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김태리 "류준열과 말 놓고 '급' 친해져...신세계 경험"

[★차한잔합시다]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8.02.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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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영화 '아가씨'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1년 8개월, 요즘 배우 김태리(28)의 시계는 다시 바삐 돌아간다.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 영화 '1987'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채웠고, 이제 힐링 코드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로 또 한 번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올여름 방송될 데뷔 첫 드라마 주연작 '미스터 션샤인'도 촬영이 한창이다.



"스케줄이 많은 건 괜찮은데, 잠을 못 잘 때가 제일 괴로워요. 그래서 몰아서 자요. 그러면 그 날은 제게 '없는 날'이에요. 제 역사에서 지워진 날! 하하하. 그렇게 하루를 폭파해 버리는 거죠."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태리는 얼마 전 '차한잔합시다' 인터뷰를 통해 스타뉴스와 만났다. 서울 양재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그녀는 하녀 숙희('아가씨')처럼 당돌했고, 대학교 신입생 연희('1987')처럼 통통 튀었다.

한겨울 매서운 한파마저 녹여버릴 눈빛으로 진지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다 이내 깔깔대며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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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은 어떻게 돼요?

▶최근까지 '1987' 홍보 차 무대 인사를 다녔고요. '미스터 션샤인' 촬영에 집중하고 있었어요. 이제 '리틀 포레스트' 홍보도 시작됐어요. 2월은 더 바쁘게 보낼 것 같아요.

-빡빡한 일정이네요.

▶약간 그렇긴 한데, 그래도 '미스터 션사인'은 사전 제작이라서요. 방영 시기도 조금 늦춰졌어요. 원래 어제도 촬영이 있었는데 한파가 왔다고 취소됐어요. 한 이틀 쉬어서 너무 좋았죠. 짬짬이 쉬는 시간을 즐기고 있어요.

-'미스터 션샤인'은 어떻게 출연하게 됐어요?

▶일단 제안이 왔고, 제작진과 만나 뵈었죠. 제가 '제가 신인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라고 했더니,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노 프러블럼'(No Problem) 하셔서 하게 됐어요.

-이병헌 씨와도 같이 연기하죠?

▶아직 한 번 밖에 촬영을 못 했어요. (이)병헌 선배님이 영화 '그것만이 세상' 홍보 때문에 바쁘셨거든요.

-이병헌 씨 첫 인상은?

▶너무 좋았어요. 완전 팬이거든요. 저야 너무 영광이죠. 주변에 같이 작업했던 스태프나 배우들이 연기적으로 '너무 좋다'고 많이 말씀해 주시니까, 기대감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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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태양의 후예', '도깨비' 집필한 김은숙 작가님의 작품인데, 대본을 읽어 보니 어땠어요?

▶재밌어요. 되게 잘 읽히고, 드라마로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하더라고요. 각기 배역에 어떤 배우가 연기할지 저는 알잖아요. 그 사람들의 말투를 떠올리는데 되게 잘 읽혀요. 상상도 되게 잘 되고요. 작가님이 배우마다 뭐가 잘 맞는지, 어떤 걸 잘 표현 할 수 있는지 잘 아시는 것 같아요.

-역사적 배경이 있는 작품이잖아요. 이해하는데 어렵진 않았어요?

▶공부는 좀 했어요. 역사적인 것은 공부로 충족되는데 극 중 캐릭터가 시대 속에서 바라보는 역사의식 같은 건 촬영을 많이 하면서 더 습득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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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최근엔 '1987'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흥행 비결이 뭐라고 생각해요.

▶일단 영화가 너무 잘 만들어졌어요. 감독님의 진심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태리 씨는 영화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감독님한테 너무 감동 받았어요. 감독님이 잠 설쳐가면서 계속 영화에 대한 생각만 하고, 오랜 시간 철저하게 준비해 온 것들이 2시간짜리 영화에 다 담긴 것 같아서요.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1987년도예요. 1990년도에 태어난 태리 씨가 어떻게 인물을 이해하고 연기했는지 궁금해요.

▶딱히 시대극이라서 그런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일단 실존 인물이 아니었던 게 조금 컸었고요. 이 인물이 처한 상황이 어떤 면에선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시작하는 게 어렵진 않았죠. 나머지는 인물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 안에 자연스럽게 연기했어요.

-어떤 지점이 본인과 비슷해 보였어요?

▶저와 성격이 많이 닮았어요. 광장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마음과 또 마지막엔 광장으로 결국 내달릴 수밖에 없던 상황 같은 것들이 이해가 쉬웠던 거 같아요. 내가 사는 이 시대의 상황을 벗어나서 혼자 살 수는 없는 거란 걸 깨달았던 것 같아요. 물론 상황 자체가 많이 다르긴 하지만요.

-태리 씨는 억압받는 순간에 목소리를 내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위치를 조금 더 중요시했어요. 나이 어린 사람으로서 시스템 속에서 제가 낼 수 있는 목소리의 한계를 많이 생각하고, 어쩔 수 없이 순응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조금 지나고 나서는 목소리를 내야 변하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이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선 목소리를 내요. 처음엔 힘들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는데, 하다 보니 조금 더 명확해지더라고요.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얘기할 수 있는 건 하는 게 맞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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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리틀 포레스트'도 개봉을 앞두고 있잖아요. 소감이 궁금해요.

▶이게 4계절 찍은 영화잖아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스태프들이랑 '이거 언제 다 찍어서, 언제 개봉하지'라는 얘길 농담처럼 했는데, 이제 드디어 개봉하게 됐어요. 감격스러워요.

-어떤 영화죠?

▶굉장히 요즘 청춘들과 비슷하지만, 또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는 한 청춘이 갑자기 도시 생활이 힘에 부쳐서 고향으로 무작정 내려가서 펼쳐지는 이야기예요. 3~4일 있을 예정이었던 게 1년을 지내게 되죠.

-도시 생활에 지친 20대 청춘들이 공감할 수 있는 건가요?

▶공감보다, 생각이 열리는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사실 지쳐서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판타지'일 수 있거든요. '저런 삶도 있구나', '저렇게 새롭게 선택할 수도 있구나'고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영화의 미덕은 '뭐 어때?' 이 세 글자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하게 '힐링'받고 가셔도 너무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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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같이 호흡 맞춘 류준열, 진기주 씨와는 어땠어요?

▶너무 좋았어요. 또래 친구들과는 아무래도 처음 해보니까요. 나이 차이는 (류)준열 오빠와 4살, (진)기주 언니와는 1살 차이가 나는데, 극 중에서는 소꿉친구로 나와요.

제가 원래 말을 쉽게 못 놓거든요. 특히 저보다 나이가 많으면요. 그런데 감독님이 처음 리딩하면서 '말 놓으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렇게 두어 번 만난 뒤 말을 놓으니 정말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말을 놓는다는 게 되게 마법의 능력이더라고요. 하하하.

그렇게 친해져서 4계절 동안 친구들 오는 날만 기도하고 기다리면서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또래다 보니까 연기적으로나 생활면으로나 비슷한 부분이 많잖아요. 서로 고민도 많이 얘기하고, 술도 마시고 즐거웠어요. 그날 촬영에 대해서 되게 툭툭 얘기할 수 있거든요. 선배들하고는 아무래도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까요. 아주 '신세계'였어요.

-준열 씨는 어떤 배우인 거 같아요?

▶제가 만나 본 어떤 사람 중에도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같아요. 일을 되게 즐겁게 해요. 저는 되게 괴롭게 하거든요. 물론 오빠도 스트레스 받을 수 있겠죠. 겉으로 드러나기엔 뭔가 그런 걸 넘어선 것 같아요. 생기가 넘쳐요. 저는 컨디션에 따라 다른데, 오빠는 스탠다드한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배우로서 좋은 덕목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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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댓글은 챙겨 보는 편인가요?

▶저는 좀 상처를 잘 받아서요. 하하하. 처음부터 안 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런 거에 전혀 상관이 없는 성격이면 괜찮은데, 저는 두고두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일에 지장 생겨요.

-태리 씨는 '아가씨'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빠르게 달려가려 했다면 '아가씨' 이후에 정말 많은 걸 할 수 있었거든요. 하하하. 제 나름대로 한계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천천히 다가가면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저를 선택해 주시는 입장이지만, 저도 그분들을 보잖아요. 저의 부족함을 보충하고 보완해 줄 수 있는 분들이 필요해요. 다행히 지금까지 작업한 분들이나 이제 시작하는 '미스터 션샤인' 감독님, 작가님도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자신감을 보여주셔서, 저도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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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기자


-혹시 예능은 해보고 싶어요?

▶하고 싶은데, 전 안 웃겨서요. 나오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있는데요? 잘 웃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전 나가면 혼자 계속 웃다가 갈 걸요. 하하하. 전 웃긴 얘기하면 혼자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상대는 안 웃겨 해요. (하)정우 선배는 혼자 '포커페이스'로 웃긴 얘기를 하는데, 듣는 사람은 막 웃거든요. 저는 그런 유머엔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나갈 수 있다면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어요?

▶'윤식당'이나 '효리네 민박'처럼 나가서 잡일 하는 거 있잖아요. 그런 건 진짜 잘 하거든요. 제가 극단에서 좀 생활을 해서 눈치도 잘 보고, 빠릿빠릿하게 잘 움직여요. 웃기는 거 말고 혼자 할 일 하는 거 있잖아요. 하하하. 저는 뭔가 일이 주어져야 해요. 뭘 얘기하거나 그런 것은 잘 못해요.

-새해 바람은 있어요?

▶'리틀 포레스트'를 많은 분들이 봐 주시고, 좋은 기운 많이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드라마 촬영 열심히 잘했으면 좋겠고요. 큰 계획은 없어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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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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