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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삼총사' 왕용범 연출 "미투, 남성이란 권력 고민하는 계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8.03.0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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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삼총사'의 왕용범 연출가 / 사진=김휘선 기자


뮤지컬 '삼총사'의 왕용범(44) 연출가가 최근 문화계를 강타한 '미투'(MeToo, 성폭력고발) 운동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왕용범 연출가는 뮤지컬 '삼총사'(연출 왕용범) 공연 개막을 앞두고 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미투 운동과 더불어 남성이란 권력을 고민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이 판타지라 하더라도 사회의 거울이 되는 것이 무대"라 생각한다는 왕 연출가는 "무대에 영혼을 갈아넣는다고 한다. 감정 노동, 육체적 노동이 심한 장르고 피땀이 배어 있는 무대 예술이 가뜩이나 힘든데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우려된다. 공연 자체에 돌을 던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편으로는 응원하는 마음이 있다. 촛불시위를 통해서 권력의 횡포에 더이상 참지 않는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권력을 잘 사용해야 한다는 교훈이 생겼고 그 뒤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며 "미투 뿐만이 아니라, 남성이라고 불려지는 권력의 행태에 대해서 고민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점차 어깨동무를 해 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단지 범죄자와 피해자의 싸움이 아니라 권력자와 피권력자들의 관계가 수평적으로 놓여져 가는 사회적 움직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의미에서 공연하는 사람들도 그 속에 표현되는 주인공이나 영웅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왕용범 연출자는 10년 전 '삼총사'에서 여자를 좋아하는 마초로 표현되던 포르투스 캐릭터를 10주년 공연에서는 좀 더 다르게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자를 밝히는 마초가 과연 남자답다고 할 수 있을까"라며 "10년 전에는 전형적인 인물처럼 느껴진 캐릭터가 다시 보면 비호감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짚었다. 남성성을 표현하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방식을 취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왕용범 연출가는 이같은 의식이 작품에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전세계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배트맨 대 슈퍼맨'을 보면 좋은 평가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예전에는 건물을 부수더라도 한 도시를 박살내더라도 정의만 실현하면 된다. 지금은 그것이 진정한 영우이냐 하는 문제를 던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처럼 남성 주인공이 많은 장르에서 영웅을 표현할 때 이 영웅을, 영웅의 액션을 우리가 어디까지 포용하고 제한할 것인가 그런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바람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왕용범 연출가는 "공연이란, 제가 속한 사회에서는 이 사건(미투 운동)이 일어나기 전부터 노력이 있었다. 갑을의 관계가 아니라 배우 스태프 할 것 없이 서로 존중하고 존칭하는 노력이 있었다"며 "더 노력해야 할거다. 공연뿐 아니라 모두가 서로 존중해야 하는 게 아닐까.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유준상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같은 마음이다"라며 '미투'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조심스러워 했다. 그러나 그는 "처음에 연출님이 '삼총사' 내용을 바꾼다고 할 때 '좋은데 왜 바꾸지' 그랬다. 바꿔달라고 해야겠다고까지 했는데 그런데 나중에 보니 더 깔끔하고 좋더라. 이런 연출자를 안 믿을 수가 없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뮤지컬 '삼총사'는 17세기 프랑스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 달타냥과 전설적인 총사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가 루이 13세를 둘러싼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담은 뮤지컬이다. 뮤지컬 '삼총사'는 오는 3월 16일부터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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