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이 미투를 훼손한다" 곽도원의 토로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8.02.25 13:30 / 조회 : 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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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원/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익명에 숨은 거짓 글인가.


연희단거리패 출신인 배우 곽도원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글이 등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24일 자정 즈음에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곽도원을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곽도원이)갓 미성년자를 벗어난 여배우가 스트레칭 하는 데다 대놓고 '창녀 하기 좋은 나이다'라고 하셨죠? 기억 나시나요?"라면서 "그때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사과하라고 말하니까 하라고 하니까 싫다고 며칠을 그 난리 치셨죠. 왜 사과해야 하는지도 전혀 이해 못하겠다고 하셨죠"라고 적었다.

이 글은 곧 삭제됐지만 이미 여러 인터넷 게시판과 SNS로 옮겨졌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글이지만 곽도원을 성희롱 당사자로 지목했기에 일파만파 됐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뒤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된 미투 운동의 일환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실명을 밝히며 미투운동에 동참한 사람들로 인해 이윤택을 비롯해 오태석 연출가, 윤호진 연출가, 배병우 사진작가, 배우 조재현 등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줄줄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던 배우 조민기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잇따르자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렇듯 미투 운동이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가운데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폭로글들도 잇따르고 있다. 오달수처럼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전혀 입장을 밝히지 않아 논란을 부채질하는 경우도 있다.


곽도원의 경우는 또 다르다.

곽도원은 25일 스타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글을 쓴 사람이 주장하기를)7~8년 전에 나와 연극 공연을 같이 했다는데 그때 난 '황해' '아저씨' '심야의 FM' 등 영화를 찍고 있었을 때였다"고 토로했다. 24일 제주에서 열린 '김광석 다시 부르기'에 참가해 잔뜩 목이 쉰 그는 "그런데 무슨 연극을 해요"라고 되물었다.

곽도원은 "(그 글에는)내가 연희단거리패를 나온 뒤 연극을 몇 편 했다고 썼던데 난 연희단거리패 나와서 연극 한 게 하나밖에 없다"며 "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쓴 것이다"라고 말했다. 곽도원은 "이 모든 이야기들이 100% 사실이 아니다"면서 씁쓸해 했다.

곽도원의 말처럼 그를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글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 새벽에 글을 올렸다가 한 시간도 안돼 곧장 삭제했다. 2차 피해를 우려해 글을 삭제했다고 하기에는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실명을 공개하며 어렵게 용기를 낸 미투 운동 동참자들과 차이가 크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이런 폭로성 글이 난무하면 용기를 낸 미투 운동의 본질이 훼손된다. 거짓이 진실인양 둔갑하는 세상이라도, 거짓은 좋은 끝을 맺지 못하는 법이다.

곽도원은 "미투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어렵게 용기를 내준 분들이 아팠던 일들을 토로해 많은 분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거짓글을 만드는) 사람들 때문에 미투 운동이 훼손될까 걱정스럽다"고 안타까워 했다.

부디 곽도원의 말처럼 미투 운동을 훼손하는 거짓 폭로글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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