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철인' 이승훈의 5개째 메달.. 그보다 값졌던 '37.4km'

강릉=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2.24 22:12 / 조회 : 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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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 /사진=김창현 기자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전설' 이승훈(30·대한항공)이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을 마쳤다. 메달도 2개를 따냈다. 하지만 메달보다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이승훈이 달린 37.4km의 거리다. '대들보'로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이승훈은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은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고, 결승에서도 금메달은 이승훈의 몫이었다.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를 통해 금메달을 품었다.

앞서 김민석(19·성남시청)-정재원(17·동북고)과 짝을 이뤄 팀추월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던 이승훈은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2개(10000m 금·5000m 은)를 딴 이후 8년 만에 '멀티 메달'에 성공했다.

또 있다. 이승훈은 팀추월 은메달을 따면서 개인 통산 4개의 메달을 보유했다.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는 최다 기록이다. 밴쿠버에서 2개를 땄고, 소치에서도 1개(팀추월 은)를 가져온 바 있다. 이번에 팀추월에서 1개를 추가했다. 그리고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하나 더 추가했다.

통산 메달 5개. 금메달 2개에 은메달 3개다. 이미 아시아 최다였고, 메달 숫자를 하나 더 늘렸다. 그렇게 이승훈의 평창 올림픽이 마무리됐다.

이처럼 이승훈은 큰 업적을 남겼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누구도 하지 못한 업적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감동적인 부분은 이승훈이 달린 '거리'라 할 수 있다. 장거리 전종목에 출전했고, 무려 37.4km를 달렸다. 무시무시한 거리다.

가장 먼저 5000m에 출전했고, 10000m도 달렸다. 순위도 5위와 4위로 좋았다. 메달이 없었을 뿐, 기록이 떨어졌던 것은 아니다. 10000m의 경우 개인 최고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팀추월에서 예선-준결승-결승에서 뛰며 3200m를 세 번 달렸다. 9600m다. 그리고 매스스타트에서 준결승과 결승까지 6400m를 두 번 뛰었다. 하루 만에 다시 12800m를 더했다.

이렇게 이승훈은 이번 올림픽에서 37400m를 소화했다. 37.4km.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과 비교해도 크게 빠지지 않는 거리다. 연습까지 더하면 거리는 더 늘어난다. '철인'이라는 칭호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선수가 이승훈이다.

게다가 이승훈은 남자 스키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맏형'이다. 1988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31살이다. 10살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실력으로 전혀 뒤지지 않았고, 많은 종목을 소화했다.

불평 하나 하지 않았고, 힘든 기색 하나 없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후배들을 잘 이끄는 든든함도 돋보였다. 10대의 나이에 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3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이승훈은 대들보이자 에이스였다. 그 결과물이 37.4km라는 어마어마한 거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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