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의 만남] 김진욱 감독이 '5할-5강'을 자신하는 5가지 이유

김재동 기자 / 입력 : 2018.03.15 09:35 / 조회 : 4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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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감독.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올시즌 첫 시범경기를 마치고 감독실에서 만난 김진욱 kt감독의 표정은 환했다. 단지 게임을 3-2로 승리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kt는 다음날도 9-4로 승리 시범경기 2연승을 달렸다.)

김진욱 감독에게 올시즌 전망을 물었다. “신년사부터 얘기했지만 5할 승률과 5강이다. 금년은 정말 해볼만하다.”

그 자신감의 근거가 뭘까?

“먼저 아주 이른 시간 미국 전지훈련 중에 5선발까지를 확정지을 수 있을 만큼 선발 마운드가 올라와 있다. 5선발은 니퍼트-피어밴드-고영표-주권-금민철이다. 둘째 타선이 강력해졌다. 예전엔 박경수 유한준만 꺼려하면 됐지만 이제 지뢰밭타선이라 자부한다. 정현- 박경수- 로하스 – 윤석민- 황재균- 유한준- 강백호의 7번타순까지 타구단에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그 후엔 또 장성우가 있다. 셋째, 황재균의 3루 가세로 수비가 안정됐다. 넷째 퓨처스 선수단까지 포함해 선수단의 뎁스가 깊어졌다. 지난 시즌 우리 젊은 선수들은 많은 기회를 얻었고 그만큼 성장했다. 주전을 키우기 위한 기회가 아니었다. 확실한 백업을 키우기 위한 기회였다. 마지막으로 선수단 전반의 멘탈이 강해졌다. 지난 시즌 마친 후 나부터 독해지겠다고 공언했고 선수단 전체에 경쟁해서 이겨야 뛸 수 있다는 의식이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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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감독이 스프링캠프지에서 선수들과 미팅하고 있다./사진=kt wiz



독해졌다는데 비근한 예가 있나.

“아까 보지않았나. 8회 1사 만루상황서 이해창 타석때 대타로 오정복을 기용했다. 이해창이 분명히 한 방 있는 선수고 지난해 한차례도 2군에 간 적 없이 장성우와 플래툰으로 홈을 지킨 선수지만 필요에 따라선 언제든 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전훈서도 가령 타격조 짜고 할 때 지난 해엔 유형 비슷하면 선후배 묶어서 배우게 했는데 금년엔 대타 나갈 친구들 묶고, 장타선수들 묶고 하는 식으로 롤을 확실히 정해 그 친구들끼리 경쟁하면서 훈련시켰다. 선수들 모두 자신의 롤에 대한 인식이 분명해졌고 그 속에서 경쟁해야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분위기가 너무 살벌하게 흘러가지는 않는지?

선의의 경쟁이다. 팀분위기는 오히려 좋아졌다. 가령 장성우 같은 경우 허리가 안좋은데도 훈련을 하루도 거른 적 없다. 그리고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다독이고 있다. 말하자면 서로서로 격려하는 면학분위기 정도로 이해해주면 될 것 같다. 장성우 얘기가 나왔으니 올시즌 내가 성우에게 주문한 게 있다. ‘20홈런-80타점’이다. 성우는 충분히 그럴 역량이 있다. 하위타순에서 피니시블로우를 날려주는 역할을 맡겼고 그 역할에 성우도 한껏 욕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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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김진욱 감독이 올시즌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누굴까?

“강백호다. KT의 스타로 성장할만한 선수다. 일단 인성이 좋다. 건방떠는 것 없고 말수는 적지만 행동이 빨라 선배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타자로서 밸런스가 탁월하다. 레그킥이 굉장이 큰 탓에 전문가들이 고개를 내젓기도 했는데 실제보니 구종에 따라 배트를 내는 교정능력, 순간적으로 뒷다리가 따라가거나 놔두거나 하는 조정력과 반응이 굉장히 빠르고 유연하다. 간단히 말해 ‘천재형’이다. 수비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잘 따라다닌다. 공간지각능력이 현격히 떨어지지않는 바에야 외야 수비력은 많이 경기를 치르다 보면 궤도에 오르기 마련이다. 기대되는 선수이므로 많이 출전시킬 생각이다.”

지난 시즌 어깨 부상에도 불구하고 선발을 이른 시기에 결정지을 만큼 고영표의 폼이 올라온 것일까?

“2014년 입단 이후 불펜에서만 던졌던 영표가 지난 시즌엔 선발로 141⅓이닝을 던졌다. 나도 영표도 선발전환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체인지업이 좋은 친군데 이닝이 많아질수록 구속이 안나오면서 변화구도 맞아나갔다. ‘너한테 가장 필요한 것이 뭐겠냐?’ 물었더니 ‘구속’이라고 답해 '근육량을 늘려라'했다. 지난 시즌후 약 5kg정도 몸이 늘었고 상체를 세운채 던질 수 있는 체력을 만들었다. 관리를 잘해 우측 어깨 회전근개 부상 재발의 우려는 없어보인다. 구속도 지난 시즌 134~5에서 137~8정도로 2~3km 빨라졌다. 기대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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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진욱 감독./사진=kt wiz


아직 실전피칭을 치르지 못한 니퍼트는 어떤지도 궁금하다.

“니퍼트 본인은 실전 투구 안했지만 바로 등판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직 한 텀 거르게될 지, 어떨 지는 미정이지만 그의 경륜을 신뢰하고 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니퍼트는 더 많은 경기에 출장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다. 전반적으로 타선 전체가 강화되었고 황재균이란 3루수가 들어와 수비면에서도 보강이 많이 되었기 때문에 니퍼트는 많이 던져주기만 하면 된다.”

그래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을텐데..

역시 마운드고 특히 불펜이다. 이상화, 김재윤, 심재민, 고창성, 엄상백 등이 꾸려가야 된다. 일단 상화는 지난해 기록한 커리어하이(4승3패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95)에 대한 부담을 빨리 덜어내야 한다. 재민이 상백이 어린 친구들도 본인들의 멘탈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된다. 올시즌은 빨리 시작되고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중간 휴식기도 있어 시즌초부터 많이 이기고 가야될 판인데 낙오되면 안된다. 전력투구 후 회복시간 조절이 중요한데 덕아웃에서도 바짝 신경 쓰고 있다.“

다른 팀들 상황은 어떻게 보는가.

KIA-두산은 물론이고 SK-넥센-롯데가 지난해 보다 많이 좋아졌다. 내 보기에 이 다섯팀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 여기에 NC까지 포함해서 상위권끼리의 각축이 아주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대팀들의 레벨업이 우리에게 마냥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본다. 아직까지 우리가 이들 팀에 맞상대하기는 벅차지만 서로 물고물리다보면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가 오리라고 본다. 분명한건 우리가 지난해처럼 만만한 전력이 아니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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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금민철과 대화하고 있는 김진욱 감독./사진=kt wiz


이렇게 자신하는 전력상승의 주요인이 있다면?

지난 시즌후 합류한 이지풍 트레이닝코치 얘기를 안할 수 없다. 아무리 기술 가르쳐봤자 체력이 따르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다. 고영표도 주권도 그 외 많은 선수들도 효과를 봤다. 시즌말 이지풍 코치와 같이 운동했던 선수들과 따로 훈련했던 선수들간의 격차가 크다. 선수들도 이지풍 코치가 시키는대로 하면 내 몸이 좋아진다는걸 믿고 들어간다. 니퍼트 피어밴드 로하스 등 외국인 선수들도 이코치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다. 올겨울 이코치 앞으로 줄설 선수들이 많을텐데 걱정이다.이지풍이 3명정도 더있었으면 좋겠다.(웃음) 또한 중앙대 한덕현교수를 모셨다. 현대 LG 등 거치며 10년이상 심리카운셀러로 활동하신 분인데 전훈지까지 오셔서 선수들 심리상담을 해주시며 멘탈강화에 보탬을 주셨다. 사실 감독 맡자마자 구단에 트레이닝코치와 심리학박사, 트레이너진 강화의 3개항을 주문했었다. 이 분들이 역할을 해줘야 코치들의 지도도 빛을 발한다. 거의 다 이루어진 셈이다.

그래서 구단에 더 바라는 바는 없을까?

익산의 2군 구장이 너무 멀고 열악하다. 수원 인근에 제대로된 구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kt의 동량들이 커나가는 곳이 너무 멀다보니 들여다보기도 힘들다. 그들이 잘먹고 잘커줘야 kt가 성장한다고 본다.

김감독의 별명은 커피를 좋아한다해서 ‘커동님’이다. 하루에 얼마나 마시길래..

“농담처럼 내가 마신 캔커피면 2층집 짓는다고 말한다. 일주일에 30개들이 10박스씩을 주문해 먹었더니 슈퍼주인이 날 교통정체구역에서 커피 파는 사람으로 오해하기도 했다.(웃음) 그래도 커피 많이 줄였다. 예전엔 하루 한 30잔 이상 마셨는데 요즘은 열댓잔 정도다. 덕아웃서도 물론 물대신 커피를 마신다. 커피 줄이고 물을 마셔볼 요량으로 요번 미국전훈중 커피 대신 작은 물병 3개씩을 매일 마셔봤다. 며칠 지나지 않아 어지럽더라. 그냥 커피 마시기로 했다.”

믹스나 캔커피를 주로 마시는데 당이나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첫모금 입안을 휘감는 달달함이 참 좋아서다. 그럼에도 건강엔 아무 이상 없다. 당도 없고 콜레스테롤도 높지 않고 건강에 아무 악영향이 없다. 이뇨작용도 못느낀다. 몸이 완전히 커피형으로 안착된 것 같다.

인터뷰내내 김감독의 만면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선수시절 ‘미스터 베어스’라 불렸던 꽃미남은 이제 꽃중년 감독이 되어 은은한 커피향을 전한다. kt의 올시즌이 과연 ‘커동님’의 바람처럼 달달하게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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