에 대한 배우로서의 역량이다. 무심한듯 하지만 눈빛, 말투에 녹아나는 이선균의 따뜻함은 ‘나의 아저씨’ 첫 회부터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이지은은 무표정하고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상처를 속에 꽁꽁 싸맨 내면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 내고 있다. 그래서 이 둘은 아저씨와 어린 여자 아이의 불순한 관계가 아니라, 품이 넓은 사람이 상처 많은 연약한 사람을 감싸 안아주는 관계로 보여진다. 그러니 남과 여를 넘어 인간 대 인간의 관계로 풀어나갈 이들의 모습을 기대해 보는 건 어떨까?

'나의 아저씨', 지극히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것 같은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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