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이상헌 코치 "이상호는 타고난 멘탈 가진 선수.. 확신 있었다"

평창=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2.24 17:06 / 조회 : 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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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알파인 스노보드 대표팀 이상헌 코치. /사진=김동영 기자



'배추보이' 이상호(23)가 한국 스키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스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다. 58년 만에 처음이다. 그 뒤에 이상헌(43) 알파인 스노보드 대표팀 코치가 있었다. '너를 믿고 타라'는 확실한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이상호에게 고맙다는 말도 전했다.

이상호는 24일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아쉽게 패했다. 0.43초 늦게 들어왔다. 그래도 결과는 은메달이었다.

이로써 이상호는 한국 스키 역사상 최초로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지난 1960년 미국 스쿼밸리 대회 스키 종목에 처음으로 출전한 이후, 무려 68년 만에 처음으로 메달이 나왔다. 기존 최고 성적은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당시 스키점프가 기록한 8강이었다. 이를 훌쩍 뛰어넘어 최초의 기록을 냈다.

8강까지 레드코스를 탔던 이상호는 4강에서 블루코스에 배정됐다. 앞서까지 블루코스에서 뛴 선수가 다 패했던 상황. 이상호도 다소 밀렸다. 하지만 막판에 역전을 일궈내며 웃었다. 0.01초 차이로 승리했다.

이상호는 결승에서도 블루코스를 탔고, 초반 레이스에서 미세하게 뒤졌다. 막판 스퍼트를 냈지만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0.43초 차이로 뒤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은메달. 한국 스키의 새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대표팀 이상헌 코치는 "스노보드는 멘탈이 정말 중요한 종목이다. 0.01초에 승부가 갈린다. 선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때 어떤 마음이 들겠나. 기다려야 할 타이밍에 나가면 실수하거나 속도가 느려진다. 빨리 가려다 오히려 가속이 더 안 된다. 결국 멘탈이다. 자신의 테크닉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이상호는 타고난 멘탈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라고 짚었다.

4강에서 블루코스를 탄 부분에 대해서는 "이상호는 레드코스만 탔고, 블루코스를 탄 선수는 다 졌다. 그래서 경기 전에 '너 오늘 최고다. 테크닉을 믿고 타라. 8강처럼 타면 누구도 널 이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탔다. 0.01초 차이였다. 위에서는 졌다고 봤다. 밑에서 환호가 터져서 나가보니 이겼더라"라고 설명했다.

은메달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이상호의 은메달이 나온 후 주변 여러 사람들이 축하를 해줬다.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다리가 다 풀리더라. 여러 감정이 들었다. 내려와서 상호를 안아주면서 고맙다고 했다. 상호가 고맙다고 했는데, 나도 고맙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월드컵 대회에서 다소 주춤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컨디션 관리가 필요했다. 월드컵 일정이 빡빡했고, 상호가 베스트 컨디션으로 뛰지 못했다. 1월 30일에 한국에 돌아왔다. 훈련을 하는 것보다, 쉴 필요가 있다고 봤다. 8일 정도 휴가를 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호가 2월 8일에 첫 훈련을 하는데 몸이 너무 가볍다더라. 멘탈도 정리가 됐다.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더불어 메달에 대한 자신이 더 생겼다. 몸이 너무 좋더라. 연습 때 기록을 잰다. 상위 랭커들보다 월등히 이기고 있었다. 걱정하지 않았다. 월드컵 성적이 안 나와서 걱정하셨겠지만, 나는 확신이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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