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기회를 얻었습니다"..김태호PD의 '무한도전'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8.03.23 07:30 / 조회 :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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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 사진=MBC


김태호 PD가 13년 만에 휴식을 얻는다.


MBC '무한도전'이 오는 31일 종영한다. 안방극장에서 토요일을 책임지던 '무한도전'은 13년 만에 안녕을 고하게 됐다. '무한도전'을 13년 동안 이끌어온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떠난다는 것은, 김태호 PD에게 있어서 새로운 무한 도전을 의미한다.

사실 김태호 PD에게 있어서 '무한도전'은 한 주 한 주가 매번 도전이었다. 늘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고, 늘 제대로 완벽하게 하고 싶어했던 김태호 PD는 토요일에 한 편의 예능을 내놓기 위해 1주일을, 한달을 그리고 1년을 고민했다. 그의 SNS에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지치고 힘들어 했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도전'이라는 제목 앞에 정해진 포맷 없이, 매주 새로운 웃음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런 고민들 속에서 '무한도전'은 남들보다 조금은 부족한 멤버들과 그야말로 무모하고 무리한 도전을 하며 어느새 '국민 예능프로그램'이 됐다.

MBC의 '라디오스타'나 KBS 2TV의 '1박2일' 등 타 장수 예능프로그램은 연출하는 PD를 교체하거나, 새로운 시즌을 선보이며 오랫동안 방송을 이어 갔다. '무한도전'처럼 쉬지 않고, 한 PD가 10년 넘게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한 것은 전무후무하다. 그렇기에 시청자에게 있어서 김태호 PD는 연출자가 아닌 '무도'의 멤버인 것이다.

당초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떠나고, 다른 연출자가 '무한도전'의 시즌2를 맡는다고 알렸을 때 시청자의 반발이 상당히 컸다. 김태호 PD가 갖는 의미는 한 명의 연출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김태호 PD에게도 휴식이 필요하고, 그에게도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을 기획 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김태호 PD 없는 '무한도전'은 이미 '무한도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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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결론적으로 '무한도전'의 시즌2는 김태호 PD의 손에 남게 됐다. MBC는 최근 공식입장을 통해 "김태호 PD는 당분간 준비할 시간을 갖고 가을 이후 '무한도전' 새 시즌 또는 새 기획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당초 '무한도전' 시즌2를 맡을 예정이던 최행호 PD는 '무한도전'이 아닌 새 예능프로그램으로 토요일 오후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무한도전' 멤버들 역시 김태호 PD와 함께 프로그램을 떠난다.

'무한도전' 시즌2에 대한 요구가 뜨겁고, 김태호 PD도 누구보다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김태호 PD는 스타뉴스에 "저는 짧으면 6개월, 길면 더 길어질 수 있는 시간 동안 새 프로그램을 고민할 기회를 13년 만에 얻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태호 PD는 이런 기회가 '무한도전' 시즌2라는 열매로 맺힐지, 새 프로그램이 될지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본인도 13년 만에 처음 얻은 휴식이자, 도전할 기회이기에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분명한 것은 '무한도전'으로서 이 같은 결정은 밝은 미래라는 것이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태호 PD, 이들이 함께 시청자에게 (잠시)이별을 고하기에 이들이 다시 인사하며 돌아올 자리도 남겨져 있다.

13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는 김태호 PD의 말이 짠하기도 했지만 왠지 모를 설렘이 읽혀졌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시청자로서는 그 시간 동안 김태호 PD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돌아올지, 조용히 응원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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