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머리 감독 "선수들 스스로 조직력 만들어.. 북한말 '문지기' 배워"

강릉=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2.23 19:03 / 조회 : 4273
  • 글자크기조절
image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새라 머리 감독. /사진=김동영 기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여정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새라 머리 감독은 여전히 바쁘다. 북한 선수들을 끝까지 지도하고 있다. 남은 올림픽도 틈틈이 즐기는 모습이다. 취재진과 만난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머리 감독은 23일 강릉 올림픽 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머리 감독은 "인터뷰가 많아 완전히 쉬지는 못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내일은 유명한 강릉의 커피도 맛보고, 이후 폐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리고는 쉬겠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를 지도해온 머리 감독은 올림픽을 앞두고 만만치 않은 변수를 맞이했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참가가 결정된 것이다. 북한 선수가 반드시 3명 이상 뛰어야 한다는 조건까지 붙었다.

역사적인 단일팀이 확정됐지만, 한국 선수들이나, 머리 감독으로서는 의외의 상황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머리 감독은 단일팀을 하나로 묶었다. 결과적으로 올림픽에서 5전 5패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지만, 두 골을 기록했고, 내용도 분명 나쁘지 않았다. 이미 단일팀 자체로 평화의 메시지를 던진 상황. 내용에서도 희망을 봤다. 그 중심에 머리 감독이 있었다.

머리 감독은 "가능한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매일 비디오 세션을 가졌고, 훈련을 진행했다. 플레이북을 인쇄해 나눠주고, 공부도 같이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 스스로 조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남북 선수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잘 어울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선수들이 만나고 이틀이 지난 후 한 팀이 됐다는 것을 느꼈다. 여러 순간들이 많았다. 식사를 같이 하면서 이야기들을 나눴다. 개회식에서는 남북 선수가 손을 잡고 성화대를 향해 같이 올라가는 장면도 있었다. 강한 인상을 남긴 장면이었다"라고 더했다.

또한 "북한에서 코치도 보낸다고 했을 때, 긴장했었다. 하지만 그들도 이기고 싶어했고, 더 나아지고 싶어 했다. 우리와 같았다. 북한 스태프도 열린 마음이었다. 북한을 돕는 것이 즐거웠다"라고 더했다.

아울러 머리 감독은 "우리는 우리 목표에만 집중했다. 올림픽에서 우리 팀은 잘해줬다. 어떤 방해도 받고 싶지 않았다. 나는 SNS도 완전히 하지 않았고, 우리 경기 비디오만 봤다. 다른 팀 경기는 보지 않았다. 올림픽에서 성공하기 위해 오롯이 우리에 집중했다. 목표만 보고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단일팀의 경기는 끝이 났지만, 머리 감독은 아직도 북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코칭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머리 감독은 "여건이 되지 않아 링크에서 훈련을 하지는 못하지만, 비디오 세션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어제도 북한 선수들을 1시간 정도 지도했다. 선수들이 열정적이다.

북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고, 같은 팀 선수가 됐다. 역시 같은 코리아의 피가 흐르지 않나. 그저 소녀들이다. 춤추고, 이야기하면서 하나가 됐다. 그냥 같은 선수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조금 가벼운 화제로 전환했다. 단일팀을 지도하면서 배운 한국말과 북한말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머리 감독은 "북한말 중에는 골리를 두고 '문지기'라고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한국말 중에는 '거북이'가 좋다. 내가 바다거북을 좋아한다. '거북이'라는 말의 발음이 재미있는 것 같다"라고 더하며 웃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