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韓스키 첫 銀' 이상호 "영광스럽다..더 많은 지원 있었으면"

평창=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2.24 16:52 / 조회 : 4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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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이상호. /사진=뉴스1



'배추보이' 이상호(23)가 한국 스키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스키 종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냈다. 58년 만에 처음이다. 이상호 스스로도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스노보드에 대한 지원도 호소했다.

이상호는 24일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아쉽게 패했다. 0.43초 늦게 들어왔다. 그래도 결과는 은메달이었다.

이로써 이상호는 한국 설상 종목 역사상 최초로 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지난 1960년 미국 스쿼밸리 대회 스키 종목에 처음으로 출전한 이후, 무려 68년 만에 처음으로 메달이 나왔다. 기존 최고 성적은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당시 스키점프가 기록한 8강이었다. 이를 훌쩍 뛰어넘어 최초의 기록을 냈다.

블루코스에서 결승전에 임한 이상호는 초반 레이스에서는 미세하게 뒤졌다. 막판 스퍼트를 냈지만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0.43초 차이로 뒤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상호는 작년 2월에 개최된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부문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어 3월에 진행된 FIS월드컵에서도 2위를 거머쥐며 월드컵 사상 첫 승전보를 최보군(3위)과 함께 울리기도 했다. 올 시즌 월드컵 랭킹은 10위에 올라 있었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다소 변수가 있었다. 강풍 등으로 인해 예선 일정이 지연됐고, 24일 예선과 결선이 한번에 열리게 됐다. 부담스러울 수 있었던 상황이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상호는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25초06으로 3위에 오르면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6강전에서 드미트리 사르셈바에프(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8강전에서 벤야민 칼(오스트리아)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어 준결승전에서 잔 코시라를 0.01초 차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짜릿한 역전극을 썼다. 그리고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거는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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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이상호. /사진=뉴스1



경기 후 이상호는 "이번에 메달을 딴 것이 한국 동계스포츠 역사상 스키에서 처음이었다. 너무나 자랑스럽다. 메달을 딴 것을 계기로, 한국의 알파인 스노보드에 대한 지원이 좋아져서 유럽에서도 모든 나라들과 경쟁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자랑스럽다. '스노보드의 김연아가 되고 싶다'라고 했었다. 김연아는 종목을 불문하고 모든 선수들의 롤모델이다. 오늘로 조금은 다가간 것 같다"라고 더했다.

예선 후 아버지와 통화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부모님 목소리를 듣고, 동생 목소리를 듣고 하면서 안정된 것도 같다"라고 설명했다.

홈에서 치른 올림픽이었다는 말에는 "사실 우리 종목이 홈 이점은 없었다. (윤)성빈이 형이나 빙상 선수들처럼 따로 훈련을 할 수 없었던 환경이었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셨다. 하지만 누구나 다 똑같은 상황이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똑같이 했다. 나는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짚었다.

'윤성빈 키즈'처럼 '이상호 키즈'가 나올 수 있겠다고 하자 "사실 지금도 '키즈'는 많다"며 웃은 후 "훈련 여건 등만 조금 갖춰지면 너무 잘할 수 있겠다 싶은 후배들이 많다. 어떤 동계 종목보다도 후원과 지원을 조금 밖에 못 받는 종목이다. 조금 아쉽다"라고 말했다.

레드코스를 타다 준결승과 결승에서 블루코스를 탄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예선에서 3위를 했다. 코스를 내가 선택할 수 있었고, 레드코스가 낫다고 판단해 선택했다"라고 우선 말했다.

이어 "4강에서는 나보다 예선 순위가 위에 있는 선수와 붙었다. 코스 선택을 할 수 없었다. 블루코스가 결과가 안 좋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코치님이 '4강에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했다. 후회 없이, 미련 남지 않게 하자'고 했다. 그런 마음으로 경기를 펼쳤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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