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가 밝히는 "내가 스페인을 일찍 떠난 이유"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3.0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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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가 후배 백승호에게 "버텨라"는 조언을 남겼다. /사진=이천수의 근본투어





"승호에게 버티라고 했다."


15년 만에 자신의 첫 해외 진출팀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를 방문한 이천수(37)가 당시 자신이 왜 돌아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고백했다.

맘스터치의 후원 아래 '이천수의 근본 투어'를 레알 소시에다드 연고지 산 세바스티안에서 펼친 그는 스페인을 떠나기에 앞서 선수 시절을 되돌아봤다.

이천수는 지난 2003년 한국 축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했으나 2004-2005시즌 누만시아 임대 생활을 포함해 2년간 정규리그 28경기 출전 무득점에 그치며 2005년 여름 울산으로 돌아왔다. 한국 복귀 첫 해 울산의 K리그 우승을 이끌고 MVP까지 탔다.


이천수는 레알 소시에다드 첫 경기에서 스페인 데뷔골을 넣는 듯 했으나 다르코 코바체비치가 마지막 순간 발을 대며 자신의 득점으로 인정받는 상황을 경험했다. 이후 첫 골에 계속 실패했다. 스페인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천수는 근본 투어를 마치면서 "인터넷 댓글에서 엄마까지 욕 먹으니까 힘들더라. 내가 축구를 하는데 부모까지 들먹이니까 그렇더라"며 정신적으로 괴로웠음을 토로한 뒤 "한국에서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라고 탄식했다.

그는 "내가 원정 경기를 가면 엄마가 (산 세바스티안에) 혼자 있었다. 말이 안 통했다. 한국 사람이 아예 없었다"며 "선수가 화나면 부모에게 스트레스를 푼다. 나도 엄마에게 풀었다"고 했다.

이천수는 근본 투어 도중 스페인 지로나FC 2군에서 뛰는 백승호를 만나 축구 후배인 그를 격려하고 즐거운 한 때를 지냈다.

이천수는 "승호가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버텼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버티라고 했다. 승호에게 해줄 얘기가 그 것 밖에 없었다"며 "승호를 보면서 '어머니에게 잘 하라'고 했다"며 자신이 어머니에게 하던 것을 떠올리며 후배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랐다.

이천수는 "감독이나 선수는 바뀌었지만 구단 직원은 만났다.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날 기억하는 사람들도 었다"며 레알 소시에다드에 15년 만에 온 소감을 정리했다.

맘스터치 후원 아래 스페인에서 진행된 '이천수의 근본 투어'는 마무리됐다. 이천수와 슛포러브는 영국으로 무대를 옮겨 2막을 곧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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