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줌인] 머리 감독 "단일팀 구성? 바로 해서 4년 준비해야"

강릉=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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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새라 머리 감독. /사진=김동영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역사적인' 여정이 마무리됐다. 올림픽에서 구성된 사상 첫 단일팀이었다. 하지만 급조된 감이 있었다. 새라 머리 감독은 다시 단일팀을 꾸리려면 4년은 같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놨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머리 감독은 23일 강릉 올림픽 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경기를 마치고 많은 인터뷰에 나서고 있는 상황. 이날도 취재진 앞에 앉았다.

이번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최고의 이슈였다. 그 자체만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아이스하키장을 찾았다. 결과가 5전 5패로 아쉽게 됐지만, 단일팀은 충분히 승자였다.

이런 단일팀을 이끈 것이 새라 머리 감독이었다. 힘든 상황을 맞이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 선수들을 다독였고, 북한 선수들을 가르쳤다. 그렇게 '원팀'이 됐다.


분명 좋은 경기를 했다. 메시지도 확실히 전달했다. 선수들도 많이 친해졌다. 선수들은 "헤어지면 아쉬울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머리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단일팀이 다시 구성된다면 맡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머리 감독은 "특별한 경험이었다"면서도 "말하기가 어렵다. 아직 잘 모르겠다. 불확실한 것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냉정히 말해 단일팀은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급조된 감이 크다. 대회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확정됐고, 북한 선수 12명이 추가되는 것으로 합의됐다. 북한 감독도 함께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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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B조 남북단일팀-일본 경기에서 단일팀 랜디 희수 그리핀이 단일팀의 첫 골을 성공시킨 뒤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아이스하키는 팀 스포츠다. 조직력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북한 선수가 무조건 3명 이상 뛰어야 한다는 조건까지 붙었다. 한국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머리 감독은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더 큰 무언가를 위한 것이었고, 우리도 그 일부였다"라고 당시를 짚었다. 선수들 스스로 친해지면서 조직력을 끌어올렸지만, 처음에는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었다.

'다시 단일팀을 꾸릴 경우, 최소 준비 시간은 얼마나 될지'도 물었다. 머리 감독은 고민 없이 "바로 해야 한다. 우리는 준비에 나섰다. 세계선수권이 있고, 다음 올림픽도 있다. 다음 올림픽까지 4년이다. 4년 동안 준비해야 한다. 시간은 많을수록 좋다"라고 강조했다.

분명 머리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갔고, 일정 이상의 성과도 냈다. 그런 머리 감독도 흔쾌히 '다시 맡겠다'는 말을 아꼈다. 그만큼 만만치 않았다는 방증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머리 감독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도 여전히 바쁘다. 북한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북한 선수들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최대한 많이 가르쳐 주고 싶다고도 했다. 애정이 보였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단일팀은 성사됐고, 큰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이제 뒤를 볼 때다. 단일팀 구성 논의는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 짧은 시간에도 성과를 낸 단일팀이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미래를 보고 착실히 계획을 세우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머리 감독의 '4년' 이야기를 그냥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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