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키스먼저', 기뻤다가 슬펐다가..일명 조울증 드라마?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8.03.09 15:49 / 조회 : 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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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M C&C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는 남녀 주인공만으로도 반갑다. 브라운관에 오랜만에 얼굴을 보인 감우성과 Jtbc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인 김선아가 만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트렌디 드라마에 등장하는 20대 남녀 배우들이 아니기에 조금 낯설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년의 두 배우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 건 '리얼 어른 멜로'라는 부재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리얼 어른 멜로'는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멜로'라는 단어 앞에 여러 가지의 수식어가 붙었다. 그냥 '멜로'만 있으면 로맨틱하거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연상되는데, '리얼'과 '어른'이라는 단어들이 함께 하니 단번에 19금 이미지부터 떠오른다. 게다가 제목 또한 '키스 먼저 할까요?' 아닌가. 그러다보니 중년 남녀의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사랑이야기라는 걸까?, 하는 생각이 떠오를 수밖에. 내용이나 결과가 어찌되었든 상관없이 '리얼 어른 멜로'라는 부재는 이래저래 잘 붙었다고 할 수 있다. 시청자들에게 여러 가지 궁금증을 주니까. 그리고 드라마를 시청하는 순간 '리얼 어른 멜로'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게 된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인생을 좀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100세 시대에 인생의 맛을 아는 건 몇 살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각자 자신이 처한 나이에 따라 답이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중년 정도면 알지 않을까, 싶다. 10대, 20대 학창시절을 거쳐, 사회생활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며 가정을 꾸려본 경험이 있는 연령대를 꼽는다면 일반적으로 중년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키스 먼저 할까요?'는 이런 경험들이 있는 중년의 사랑 이야기이다. 결혼과 출산, 여기에 이혼까지 겪은 돌싱 남녀의 사랑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리얼 어른 멜로'라는 부재가 붙었다. 20대의 풋풋한 사랑이 아니라 이미도 사랑의 설레임과 열정의 단계를 거쳐, 쓰디쓴 아픔까지 겪어 본 '어른들의 멜로'. 때문에 기존의 로코 드라마와 분위기가 다르다.

드라마 속 감우성(손무한 역)과 김선아(안순진 역)는 모두 돌아온 싱글이다. 결혼실패로 오랫동안 혼자 살다보니 이들의 사랑은 어색하다. 그래서 '리얼 어른 멜로'라는 부재와 다르게 연애에 서투르다. 서로에게 문자 한 줄 보내는 데에도 수 십 번 썼다 지웠다 반복한다. 그 흔한 밀당도 이들에겐 너무 어려워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지경을 만들기도 한다. 진한 스킨십 하자, 덜컥 요구(?)했지만 더 이상의 진도는 나가지 않는다. 두 사람의 이런 썸은 SNS로 연애를 시작하고, 이별 통보도 SNS로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답답할 정도로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처럼 연애진도가 나가지 않고 애매하게 제 자리 걸음만 걷다보니 이들의 연애는 의외의 상황들로 코믹하게 전개된다. 이들의 서투름은 중년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귀여운 유치함을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드라마를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정말로 이런 코믹 드라마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러나 '키스 먼저 할까요?'의 진가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냥 웃기기만 한 드라마가 아니라 결혼, 가정, 사랑에 대한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드라마의 진정한 가치가 발휘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배우자의 배신으로 인한 이혼과 상처가 크기 때문에 다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두려울 수밖에 없다. 끌리는 마음만으로 선뜻 사랑을 시작하기엔 결혼생활의 희노애락을 너무나 잘 아는 남녀이기 때문이다. 결국 '리얼 어른 멜로'는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중년의 19금 사랑을 그린 것이 아니었다. 성숙한 사람들의 서툰 사랑 이야기, 좀 살아본 사람들의 리얼 멜로, 인스턴트식의 가벼운 사랑을 결코 할 수 없는 어른들의 어려운 연애 이야기다. 그래서 이들의 사랑이 안타깝다. 한 없이 가벼울 줄 알았으나, 사실은 깊이 있는 드라마. 이것이 '키스 먼저 할까요?'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키스 먼저 할까요?', 뭐 이런 드라마가 있나 싶을 정도로 웃다가 울게 만드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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